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전기료 26% 인상?…"시대착오적 계산" 비판

  • 송고 2019.12.10 06:00
  • 수정 2019.12.10 08:20
  •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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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요금 30% 오르면 GDP 감소" 주장

산업부, 계산방식 부적절..."10.9% 인상"

"10년간 1만원 오르는데 그렇게 부담되나"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소가 현 정권의 에너지전환으로 인해 2030년 전기요금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자, 에너지업계에서 시대착오적 계산이라며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0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탈원전으로 치러야할 사회 · 경제적 비용 기대보다 크다' 보고서를 통해 신재생에너지와 원전의 발전단가가 같아지는 그리드 패리티 시점이 현 정권에서 주장하는 2030년보다 훨씬 늦춰진 2047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발전원가와 사회적비용까지 감안한 균등화발전원가(LCOE)를 기준으로 전기요금 인상률을 계산할 시 2017년 대비 2030년에 25.8% 인상되고, 2040년에는 33% 인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한경연은 전력요금이 30% 이상 상승하면 GDP가 기준 시나리오 대비 연평균 1.25% 감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연은 "경제성을 갖추지 못한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친환경적이고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원전을 성급하게 축소할 때 우리가 치러야할 사회·경제적 비용이 기대보다 클 전망"이라며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력 소비자인 산업계, 가계 등 경제주체들과의 충분한 합의를 통해 미래국가경쟁력을 고려한 중장기 전략을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경연 보고서는 잘못된 방식으로 계산됐으며, 시대착오적 주장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한경연이 전기요금 인상전망치로 사용한 LCOE 방식은 주로 신규설비의 발전원가를 분석하는데 쓰이고, 전기요금 효과분석 방법론으론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확한 요금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시간대별 시장가격과 발전량을 도출하고 이에 따른 전력구입비를 산출할 수 있는 모형이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LCOE는 적합하지 않다"며 "세계 각국의 전기요금 분석에도 정부가 사용한 KEPTA(Korea Electric Power Trading Analyzer) 모형이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KEPTA 분석 결과 에너지전환으로 인한 전기요금이 2017년 대비 2022년에 1.3% 인상, 2030년에는 10.9% 인상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의당은 전기요금을 기승전 탈원전 반대 논리로만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는 논평을 통해 "한경연 보고서는 학술적으로 논쟁 의미가 있을지 몰라도 국민에게는 왜곡된 정보일 수밖에 없다"며 "2005년 대비 2015년 우리나라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76.8%나 인상됐고, 주택용 전기요금은 34.8%나 인상됐는데 당시는 탈원전 정책이 시행될 때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생태에너지본부는 이어 "우리 사회는 몇 년째 기승전 탈원전 반대 논리에 묶여 에너지전환 정책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에너지전환을 위한 사회적 비용을 국민과 공유하고, 이를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것이다. 정부 역시 이런 논리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장기적이고 굳건한 에너지전환 원칙을 재확인해 지속 가능하고 정의로운 에너지 정책이 추진될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업계에선 한경연 보고서가 시대착오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업계의 한 사람으로서 일본의 끔찍한 원전 사고를 목도하고, 미세먼지로 외출조차 어려운 현 상황을 겪고도 경제성으로만 에너지문제를 따지는게 과연 올바른 일인지 모르겠다"며 "전기요금 인상이 문제가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환경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게 맞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 가정의 3만원대 요금이 10년 후에 4만원대로 1만원 가량 오른다는 얘긴데 이게 그렇게 부담되는 것인가"라며 "한경연이 전경련 산하 연구기관이라는 것은 알지만, 너무 기업 측면에서만 문제를 바라보는 것 같아 참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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