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업계 코세페보다 광군제 집중 왜?

  • 송고 2019.11.07 15:53
  • 수정 2019.11.07 15:54
  • 안신혜 기자 (doubletap@ebn.co.kr)
  • url
    복사

대행 역할 유통업체 큰 할인율 적용 어려워

광군제·블프 해외직구 관심↑

LG생활건강의 광군제 관련 티몰 '후' 브랜드 직영몰 이미지ⓒ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의 광군제 관련 티몰 '후' 브랜드 직영몰 이미지ⓒLG생활건강

국내 최대 쇼핑 행사인 '2019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대한 국내 뷰티업계의 반응은 차갑다.반면 오는 11일 진행되는 중국 최대 세일 행사 '광군제'는 기대하는 눈치다. 정부 주도로 진행되는 코리아세일페스타 국내 유통구조가 중국 광군제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비교해 할인율이 떨어진다는 구조적 맹점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업계는 다가오는 중국 광군제에 대비해 '특수 잡기'에 나서고 있다.

화장품 기업들은 중국의 티몰, 징둥닷컴 등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광군제 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코세페가 진행되고 있지만 중국 광군제 마케팅에 더욱 집중하는 양상이다.

업계는 코세페보다 광군제에 시선이 집중되는 원인으로 낮은 할인율이 적용될 수밖에 없는 국내 유통구조를 꼽는다. 기업 주도 또는 재고 처리를 위한 문화적 요인으로 세일 시즌이 발생한 해외와 달리 코세페는 정부 주도의 일시적 행사 성격으로 시작했다.

코세페는 전국 유통·제조·서비스 기업까지 총망라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쇼핑 행사라고 자평하지만 보여주기식에 그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결국 참여 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외면받으며 충분한 인지도를 확보하지 못했다.

매년 11월 11일 진행되는 광군제는 2009년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그룹이 운영하는 오픈마켓 타오바오가 시작해 자리잡은 기업 주도의 쇼핑 데이다.

독신자들을 위한 쇼핑 데이를 타오바오와 같은 온라인 쇼핑몰들이 마케팅으로 활용하면서 유통 업체 및 각 브랜드들의 자발적인 할인이 진행된다. 지난해 타오바오 티몰의 광군제 1일 거래액은 34조7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매출액은 약 40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11월 넷째 주 금요일을 기준으로 진행되는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는 재고 처리 개념의 쇼핑 시즌으로 유통업체가 제조사로부터 직접 구매한 제품의 재고를 블랙 프라이데이에 처리하는 차원에서 발생한 쇼핑 시즌이다. 유통업체가 이미 직매한 제품이기 때문에 재고가 남지 않도록 최대한 할인한다. 영국의 박싱 데이도 비슷한 맥락으로 진행된다.

반면 코세페의 경우 정부가 예산을 편성해 기업을 참여시키는 구조로 시작됐다. 유통업체들이 제조사의 제품을 대행하는 식이다. 팔리지 않고 남은 제품은 제조사로 반품도 가능하기 때문에 유통업체가 파격적인 할인율을 제시하는 환경이 조성되기 어렵다.

재고 부담이 적은 유통업체들은 대폭 할인을 하지 않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반드시 코리아세일페스타에서 물건을 구매할 필요가 없게 돼 소비자에게 외면받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코세페 측은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정부 주최가 아닌 민간 주도로 진행, 정부는 후원하는 방식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올해 코세페는 오는 22일까지 약 3주간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올해 참여 업체는 지난해보다 약 200곳 이상 늘어난 총 650여 곳이다.

하지만 업계는 코세페의 할인율은 여전히 높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올해 코세페의 할인율은 대다수 30~40%대에 그친다. 최대 80~90%까지 할인하는 광군제와 블랙프라이데이에 비해 턱없이 낮은 할인가로 판매되고 있다.

세 행사가 모두 11월 내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는 만큼 소비자들은 해외 직구를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뷰티업계는 특히 광군제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양상이다. K뷰티로 자리잡은 국내 뷰티 브랜드들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LG생활건강은 티몰에서 집중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한다. LG생건은 티몰에 브랜드 직영몰을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 후, 숨, 오휘, 빌리프, VDL, CNP, 수려한, 더페이스샵을 중심으로 지난달부터 오는 10일까지 예약판매를 진행한다. 대표 브랜드인 후의 ‘천기단 화현’ 세트는 지난달 21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이후 하루만에 예약판매량 11만 세트를 기록했다.

브랜드 별로 왕홍(인터넷 인플루언서)의 티몰 온라인 생방송을 통해 제품을 소개하는 왕홍마케팅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아모레퍼시픽은 대표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와 헤라, 이니스프리를 중심으로 지난달부터 사전 예약 판매에 돌입했다. 애경산업은 광군제에 맞춰 전 제품을 10~5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에이블씨엔씨 역시 티몰, 징둥닷컴 등에서 광군제 행사를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코리아세일페스타의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릴 만한 높은 할인율을 책정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