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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보험사 독자 생존력 입증 '시험대'

  • 입력 2019.12.31 10:01 | 수정 2019.12.31 10:03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자력으로 한국 독자생존 가능한지, 모기업 지원 필요여부 저울질"

전문가 "독자생존 어렵다고 판단…내년 매물 더 나올 가능성 있어"

ⓒEBNⓒEBN


푸르덴셜생명이 매각 절차를 밟으면서 이미 잠재 매물로 인식돼 있는 외국계 보험사들이 독자 생존력을 증명하는 시험대 위에 올랐다.

초우량 보험사 푸르덴셜생명마저 환경요인을 고려해 매각을 선택한 상황에서 나머지 외국계 의 한국 시장 독자생존 여부가 보험권 관심사로 떠오른다.

전문가들은 외국계 보험사의 유의미한 실적만이 성장 지속성을 증명한다고 단언한다. 일부에서는 이들 보험사들이 자산매각과 인적자원 축소를 통해 당분간 버티겠지만 결정적인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란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31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에서 영업하는 9개 외국계 생보사 당기순이익은 766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3%(1498억원) 줄어들었다.

이에 반해 흥국생명 등 중소형 5개사(4176억원)와 KB생명 등 은행 계열 7개사(2923억원)는 순이익이 각각 3.7%, 25.7% 증가했다. 이는 외국계 생보사 이익 축소분이 금융지주 계열 등 중소형 생보사로 이동했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최근 미국계 우량기업 푸르덴셜생명도 규제와 실적 하락을 감안해 매각을 선택했다.

같은 기간 생보사 이익은 전체적으로 하락했다. 생보사 24개사(외국계 포함)의 당기순이익은 3조573억원으로 지난해 1~9월보다 24.3%(9811억원) 줄었다.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빅3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36.4%:9059억원)

이같은 실적 하락은 외국계 보험사 한국 철수설에 힘을 싣고 있다. 국내 보험시장이 저금리·저성장에 직면한 데다 IFRS17 도입 등을 앞두고 있어 외국계 보험사엔 한국은 매력이 소멸하고 있는 시장이 되어서다. 특히 생보사업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큰 것은 IFRS17 이후 추가 자본확충 부담 때문이다.

푸르덴셜생명의 매각 추진 배경에 한국 규제 뿐만 아니라 미국 회계기준(US GAAP) 강화 영향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같은 미국계 보험사인 메트라이프생명과 라이나생명, 처브라이프, AIG손보에 대한 매각설도 끊이질 않고 있다. 매각도 녹록하지 않다.

보험사에 대한 저울질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길어지고 있는데에는 IFRS17 이후 추가 자본확충 부담과 저금리 및 시장포화된 환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어서다. 매각 가격 경쟁력이 있다 해도 원매자 입장에선 미래에 발생할 부담을 덜어낼 유인책이 없는 것이다.

자연히 시장에서는 이들 외국계 보험사의 독자생존 여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는 외국계 보험사들이 당장의 매각보다는 독자생존 쪽으로 무게추가 이동할 수 있다고 관측한다.

그러면서도 일부 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이 자산매각과 인적자원 축소 등으로 당분간 버틸 수는 있지만 결정적인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그렇다보니 업계는 외국계 보험사가 어떤 식으로 운영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보험권 전체 미래 비즈니스생존 키워드는 '디지털혁신'으로 점철되고 있어 외국계 보험사들의 디지털 전략 승산이 주목된다.

특히 AIA생명 핵심 서비스인 'AIA 바이탈리티'를 비롯해, 메트라이프 디지털 인프라 전략 및 라이나생명의 챗봇 비즈니스 등이 대표적인 디지털 보험서비스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과 친근한 2030 밀레니엄 세대의 경우 보험 가입 의사가 기성세대보다 낮고, 계속보험료로 이어질 경제력이 제한적이란 게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화재가 지난 10월 카카오와 손잡고 디지털 손보사를 설립한 이유도, 모바일에 익숙한 2030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모바일에서 판매되는 미니보험들이 유의미한 실적을 만들어 낼지가 관건이다.

과거 보험가입 수요는 컸으나, 가입이 어려웠던 고령자도 보험사들의 새 격전지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입 심사를 줄인 간편보험이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수요 또한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시장 철수 여부에 대한 결단력이 빠른 외국계 보험사 한국법인의 경우 어려운 시기에 생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비즈니스모델을 바꾸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한국에서의 독자 생존력을 증명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외국계 보험사의 매각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는 평가다. 국내 보험 시장은 완연한 저금리 환경에 포화상태인 반면 동남아 시장을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시장의 매력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적당한 시기에 외국계 보험사 한국 법인이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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