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알뜰폰…가입자 넉 달째 내리막

  • 송고 2019.12.03 11:06
  • 수정 2019.12.03 11:06
  •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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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가입자 794만명, 7월부터 감소세 지속

LGU+의 CJ헬로 인수시 알뜰폰 위축 우려도

정부, 도매대가 인하 등 활성화 추진…금융권 진출 기대

ⓒLG유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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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가입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4개월 연속 감소하며 업계에 위기감이 감돈다. 이동통신 3사가 5G 가입자를 빠르게 확대해 나가면서다.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 10월말 기준 794만3009명으로 전월 대비 1만2863명 줄었다.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 1월 800만명을 돌파했지만 8개월 만에 다시 700만 명대로 떨어졌고 7월부터는 넉 달째 가입자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또 10월 기준 알뜰폰 번호이동은 이통 3사로부터 3만2814건을 가져왔지만 6만4290건을 빼앗겨 3만1476건 순감했다.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는 얘기다.

알뜰폰 시장이 위축된 데에는 가격 경쟁력 약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기조에 맞춰 선택약정할인폭 상승과 함께 이통사들이 보편요금제 수준의 저가 요금제 출시했다.

알뜰폰의 무기인 가격경쟁력을 위협하는 요소이다. 여기에 5G 상용화 이후 알뜰폰업체들은 모객에 더욱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자체 이동통신망이 없는 알뜰폰업체는 이통 3사의 요금제를 그대로 가져와 마진을 적게 남기고 낮은 금액을 책정해 판다. 수익은 이통사와 나눠 갖는다. 이통 3사가 도매제공을 하지 않으면 요금제를 출시할 수 없다. 이통 3사는 저가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이를 알뜰폰에 도매제공하지 않는다.

알뜰폰업계 1위 사업자인 CJ헬로의 알뜰폰 가입자도 감소하고 있다. CJ헬로의 올해 3분기 알뜰폰 가입자는 73만4000명으로 8만명이 빠졌다. LTE 가입자는 53만명으로 2000명 가량 줄었다. 알뜰폰 매출은 가입자 감소 및 상품매출 감소로 전년동기대비 19.1% 감소한 529억원을 기록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달 LG유플러스-CJ헬로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CJ헬로의 가입자 및 점유율 감소, 매출액 증가율 감소 및 영업이익 적자, 알뜰폰 시장 자체의 경쟁력 약화 추세 등을 고려할 때 CJ헬로의 독행기업성은 크게 약화됐다"고 판단했다.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은 LG유플러스 인수의 쟁점이다. CJ헬로는 알뜰폰 최초 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반값요금제 출시 등 독행기업의 역할을 수행했다. 독행기업이란 시장의 경쟁을 촉진해 소비자 이익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는 기업을 말한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시 독행기업 소멸에 따른 알뜰폰 시장이 위축되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알뜰폰 활성화가 중요 과제이다.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도매대가 인하, 이용자에게 인기 있는 LTE 요금제와 5G에도 도매제공 확대 등을 추진한다. 또 최근 금융권이 알뜰폰 사업에 나서면서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을지 주목된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4일 금융권 처음으로 알뜰폰 서비스를 시작했다. 요금제는 LTE 요금제와 5G 요금제로 구성된다. 음성통화와 문자는 무료 제공한다. 특히 알뜰폰으로는 처음으로 5G를 도입했다.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한다.

KEB하나은행도 SK텔레콤, SK텔링크와 손잡고 SK텔링크의 알뜰폰 전용 요금제에 KEB하나은행의 금융 할인을 결합한 요금상품 출시를 추진한다. 대규모 사업자가 알뜰폰시장에 뛰어든 만큼 이통 3사와의 협상에서 이점이 있을 것으로 본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가입자 감소는 2G 가입자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수익성이 높은 LTE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며 "다만 이통사들이 출시한 저가요금제를 도매제공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절대 이길 수 없는 구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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