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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배상은 시작됐는데…갈길 먼 키코 배상

  • 입력 2019.12.27 12:49 | 수정 2019.12.27 13:53
  •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하나·우리은행, DLF사태 관련 본격적인 피해고객 배상절차 개시

키코사태 공식입장 아직 없어…최대 수천억 손실 기업 배상 고민

지난 5일 금융감독원 방문집회에 나선 DLF피해자대책위원회를 찾은 조붕구 키코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사진 맨 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EBN지난 5일 금융감독원 방문집회에 나선 DLF피해자대책위원회를 찾은 조붕구 키코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사진 맨 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EBN

금융감독원이 DLF사태 및 키코사태와 관련해 분조위를 열고 배상권고를 결정함에 따라 관련 금융상품 피해자들도 배상을 받을 길이 열렸다.

하지만 은행권은 DLF사태에 대한 분조위 결정 수용과 함께 적극적인 배상에 나서는 반면 키코사태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앞으로의 협상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지난 23일 전국 영업본부장 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DLF 배상과 관련해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피해고객에 대한 성실하고 신속한 배상이 고객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라고 지적한 손 행장은 고객의 입장을 적극 반영해 배상에 임해줄 것을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분조위 배상이 끝나더라도 고객의 피해가 남게 되는 만큼 영업본부장 이상 임직원들의 급여를 일부 반납해 소비자보호기금을 조성하자는 제안이 나왔으며 손 행장은 법률적 이슈 등을 고려해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분조위에서 권고한 기준대로 배상에 나서더라도 피해액의 최대 80%까지만 배상이 이뤄지게 되므로 나머지 피해액에 대한 보상방안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가 "은행들도 배상과 관련해 명확한 근거를 남겨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분조위가 제시한 기준에 따라 배상절차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은행권에서 제기된 배임과 같은 법적인 문제 때문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우려를 방지하고 피해액 전액보상에 나서는 방안으로 소비자보호기금 조성 의견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도 DLF 배상위원회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배상절차에 나섰다.

지난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분조위 결정을 수용키로 한 하나은행은 분조위에 상정된 3건의 피해사례 중 고객이 조정결정에 동의한 건에 대해 우선적으로 배상절차를 개시하고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화 해지(환매)로 손실이 확정된 건에 대해서도 배상기준 및 절차에 따라 신속히 배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은행들이 DLF사태와 관련해서는 지난 5일 열린 분조위 결정의 수용과 함께 적극적인 배상에 나서고 있으나 지난 13일 열린 키코사태 관련 분조위 결정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배상이 추진되지 않고 있다.

분조위는 피해기업에 유입되는 외화의 범위를 넘어선 '오버헤지' 사례에 한정해 키코사태 배상을 권고했으나 수출기업의 통화옵션파생상품 피해를 배상하는 만큼 DLF사태보다 배상비율이 낮더라도 전체적인 피해금액은 상당한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분조위는 일성하이스코를 비롯한 4개 기업의 키코사태 배상과 관련해 최대 41%의 배상비율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921억원의 피해가 입증된 기업에 가장 많은 141억원의 배상이 권고됐으며 은행별 배상액은 신한은행이 15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키코사건 당시 은행과 키코계약을 체결한 기업은 732개로 파악되고 있으나 분조위는 환헤지를 넘어선 오버헤지에서 실제손실이 발생한 만큼 분조위에 상정된 4개 기업을 제외한 147개 기업에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결정했다.

분조위에 상정된 4개 기업만 살펴보면 피해금액은 32억원에서 921억원까지, 손해배상금액도 7억원에서 141억원까지 다양하며 총 피해액은 1490억원, 총 배상금액은 256억원이다.

특히 조선업계 중 유일하게 키코공동대책위원회와 함께 배상을 요구하고 있는 21세기조선의 경우 피해액이 4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147개 기업에 대한 개별적인 배상절차를 시작하게 될 경우 은행권이 부담해야 하는 배상금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지난 26일 키코공대위는 총회를 열고 은행권과의 협의 등 향후 배상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키코공대위 관계자는 "일생을 바쳐 기업을 일궈냈던 기존 기업인들은 키코사태로 채권단에 기업을 내주고 쫓겨난 경우가 많다"며 "배상도 중요하지만 채권단으로 들어온 은행들에게 배상금이 돌아간다면 이는 왼쪽 주머니에서 나온 돈을 오른쪽 주머니로 옮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금융당국에서 키코사태로 발생한 기업인의 보증채무 소각 문제와 함께 실질적인 피해자에 배상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합리적인 조정과 배상으로 우리나라 경제의 허리를 맡았던 중소기업인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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