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격 정유시설 회복 지연되나…사우디, 日·中에 원유 변경 통보

  • 송고 2019.09.22 16:12
  • 수정 2019.09.22 16:12
  •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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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일본에 공급 원유 등급 변경"

사우디, 이라크에 석유 수입 요청 계획


지난 14일(현지시간) 예멘 반군의 드론 공격을 받아 화염에 휩싸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탈황시설 및 유전 등 정유시설 2곳의 복구가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우디가 일본·중국에 당초 계약했던 것보다 낮은 품질의 원유를 보낼 수 있다는 내용을 알리면서다.

22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드론 공습을 당한 사우디 국영석유사 아람코는 일본 최대 정유사인 JXTG에너지에 공급할 원유 등급을 10월부터 경질유(輕質油)에서 중질유(重質油) 또는 중질유(中質油)로 변경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사우디에서 중국과 인도를 향해 출항한 초대형 유조선 중 최소 3척도 경질유에서 중질유(重質油)로 원유 품질을 변경해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는 아시아의 다른 원유 구매자들에게도 9월과 10월 중 원유 품질이 변경될 수 있다고 통보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JXTG에너지 측은 사우디가 탈황시설 복구에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탈황시설은 휘발유와 경유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경질유 생산에 필수적인 설비다. 사우디는 이달 말까지 복구를 완료할 계획이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사우디의 산유 능력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출 원유 변경과 더불어 최근 사우디가 이라크에 자국 내에서 사용할 석유를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사우디에서는 이같은 분석을 정면 반박했다. 21일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는 "아람코는 전 세계가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임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며 "공급으로 일부 가동 중단된 석유시설은 이달 안으로 원상회복된다"고 주장했다.

화재가 난 사우디의 정유시설은 사우디 동부에 위치한 아브카이크 석유단지와 쿠라이스 유전이다. 아브카이크는 사우디 각지 유전에서 모은 원유를 수출하기 전에 탈황 작업을 하는 세계최대의 석유단지다. 쿠라이스 유전은 사우디에서 두번째로 큰 유전이다.

가동 중단으로 사우디는 일일 생산량의 절반이 넘는 규모의 생산차질을 빚고 있다. 이는 하루 570만 배럴로 세계 석유공급량의 5.7%에 해당한다. 사우디는 이미 50%의 산유량이 회복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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