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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만평] 그랩을 타다, 타다를 접다

  • 송고 2020.03.05 10:54 | 수정 2020.03.05 10:57
  •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작년 여름 싱가포르에서 일주일 간 머물며 그랩(Grab) 택시를 18회 정도 이용했다.

'그랩 앱'은 해외에서 어플로 간편하게 예약과 결제까지, 숙소 입구에서 목적지까지 차질없는 일정을 도왔다. 시간대나 교통상황에 따라 요금이 변하지만 여러명이 함께 이용하면 비용은 오히려 일반 택시나 대중교통보다 저렴했다.

7년 전 차량호출 앱으로 출발한 그랩은 현재 동남아 8개국 340개 도시에서 음식 배달, 택배 서비스, 디지털 결제, 금융, 운송을 제공하는 '슈퍼 앱'으로 성장했다. 수억명 이상의 소비자와 운전자·소상공인·에이전트를 연결하는 거대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그랩은 마스터카드·크레딧세존·처브·종안보험 등과 파트너십을 맺은데 이어 최근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의 투자를 받아 핀테크 플랫폼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현대·기아차는 그랩에 2억7500만달러의 전략적 투자를 결정, 그랩의 비즈니스 플랫폼에 전기차 모델을 활용한 신규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카카오는 그랩이 투자한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업체 스플리트와 함께 베트남에서 카카오T로 그랩택시를 호출하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그랩과 내비게이션 관련 사업 추진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우버와 그랩 등 해외에서 검증된 IT 기반 모빌리티 사업은 유독 세계 최강 정보통신 강국이라는 한국에서만 맥을 못춘다. 각종 법적 규제, 택시업계의 반발,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사업화 난항과 갈등이 증폭돼왔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타다 금지법)이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가운데 5일 국회 본회의 통과가 유력한 상황이다.

쏘카 이재웅 대표는 '타다 금지법'이 법사위를 통과한 뒤 SNS에 "혁신을 금지하고 새로운 꿈을 꿀 기회조차 앗아간 정부와 국회는 죽었다"고 비판했다.

타다를 운영하는 VCNC 박재욱 대표도 "타다의 혁신을 여기서 멈춘다"며 "타다는 입법기관의 판단에 따라 조만간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성준 차차크리에이션 창업자는 "국회 법사위가 렌터카 기반 플랫폼 업체들과 혁신을 죽이는 실수를 범했다"고 적었다.

1990년대 초반 인터넷 기반 무료 이메일(e-mail)이 시작되자 각 나라의 우편물 관리기관은 크게 반발했다. 수익과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다.

2010년대 초반 카카오톡이 모바일 기반 무료 메시지 전송과 보이스톡 서비스를 내놓자 통신사들은 불법이라며 카카오를 몰아붙였다.

20년 전 시작된 이메일과 10년 전 카카오 출범이 지금 우리 삶과 업무를 어떻게 변화시켰나? 특정 업종의 이익논리 때문에, 법원이 합법이라고 판단한 내용을 정치논리를 앞세운 무지때문에, 거대한 디지털 파도를 작은 우산으로 가리는 형국은 아닌지.

우리 주변에서 수많은 토종 우버와 그랩이 날개도 펴보지 못하고 얼마나 많이 둥지 아래로 떨어졌을까. 특히 입법기관의 판단은 대다수 국민들의 삶이 원하는 방향으로 의사봉을 쳐야 한다. 지금이라도 다시 신중히 고민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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