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판매업' 나선 홈쇼핑 가속패달 못밟는 이유

  • 송고 2019.12.03 13:46
  • 수정 2019.12.03 14:03
  • 구변경 기자 (bkko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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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노조 반발 우려…CJ오쇼핑외 판매방송 無

CJ오쇼핑은 지난 1일 오후 9시40분부터 1시간 동안 쌍용자동차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란도'를 판매했다.ⓒEBN

CJ오쇼핑은 지난 1일 오후 9시40분부터 1시간 동안 쌍용자동차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란도'를 판매했다.ⓒEBN

홈쇼핑 업계가 잇따라 자동차판매 사업에 진출했지만 성과는 커녕 판매방송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자동차의 온라인 판매는 세계적인 추세지만 국내에선 판매노조 반발에 부딪혀 업계는 눈치만 보는 상황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TV홈쇼핑은 국산차 판매방송을 할 수 없었지만 지난해 3월 금융위원회가 보험업 감독규정을 개정하면서 가능하게 됐다. 업계는 이를 기점으로 앞다퉈 자동차판매업에 뛰어들었다. 그해 3월 GS홈쇼핑과 CJ오쇼핑을 시작으로 롯데홈쇼핑(6월), 올해 3월 현대홈쇼핑까지 자동차판매업을 정관에 추가하며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자동차 판매업 진출 1년이 지났지만 홈쇼핑의 판매방송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CJ오쇼핑이 지난해 8월 르노삼성의 초소형전기차 '트위지'와 대창모터스의 '다니고', 10월 '트위지', 12월 재규어의 '이페이스'를 판매 방송했다. 올해는 9월 르노삼성의 '마스터', 이달 1일에는 쌍용차의 '코란도' 판매에 나섰다.

6건을 방송한 CJ오쇼핑을 제외하곤 경쟁사들의 판매방송은 전무하다. 자동차 판매노조의 거센 반발을 우려한 홈쇼핑 업계가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시장점유율이 높은 현대·기아차의 상품을 판매해야 고객들의 유입과 이에 따른 매출 증대효과도 노릴 수 있지만 아직도 판매노조 눈치 살피기에 급급하다.

현대홈쇼핑의 상황이 가장 난처하다. 당초 범현대 계열사로 시너지도 기대됐지만 당장은 현대·기아차 판매노조 반발이 심해 정관 추가만 해놓고 사업 확대에서 가시화된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괜한 갈등의 소지를 만들어 좋을 게 없다"며 "업계 자동차 판매업 진출이 주춤한 것은 노조 반발에 부딪힌 이유가 크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홈쇼핑 업체들의 직접 판매가 아닌 본사 및 대리점을 연결해 주는 방식인데도 판매노조 측은 기존 판매직원들의 생계 위협을 반대 이유로 들고 있다. 판매실적 자체가 대리점이 아닌 본사로 넘어갈 수 있어 판매사원들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A홈쇼핑 관계자는 "국산차와 수입차를 직접 판매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됐으나 현대·기아차 판매노조 반발이 심해 상품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B홈쇼핑 관계자도 "고객 입장에서 TV홈쇼핑을 통해 구매를 결정하는 이유는 가격 할인, 프로모션, 사은품 등 혜택이 걸려있어서인데 이런 부분에서 자동차기업들이 좋은 조건을 내줄 것 같지 않다"며 "마진을 고려했을 때 굳이 무리해서 판매방송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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