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車보험 세번째 투항…하이카·에르고 이어 더케이 매각

  • 송고 2019.10.16 14:50
  • 수정 2019.10.16 17:09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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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5년 에르고다음다이렉트·하이카다이렉트 사업 철수

자동차보험 2000년부터 올해까지 누적적자 12조원대로 추산

손보업계 "차보험 만성적자 생태계 극복할 제도 개선 시급"

교직원공제회가 사업난에 빠진 주력 계열사 더케이손해보험을 매각키로 한 건 생존 대안이 없어서다. 기형적인 사업 구조로 20년째 적자난 지속에 5년전 사업 철수한 에르고다이렉트, 하이카다이렉트에 이은 세번째 손보사 백기투항인 셈이다. ⓒEBN

교직원공제회가 사업난에 빠진 주력 계열사 더케이손해보험을 매각키로 한 건 생존 대안이 없어서다. 기형적인 사업 구조로 20년째 적자난 지속에 5년전 사업 철수한 에르고다이렉트, 하이카다이렉트에 이은 세번째 손보사 백기투항인 셈이다. ⓒEBN


교직원공제회가 사업난에 빠진 주력 계열사 더케이손해보험을 매각키로 한 건 생존 대안이 없어서다. 기형적인 사업 구조로 20년째 적자 지속에 5년전 사업 철수한 에르고다이렉트, 하이카다이렉트에 이은 세번째 손보사 백기투항인 셈이다.

온라인 차보험업은 사업 기업에 서 있다. '착한 적자'를 참아내야 한다는 정부의 낡은 인식과 외생변수 및 구조적 한계로 악화되고 있는 손해율, 온라인상 경쟁력 확보 어려움 등 넘어서기 어려운 과제가 산적하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직원공제회는 최근 유동성 위기에 빠진 더케이손보 매각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더케이손보는 2003년 교직원공제회가 출자해 설립됐다. 교원자동차나라로 시작해 2008년 현재의 더케이손보로 사명을 바꿨다. 대주주 증자가 수차례 이뤄졌지만 사업난 극복에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영업손실 12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더케이손보 사업 영역 대부분이 자동차보험이라는 점이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하는 요인이었다. 매출에 해당되는 지난해 원수보험료는 4715억원으로 이 중 60%에 이르는 3067억원은 자동차보험에서 비롯됐다. 기형적 생태계의 한국 자동차보험은 2000년 시장자율화 이후 20년간 적자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자동차보험 2000년부터 올해까지 누적적자가 12조원대로 추산되는데 여기에는 자동차보험료로 운용해 얻은 투자수익이 반영되지 않았다. 운용수익을 넣는다 해도 자동차보험 적자로 일부 중소 손보사들은 아슬아슬한 벼랑 끝에 내몰렸다는 게 손보업계 입장이다.

보험업 전망도 어둡다. 보험연구원은 저금리·저성장·회계 제도 변화를 이유로 내년 보험산업 성장률을 0.0%로 예측했다.

더케이손보에 앞서 2개 온라인자동차보험사가 사업을 접었다. 현대하이카다이렉트(2015년 철수)와 에르고다음다이렉트(2014년 철수)다.

2015년 현대해상은 10년간 만성적자에 시달려온 온라인자동차보험 자회사 하이카다이렉트를 설립 10년 만에 철수키로 결정, 모회사 현대해상으로 흡수했다. 2014년에는 독일계 에르고다음다이렉트보험이 프랑스계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으로 흡수됐다.

이들 보험사는 '보험금은 눈먼돈, 횡재'라는 그릇된 인식과 치솟는 손해율 등을 이유로 자동차보험 엑소더스(대탈출)를 선택했다. 일각에선 금융정책 실패란 지적이 제기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대해상이 2014년에 온라인 자동차보험 자회사 현대하이카다이렉트를 통합한 것은 사업 대부분인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악화로 자력갱생이 어려웠기 때문"이라며 "보험 영업으로 발생하는 만성적자와 보험료 인상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온라인보험 전업사들은 생존 모색을 위해 일반과 장기보험 등 상품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5~6년 새 자동차보험만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 전업사들은 종합 손해보험사로 줄줄이 변모해가는 중이다. 경쟁 강도가 급상승하면서 이마저 녹록하지 않다.

온라인보험 채널이 한국엔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있다. 온라인 생보사 교보라이프플래닛의 경우 설립 5년째 적자를 면하지 못했고, 푸본현대생명 전신 현대라이프도 고객이 자발적으로 온라인에서 가입하는 제로보험을 내놨지만 출범 7년만에 대만 푸본그룹에 회사 지분을 매각했다.

이를 두고 보험계리전문 밀리만 관계자는 "애초에 (빨리) 이익을 낼 수 없는 보험업을 선정한 것이 잘못 됐다"면서 "20년 이상을 투자해도 성공 여부를 점치기 어려운 게 보험업이고 고도의 경영 시스템, 업력 축적, 정부정책 지원, 국민적 인식 변화 등이 필요한 산업이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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