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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 돌리는 체리피커에 씨가 마르는 고효율 카드

  • 송고 2019.11.04 00:10 | 수정 2019.11.03 23:30
  •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신한 '딥에코 카드' 발급 2주 이상 소요…그린슈머는 '의문의 피해'

삼성 선불형 충전카드는 신규발급 중단…마일리지 혜택 노리고 발급

발급에 최대 2주 이상 소요될 수 있음을 알리는 신한카드 딥에코 카드 신청 화면.ⓒ신한카드

발급에 최대 2주 이상 소요될 수 있음을 알리는 신한카드 딥에코 카드 신청 화면.ⓒ신한카드

이른바 '상테크'(상품권 재테크) 기법을 이용하는 체리피커들이 늘어나며 포인트 적립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일부 카드들의 발급이 폭증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로 인해 일반 소비자들까지 발급에 지연을 겪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가 지난달 출시한 '딥에코'(Deep ECO) 카드는 신청 급증으로 인해 제작이 지연, 발급에 최대 2주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고 고객들에게 알리고 있다.

이처럼 급격한 인기의 원인은 이 카드의 혜택 중 하나인 '소셜커머스 5% 캐시백'을 활용해 상테크를 하는 방법이 일부 카페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졌기 때문이다. 과정을 축약해 설명하면, 11번가 등 소셜커머스에서 액면가 이하로 할인 판매하는 상품권을 구매하고 이를 현금 환불이 가능한 간편결제앱의 포인트로 이전해 이득을 얻는 방법이다. 이전 수수료보다 상품권의 할인율이 더 큰데서 소비자의 차익이 발생한다.

딥에코 카드의 소셜커머스 5% 캐시백에 상품권 구매액만큼의 실적도 인정받으니 이를 이용하는 체리피커들이 늘어나는 것. 이처럼 고효율 카드들을 상품권 구매에 활용하는 방법을 '선풍기 돌린다'는 은어로 통용하고 있다.

당초 딥에코 카드의 출시 의의는 '그린슈머'들에게 친환경 포인트 자동 기부, 공유 모빌리티, 재활용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자 하는데 있었다. 그러나 타깃 수요자들은 딥에코 카드를 발급받고 싶어도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역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신한카드가 모객을 위해 적자가 날 정도로 딥에코 카드에 과도한 혜택을 실은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가 신상품을 낼 경우 5년간 수익성 분석을 해서 흑자인 상품만 출시할 수 있도록 하는 카드상품 수익성 분석 합리화 방안을 마련했다. 이런 기조를 금융사가 거스르는 건 어렵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딥에코 카드는 철저하게 수익성 분석을 한 것으로, 올해 나온 카드들은 감독기관에서 약관심사받는게 예전보다 훨씬 빡빡하게 됐다"며 "카드 상품성 자체는 '또 하나의 혜자카드'로 표현할 정도로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상품권 발행사의 손해일까? 상품권의 수익 창출 구조를 들여다보면, 상품권이 실제 사용되기 전까지의 기간 동안 선수금을 활용한 이자수익, 구매자의 유실로 인한 낙전수익 등이 있다. 상품권 발행사는 할인 판매를 해 다수 구매자들을 끌어오는 방식으로 이같은 이익을 극대화한다. 딥에코 카드 체리피커들은 이런 틈새를 파 상품권 발행사의 이자·낙전수익을 줄이며 그만큼 이익을 얻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준비한 딥에코 카드 물량이 동이 날 만큼 발급 신청이 몰린데 대해 신한카드는 수요예측에 잘못이 있었다고 밝혔다. 상테크 기법을 활용하는 체리피커들을 예상치 못했다는 뜻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딥에코 발급 지연 문제의)근본적인 원인은 상품권 자체를 할인 판매한다는 데서 있는 것"이라며 "카드사로선 소비자가 11번가에서 상품권을 왜 샀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예전 LG카드 시절 발급한 그린카드도 특별한 혜택이 없음에도 좋은 일을 한다는 생각으로 발급받아 쓰는분들이 있다"며 "그런 취지로 이번에 사회적으로 좋은일을 하고 싶어하는 고객을 위해, 자연보호활동도 하고 기금도 내놓고자 딥에코를 내놨는데 원래 목적과 다르게 오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명 '돼지카드'로 불린 삼성카드의 모바일 선불형 충전카드는 지난달 말부터 신규발급이 중단됐다. 충전금액의 60%를 사용하면 나머지 금액은 현금 환불이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해 마일리지는 100만원 충전분만큼 받고 실제 사용은 60만원만 하는 체리피킹 기법이 널리 활용됐다. 이 역시 일반적인 소비자들의 상품 선택권을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신한카드, 결과적으로 이익?
업계 일각에서는 딥에코 카드로 신한카드도 마냥 손해를 본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체리피커라고 해서 진성 고객으로 변하지 말라는 법이 없어서다.

체리피커 일각에 의하면 비자 등 해외브랜드 카드 대신 로컬카드로 발급받는 것을 선호하는 이유는 일단 연회비가 싸고, 그리고 해외브랜드 카드로 발급받으면 여러 가지 상황에서 사용할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단 카드사로선 '고객'을 유치한 것이니 다양한 마케팅에 따라 일부분 진성 고객 전환이 가능하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코자 하는 카드사 입장에선 나쁘진 않다.

또, 결과적으로는 신한금융그룹 중장기 친환경 비전인 '에코(ECO) 트랜스포메이션 2020'을 알리는 마케팅 효과도 보게 됐다. 적자구조로 설계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이득을 보는, 여러모로 영리한 상품 출시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체리피커로 인해서 실제로 발급사가 역마진을 본 카드는 NH농협은행이 SK플래닛과 2016년 출시한 '시럽카드'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한 달에 200만원 이상을 사용하면 10만원의 모바일 쿠폰을 줬었다. 양사 계약 기간인 2021년까지 시럽카드로 인한 지출액은 약 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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