[FOMC금리인하上] 한은, 연내 추가인하 시그널 여전

  • 송고 2019.09.22 10:00
  • 수정 2019.09.22 11:39
  •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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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부담 덜었다, 인하 여지 닫은 것은 아닐 것"

0% 저물가 장기화에 경기대응 필요한 상황

18일(현지시간) 연준의 금리 인하 소식이 나오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스크린.ⓒ연합

18일(현지시간) 연준의 금리 인하 소식이 나오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스크린.ⓒ연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내린 지 두 달 만에 올해 두 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연준의 이번 결정에는 경기 악화에 따른 기조적 인하가 아닌 경기 하강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성 인하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인하'라는 반의적 표현까지 나온다.

연준이 이처럼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글로벌 통화정책에 대한 완화 기대가 한층 더 낮아졌다는 분석도 따르지만, 가파르게 떨어지는 경기상황을 대응하기 위해 연내 기준금리 추가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한국은행의 입장에서는 부담을 더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시선도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존 2.00~2.25%에서 1.75~2.00%로 0.25%포인트 내렸다.

연준의 이번 결정은 보험성 인하로 평가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비교적 견조하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가 불확실한 이슈로 작용하고 있다"며 "유럽과 중국의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금리 조정이 현재 경기가 나쁘기 때문이 아닌 향후 경기 하강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뜻이다.

특히 이번 결정 이후 연준의 금리인하 시그널은 옅어졌다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파월 의장은 "만약 경제가 하강하면 더 연속적이고 폭넓은 인하가 적절하겠지만, 그것(하강)은 우리가 예상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경기하강 국면에 접어들더라도 마이너스(negative) 금리로는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우리가 마이너스 금리를 사용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금융위기 때도 마이너스 금리는 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연준 내에서도 이견이 큰 상황이지만, 금리인하에 대한 신중한 스탠스가 확인된 만큼 글로벌 통화 완화 기조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가 가파르게 떨어지는 경기상황을 대응하기 위해 연내 기준금리 추가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한국은행의 입장에서는 부담을 더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시선도 나온다.ⓒ연합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가 가파르게 떨어지는 경기상황을 대응하기 위해 연내 기준금리 추가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한국은행의 입장에서는 부담을 더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시선도 나온다.ⓒ연합

다만, 우리나라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1% 중반대의 물가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0%대 저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장기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뜩이나 악화된 수출 여건에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까지 맞물리면서 추락하고 있는 경제 성장세는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다음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10월, 늦으면 11월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적으로 나온다. 경기부양이 시급하다는 이유에서다.

한은도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미 연준이 금리를 낮춘 것은 여타국의 입장에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데 부담을 덜어주는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추가 인하에 선을 긋는 듯한 연준의 태도에 대해서도 "연준이 경기 확장세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기 때문에 인하 여지를 닫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소견을 전했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금리와 가까워진 만큼 정책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부담도 줄었다는 평가도 따른다. 미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미 금리 상단 격차는 0.75%포인트에서 0.50%포인트로 줄었다. 한은이 금리를 더 내리는 데 그만큼 부담이 덜어졌다는 뜻이다.

금융통화위원회 내부적으로도 국내 경기를 우려하는 시각이 확산된 모습으로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지난 17일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냈던 조동철, 신인석 위원 외 동결을 주장한 위원들 중 다수가 '완화적 통화정책'을 언급했다. 한 위원은 "정책기조를 완화적으로 운용하여 소비와 투자 심리의 위축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신인석 금통위원은 FOMC 결정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낮은 물가상승률이 장기화되면 기대 인플레이션까지 떨어뜨려 통화정책으로 대응 할 수 없도록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면서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한편, 앞서 한은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한 뒤 8월에는 금리를 동결시킨 상태다. 올해 한은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오는 10월16일과 11월29일 두 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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