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던 철강·조선 M&A, 실마리 풀리나

  • 송고 2019.12.04 10:43
  • 수정 2019.12.04 10:51
  •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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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M&A, 경쟁국 기업결합심사 수월해질듯

성동조선해양과 동부제철 노후설비 매각도 급물살

울산 동구 소재 울산조선소 전경.ⓒ현대중공업

울산 동구 소재 울산조선소 전경.ⓒ현대중공업

표류하던 조선·철강 등 중후장대 기업 인수·합병(M&A) 건들이 방향점을 찾아가고 있다.

당초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가시밭길이 예상됐던 대우조선해양 M&A는 글로벌 경쟁사들의 동반 M&A 추세로 합병승인 절차가 좀 더 원활해질 전망이다.

수년간 새 주인 찾기에 애를 먹어온 성동조선해양과 동부제철 노후설비 매각건도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들이 선정되는 등 8부능선을 넘었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CCCS)는 최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에 대한 2차 심사에 돌입했다.

양사 합병을 위한 주요절차인 글로벌 경쟁당국 기업결합심사는 현재 유럽연합(EU)·일본·중국·싱가포르·한국 등 5개국에서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중국이나 일본 등 경쟁국가들은 양사 합병에 지속적인 경계의 신호를 보내왔다.

성동조선해양 통영조선소 전경.ⓒ성동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통영조선소 전경.ⓒ성동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 모두 세계 1, 2위를 다투는 조선사인 데다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 강점을 갖고 있어 독과점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결합심사도 장기화 내지 승인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최근 기류가 변했다.

한국조선에 대한 경계심이 고조되면서 중국과 일본에서도 주요 조선사들이 잇따라 합병과 업무제휴에 나서고 있다. 경쟁국가에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합병을 반대할 명분이 약해졌다는 의미다.

중형조선사 구조조정의 핵심으로 꼽혔던 성동조선도 매각 4수 만에 새 주인을 찾을 전망이다.

지난 2018년 4월 법정관리행이 결정됐던 성동조선은 이후 세차례 매각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무산되며 청산 위기에 몰렸다.

오는 12월 31일 성동조선의 기업청산 여부가 결정되는 가운데 최근 진행된 4차 매각에서 회생의 마지막 끈을 잡았다. 최근 성동조선을 관리 중인 창원지방법원은 HSG중공업·큐리어스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나머지 협상절차를 밟고 있다.

동부제철 당진공장 전경.ⓒKG동부제철

동부제철 당진공장 전경.ⓒKG동부제철

HSG중공업 컨소시엄은 다음주부터 성동조선에 대한 현장실사에 나선 뒤 연내에 인수금액 5%를 추가로 내는 본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KG동부제철도 시황 부진 및 인수후보 부재로 수년간 표류됐던 전기로공장 매각 기회를 잡았다.

해당공장은 5년째 가동을 멈춘 상태다. 동부제철은 채권단 관리 시절부터 공장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이후 KG그룹이 동부제철을 인수해 냉연강판 중심의 사업구조로 전환하며 3년 만에 전기로공장 재매각이 추진됐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최근 LNS네트웍스가 선정됐다. KG동부제철은 연내 최종 계약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후장대 산업은 한때 우리 경제를 먹여살렸지만 지금은 산업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구조조정을 위한 M&A가 조속히 마무리돼야 산업 경쟁력도 제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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