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전혀 새로운 게임을 생각해 달라"

  • 송고 2019.11.14 09:33
  • 수정 2019.11.14 09:50
  •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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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CEO세미나에서 혁신 강조

미중 무역갈등, 지정학적 이슈 예측불가능

차녀 최민정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활동

최태원 SK그룹 회장.ⓒEBN

최태원 SK그룹 회장.ⓒEBN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불규칙하게 변하고 있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혁신밖에 없다며 혁신경영을 계열사 CEO들에게 강조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달 18일 제주도에서 열린 SK그룹 CEO세미나에서 "SK가 보유한 자원 가치를 과거나 현재 가치로 판단해서는 안되고, 미래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매출을 늘리고 비용을 줄여서 이익을 내는 형태의 게임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게임을 생각해 달라"며 "기존 투입한 자원을 3년 내 다 없앨 수 있다는, 이 정도 생각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최 회장의 발언은 최근 매우 급박하고 불규칙하게 돌아가는 글로벌 경제 환경에 혁신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SK그룹은 가스전과 주유소를 매각했다. 이는 석유사업이 그룹의 메인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9월2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SK의 밤' 행사에서도 "SK 회장으로 일한 지난 20년간 지정학 위기가 이렇게까지 사업을 흔드는 걸 본적이 없다"며 어려운 경영환경에 대해 말한 바 있다.

또한 이달 1∼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와 베이징대 등에서 열린 '베이징포럼 2019'의 개막연설에서는 "미중 무역갈등을 비롯한 여러 지정학적 이슈들이 전례없는 리스크를 만들고 있다"며 "이런 불안정이 세계 경제와 사회 안전 및 세계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의 주축인 석유사업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과잉으로 실적이 크게 하락했으며, 일본과의 무역분쟁으로 반도체사업에도 타격을 입었다. 막대한 투자를 통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배터리사업도 경쟁 심화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경제환경이 단순한 경제적 요인의 영향을 떠나서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지정학적, 자연환경적 영향도 상당히 받음에 따라 재계에서는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최 회장의 차녀인 최민정씨가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방문연구원(Visiting Fellow)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최민정씨가 들어간 CSIS는 워싱턴DC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주로 국제 전략 이슈를 연구하고 있다. 국제안보, 정치, 경제 및 경영에 관한 정책을 초당적으로 건의하며, 정책결정에 직접 참여했던 정부인사들이 상당수 소속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지난 8월 SK하이닉스에 입사해 워싱턴DC에 사무소가 있는 INTRA(International Trade & Regulatory Affairs)에서 국제 통상과 정책 대응 업무를 맡았다.

최씨는 중국 베이징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글로벌 자본시장과 인수합병, 투자분석 등을 공부했다. 졸업 후에는 해군에 자원입대해 청해부대와 서해2함대에서 근무했으며, 제대 후에는 중국 투자회사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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