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캐시카우 '고부가 윤활유' 사업 총력

  • 송고 2020.03.31 13:33
  • 수정 2020.03.31 13:34
  •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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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 고유황유 가격 절반 '뚝'…윤활유 마진 20% 증가

SK루브리컨츠·현대오일뱅크, 베트남 시장 공략 속도

SK이노베이션 울산 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 울산 공장 전경

정유업계가 고부가 윤활유 사업에 힘 준다. 원료인 윤활기유부터 완제품까지 제품을 다양화한다. 최근에는 전기차 확대 추세에 발맞춰 전기자동차용으로도 연구 개발을 시작했다.

올해 정유사 실적 악화가 점쳐지는 가운데, 윤활유는 하락 방어선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윤활유 마진이 한 달 새 20%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윤활유 실적 확대에 힘이 실리고 있다.

31일 정유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윤활유 자회사 SK루브리컨츠의 올해 영업이익은 34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에쓰오일 윤활기유 올해 영업이익은 27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상승이 점쳐진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윤활유도 오름세가 예상된다. 실적이 오르면서 총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윤활유 비중은 기존 10%에서 15%~20%로 확대할 전망이다.

3월 들어 윤활유 마진은 20% 증가했다. 기초 원료인 고유황유(HSFO)와 벙커C유 가격이 모두 연초 대비 50% 급락하면서 마진을 키웠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고유황유에 다른 제품을 블렌딩해서 윤활유를 만들기 때문에 고유황유와 벙커C유 가격이 하락할수록 윤활유는 호조"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에도 윤활유 수요는 견조하다.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2분기 중 수요가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윤활유 70% 이상을 수입, 총 수입 물량 중 한국에서 절반 이상인 36%(2018년 기준)를 사들인다.

SK루브리컨츠가 생산하는 윤활유

SK루브리컨츠가 생산하는 윤활유

정유업계는 윤활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하이브리드 차량에 적합한 윤활유 제품을 출시, 올해는 전기차용 오일 연구개발에 착수한다.

SK루브리컨츠는 최근 떠오르는 시장인 베트남을 공략하기 위해 베트남 윤활유 기업 '메콩(Mekong)'에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영국 조사기관 EIU에 따르면 베트남 윤활유 수요는 향후 10년간 2배 가량 성장한다.

에쓰오일은 지난 2017년 서울 마곡에 연구소를 설립해 윤활유 및 윤활기유의 기술 개발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긴 엔진오일 교환 주기를 선호하는 추세에 맞춰 관련 연구개발을 매진 중이다.

에쓰오일은 Group I, II, III 윤활기유를 동시에 생산해 미주, 유럽, 일본 등 고품질 윤활유 수요가 높은 선진국과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곳곳으로 공급망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GS칼텍스는 수요에 따라 윤활유 생산시설 및 고도화시설 생산을 탄력적으로 운영,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베트남에 구축한 동남아 수출기지에서 내년부터 윤활기유로 수출 물량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1분기는 주춤할 수 있지만 중국 수요가 회복되면 윤활유 시장은 금방 회복될 것"이라면서 "고부가 위주로 산업이 재편되고 있기 때문에 윤활유 개발이 더 활기를 띠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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