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M&A 삼총사 "아직 배고프다"

  • 송고 2019.10.08 09:13
  • 수정 2019.10.08 09:42
  •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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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호반건설·SM그룹, 활발한 비건설부문 M&A

주택업만으로 못버텨…생존 위한 사업다각화 전략

서울 강서구 오정동 소재 아시아나항공 본사,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에 참여 중이다.ⓒ데일리안DB

서울 강서구 오정동 소재 아시아나항공 본사,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에 참여 중이다.ⓒ데일리안DB

건설사 및 건설업 기반 기업들이 비(非)건설 부문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지속되면서 주택부문 등 기존 주력사업 실적 개선에 제동이 걸리자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모양새다.

특히 건설업계 신흥 강자로 꼽히는 HDC현대산업개발·호반건설·SM그룹 등은 기존 터줏대감 건설업체들을 따라잡기 위해 수년 전부터 비건설부문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현재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맺고 올해 M&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든 상황이다.

항공 시황이 좋지 않고 SK 및 한화를 비롯한 10대그룹이 모두 불참했을 정도로 인수 시너지가 불투명한 상황임에도 현대산업개발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앞서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9월 말 950여억원 상당의 삼양식품 보유주식을 미래에셋대우에 처분했다. 당시 현대산업개발은 윤리경영 강화 차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고(故) 정세영 전 회장 때부터 14년간 보유해 온 지분을 처분한 타이밍이나, 삼양식품 경영진의 횡령건으로 기업가치가 하락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실탄 마련 차원이 아니냐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과적으로 삼양식품 지분 처분이 투자자들의 손실을 막는 동시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자금을 마련하는 효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저성장 시대에 주택부문에만 집착하는 것은 도태의 지름길이라는 정몽규 회장의 평소 신념에서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의지를 엿볼 수 있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HDC현대산업개발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HDC현대산업개발

실제 정 회장은 지난 20여년간 건설업에 그치지 않고 호텔·PC·신소재·부동산서비스·유통·그린 정보통신기술(IT)·스포츠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 끝내 전문 계열사로 키워냈다. 항공 관련 업종으로 면세점 사업도 영위 중이다.

올 들어 10대 건설사에 진입한 호반건설도 현대산업개발과 닮은 꼴의 사업성향을 갖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퍼시픽랜드 및 리솜리조트, 서서울cc 등 레저업종을 비롯해 최근에는 대아청과 등 유통업체까지 인수한 상태다.

비록 무위에 그치긴 했으나 보바스기념병원이나 그랜드하얏트호텔까지 M&A를 시도한 전적이 있다. 일각에서는 지분승계 목적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호반건설 측은 어디까지나 사업다각화 측면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호반건설은 불황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주요 건설사들과는 달리 영업이익률이 20%를 웃도는 견고한 재무구조를 자랑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래성장동력 확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가 투자 적기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호반건설과 함께 M&A 시장에서 자주 언급되는 건설 관련 업체로 SM그룹이 꼽힌다.

엄밀하게는 여러 사업부문을 보유한 종합그룹사지만 삼라라는 건설사를 기반으로 출발해 M&A를 통해 현재는 SM우방산업·SM삼환기업·SM경남기업 등의 건설사들을 주력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우오현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수년간 잇따른 M&A로 현재는 건설 외에도 제조·해운·서비스·레저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재계 37위까지 올라섰다.

현재는 M&A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으나 최근 들어 M&A 시장에 나온 착색제 제조기업 바이오빌에도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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