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색 빼는 메디앙스, 매출 붕괴 어쩌나

  • 송고 2020.01.22 15:38
  • 수정 2020.01.22 15:39
  • 동지훈 기자 (jeeho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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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제약 계열 분리 본격화…사명도 변경

2016년 이후 매년 매출 100억원 이상 감소

왼쪽부터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 김은정 메디앙스 대표.

왼쪽부터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 김은정 메디앙스 대표.

보령제약그룹 품을 떠나 독자 노선을 걷고 있는 메디앙스가 매출 붕괴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지난 2016년 이후로는 해마다 매출액이 100억원 이상 줄어 지난해의 경우 1000억원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유아용품 기업 메디앙스는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 취임 이후 지분 정리를 통해 계열 분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메디앙스는 보령홀딩스가 최대주주로 있는 보령제약그룹 계열사로 있었다.

계열 분리는 지난 8일 보령홀딩스가 메디앙스 보유 주식 89만9010주를 전량 매도하면서 시작됐다. 김정균 대표가 취임한 지 약 한 달 만의 일이다.

보령홀딩스의 지분 매도에 맞춰 메디앙스는 사명을 '보령메디앙스'에서 '메디앙스'로 바꿨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메디앙스와의 계열 분리에 대해 "각 회사의 사업 성격이 달라 독립적인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계열 분리 작업을 진행해 왔다"며 "메디앙스 지분 매도는 이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완전한 계열 분리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메디앙스가 보유한 보령제약 지분 처리 등 세부적인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재 메디앙스는 보령홀딩스(33.75%),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12.24%)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보령제약 지분 5.22%를 갖고 있다.

다만, 양쪽이 오래 전부터 계열 분리를 진행한 만큼 메디앙스의 보령제약 지분 매각 시점이 멀지 않을 거란 추측이 나온다.

계열 분리 작업이 끝나면 보령홀딩스가 최대주주로 있는 보령제약그룹 내 상장사는 보령제약만 남게 된다.

메디앙스는 기존 영유아용품 사업은 그대로 이어가면서 보령제약그룹과의 계열 분리 작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몇 년 새 꾸준히 하락하는 매출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의하면 메디앙스 매출액은 지난 2016년 1359억원으로 집계된 이후 해마다 100억원 이상 감소하고 있다. 2017년 매출은 12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50억원가량 줄었으며, 2018년에는 130억원가량 감소한 107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758억원의 누적 매출액을 거뒀다. 아직 집계되지 않은 4분기 매출액을 더하더라도 1000억원을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도 2016년 67억에서 2017년 59억원, 2018년 32억원으로 악화됐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할 때 메디앙스가 올해 매출 목표액으로 설정한 1400억원도 달성키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출산율이 낮아지는 데다 최근 해외 프리미엄 유아용품 브랜드의 국내 진출도 활발해져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아용품 시장이 워낙 크지 않은데 출산율 감소와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 다양화가 더해져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며 "여러 외부 요인 때문에 유아용품 기업들의 성장이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메디앙스는 매출 감소 원인으로 시장 축소와 경쟁 심화, 소비자 구매 패턴 변화 등 외부 요인과 편집숍 '비비하우스' 철수로 대표되는 내부 요인을 꼽았다.

메디앙스 관계자는 "출산율은 떨어지는데 OEM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 업체들이 난립해 시장이 축수했다"며 "메디앙스 제품은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위주로 유통되는데 소비자들은 점차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비중이 높아져 매출이 하락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상반기 국내 주요 백화점에 론칭했던 유아용품 편집숍 '비비하우스'를 철수한 것도 매출 감소에 한몫했다"며 "올해 온라인 유통 판매 비중을 높여 목표 매출액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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