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2020-07-02 17:03:48
모바일
27.1℃
약간의 구름이 낀 하늘
미세먼지 보통

코로나19 공포속 개미의 선택 '대장주냐 현금확보냐'

  • 입력 2020.03.17 14:26 | 수정 2020.03.17 14:38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대장주'에 빚내 투자하는 개인…주식대출 두달새 3천억원 불어나

현금성 부동자금 전년 말 1045조 달해…금리인하發 움직임 주목

코로나19 여파가 시장에 미치는 타격이 예측보다 심각한 현재 개인투자자들이 반도체 대장주를 구원투수 삼아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시장에 미치는 타격이 예측보다 심각한 현재 개인투자자들이 반도체 대장주를 구원투수 삼아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 '반도체 대장주는 언젠가 꼭 오른다'는 믿음으로 이른바 개미투자자들은 '빚내 투자하는' 신용 주식 거래까지 불사하고 있다. ⓒEBN


코로나19 여파가 시장에 미치는 타격이 예측보다 심각한 현재 개인투자자들이 반도체 대장주를 구원투수 삼아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

'반도체 대장주는 언젠가 꼭 오른다'는 믿음으로 이른바 개미투자자들은 '빚내 투자하는' 신용 주식 거래까지 불사하고 있다. 단기 차익을 기회로 보던 이전의 패턴과 다르다는 게 특징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경제 불확실성 공포에 맞서는 수단으로 현금성 자산을 1000조원 가량 쌓아두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저금리 기조가 맞물리면서 부동자금이 매월 30조원씩 불어난 결과다.

16일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들은 9266억원을 매수하면서 6829억원을 팔아치운 외국인과 크게 대조적인 투자 패턴을 기록했다. 이날 하루만이 아니다. 개인들은 증시 전면에 나서 일제히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이달 13일까지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5조448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 역시 593억 원을 팔았다. 코로나 확진자 발표 이후 외국인은 10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팔아치우며 연일 '팔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개인은 반대행보를 보였다. 외국인들이 내놓은 주식을 개인들이 몽땅 매수했다. 단골 매수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였다.

이 기간 동안 개인들은 삼성전자 주식 5조3666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밖에 SK하이닉스, 삼성SDI 등 우량주도 사들이고 있다. 이달 9일과 11일에는 코스피에서 1조원어치 이상을 순매수했다. 이전 급등락 매수패턴에서 벗어났다.

대장주와 우량주에 대한 개인들의 믿음은 확고한 양상이다. 코로나19 발병 전만 해도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형성되는 등 대외 여건이 호재로 작용하는 듯 했다. 특히 개인들은 '반도체 대장주는 반드시 오른다'는 증권가의 과거 패턴을 강하게 신뢰하고 있는 양상이다.

코로나19 여파가 시장에 미치는 타격이 예측보다 심각한 현재 개인투자자들이 반도체 대장주를 구원투수 삼아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시장에 미치는 타격이 예측보다 심각한 현재 개인투자자들이 반도체 대장주를 구원투수 삼아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 '반도체 대장주는 언젠가 꼭 오른다'는 믿음으로 이른바 개미투자자들은 '빚내 투자하는' 신용 주식 거래까지 불사하고 있다. ⓒEBN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물론이고 메르스(MERS), 사스(SARS) 같은 감염병 사태로 주가가 떨어진 기업이 다시 반등했던 학습효과가 개인들에게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다시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믿음이 개인들의 주식 투자를 부추기는 것이다. 길어진 저금리와 다소 저조해진 가상화폐 투자 열기, 부동산 규제로 인해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다는 점도 개인 발길이 증시로 몰리는 이유로 꼽힌다.

문제는 개인들이 빚을 내서 주식을 샀다는 점이다. 실제로 코로나19 발생 직전 거래일인 1월 17일 당시 9조7740억원에 그쳤던 코스피·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12일 기준 10조260억원으로 늘었다. 위탁매매 미수금 역시 같은 기간 1939억원에서 2579억원으로 불어났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 투자자가 빚을 내 산 주식을 증권사가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있다. 이와 관련된 개인의 부채 및 신용리스크 등이 촉발될 수도 있다.

증권가는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SK증권은 간밤 급락한 미국 증시 양상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 한 길로 접어든 만큼 투자자의 공포 심리를 제어할 수단으로 현금성 자산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사태와 오버랩되는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은 모기지 채권 부실이라 당시 연준의 모기지 채권 매입이 효과를 봤다"고 판단한 반면 "이번 코로나 사태의 신용 위기 진앙지는 기업부채와 회사채 및 레버리지론의 부실될 수 있는 만큼 시장 공포 심리를 제어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코로나 백신, 신용 리스크의 이연, 실물과 금융 전반을 아우를 정책이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금융 시장 상황은 미국과 유럽 내 코로나19 공포가 깊어지면서 형성된 급락장"이라면서 "더큰 문제는 코로나 19에 대한 불확실성이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외교 등 전반적인 부분에 어떤 영향을 줄지 누구도 모른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증시 이면에는 투자 양극화 형국이 놓여 있다. 증시에는 대장주에 의존한 개인들이 빚을 내서 투자하는 반면 시중에서는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1000조원을 넘어선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여파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고 있어 이같은 부동자금은 당분간 계속 불어날 전망이란 점이다. 금리가 계속 떨어져 제로 금리가 되면 결국에는 수익을 찾아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 시장 및 투자상품 쪽으로 유입될 것으로 관측되는 데 가뜩이나 정부 규제로 시장이 막힌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실물경제가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갈 수 있어서다.

3월17일 현재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부동자금의 규모가 지난해 12월 말 현재 1045조5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0월 말 978조원이었던 시중 부동자금은 매달 30조원 가량 불어나며 1000조원을 훌쩍 뛰어넘은 상태다.

전일 한은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종전 연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인하하면서 한은 기준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0%대에 진입하게 된 상황에서 1000조가 넘는 부동자금의 향방이 주목된다.

한편 이날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은 "코로나 19 확산으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실물·금융 부문의 복합 위기까지 직면할 가능성을 염두해 둬야 한다"고 밝하면서 각국의 정책 공조가 이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