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O2020도 무용지물…"정유4사 1분기 영업익 2조원↓"

  • 송고 2020.03.17 06:00
  • 수정 2020.03.17 08:13
  •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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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1달러 하락→합산 영업익 700억원 감소

"OPEC+ 감산 협상 재개해도 합의 보장 없어"

IMO2020 규제 시행으로 실적 개선을 점쳤던 정유업계가 유가 급락과 경제위기 고조로 1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17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달러 하락할 때마다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SOIL)·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700억원 감소한다. 국제유가가 연초 대비 약 30달러 하락, 1분기 말까지 배럴당 30달러대의 현 상황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정유4사의 영업이익은 총 2조원 가량 빠지게 되는 셈이다.

한국신용평가 권기혁 실장은 "지난해 4분기 정유사들의 합산 영업이익이 3500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1분기는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정제마진 위축으로 이익창출능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유가 급락까지 가중돼 정유사들의 실적 저하추세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제유가(두바이유)는 IMO2020 시행으로 인한 저유황 선박연료유 판매 확대, 미중 무역분쟁 1단계 합의 성사 등으로 올해 1월 평균 배럴당 64.3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값보다 1달러 오르면서 수요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2월 들어 중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선박, 항공기, 차량 이동이 일제히 멈추면서 국제유가는 이달 평균 배럴당 54.23달러까지 추락했다. 특히 3월 5일 이후로는 OPEC+의 추가 감산 결렬로 배럴당 30달러 초반까지 폭락했다.

정유제품가격에서 원료인 원유가격과 운송비를 뺀 정제마진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1월 1주 배럴당 0.4달러에서 3월 2주 3.7달러로 올랐지만,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4~5달러에는 닿지 못했다.

코로나19는 유럽에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 중이고 사우디 등 일부 산유국은 4월부터 증산을 계획해 석유 수요 전망은 밝지 않은 상황. 감산 협상을 재개하면 공급 축소로 유가가 반등할 수도 있으나, 합의한다는 보장이 없을뿐더러 수요가 대폭 쪼그라든 상황을 감안할 때 유가가 연초 수준까지 회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권기혁 실장은 "2014년~2016년 기간에는 주로 공급 요인에 의해 유가가 급락한 반면 제품 수요는 안정적으로 증가했다"면서 "지금은 공급 확대와 코로나19 및 글로벌 경기 침체까지 더해져 직전 저유가 시기에 경험했던 정유사들의 이익 확대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유가가 지속되면 석유제품 수요진작으로 정제마진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도 있겠지만, 계속해서 수급부담이 가중되고 대체원료와의 경쟁이 심화된다면 신용도마저 하향하게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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