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은 셧다운, 특수도 없고"…삼성·LG전자 '울상'

  • 송고 2020.03.31 14:54
  • 수정 2020.03.31 15:03
  • 박상효 기자 (s0565@ebn.co.kr)
  • url
    복사

인도, 브라질, 유럽 글로벌 생산기지 '가동 중단'...생산 차질

도쿄올림픽도 1년 연기, 대형 스포츠 특수 사라져...수요도 감소

전자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생산과 판매 모두 차질이 빚어지면서 울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글로벌 생산기지가 줄줄이 셧다운 되면서 공급이 차질이 생겼고 올해 8K TV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려던 계획도 업계 최대 호재인 올림픽까지 연기되면서 판매 전략에도 큰 차질이 빚어졌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글로벌 해외 생산기지 가동이 잇따라 중단되면서 생산 및 매출 타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럽과 미국, 인도, 브라질 등 주요 생산공장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거의 대부분 셧다운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러시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러시아 정부의 비상 공휴일 선포로 현지 LG전자 루자 가전·TV 공장과 삼성전자 칼루가 TV 공장 가동이 이날부터 내달 5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또한 LG전자는 브라질 마나우스 TV·에어컨 공장도 내달 3일까지 추가로 가동을 중단한다. 임직원 안전을 위한 선제적 조치로 알려졌다.

앞서 LG전자는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을 내달 12일까지, 디트로이트 자동차부품 공장을 내달 14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도 공장 2곳도 정부 지침에 따라 내달 14일까지 가동을 멈추고, 폴란드 므와바 TV 공장은 지난주 감축 운영한 뒤 이날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도 브라질과 인도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슬로바키아·폴란드·헝가리 등 유럽 지역 모든 공장의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와 함께 해외 오프라인 판매점들도 임시휴업이나 영업시간 단축, 온라인 위주 판매 등으로 영업방식을 바꾸면서 판매 유통망도 올스톱 된 상황이다. 최근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북미와 유럽의 오프라인 판매는 사실상 영업 중단 상태다.

▲ 삼성·LG전자, 스마트폰 생산 차질 불가피

우선 스마트폰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세계 최대 스마트폰 생산 기지인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을 다음달 14일까지 가동 중단 기간을 연장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3주간 전국 봉쇄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노이다 공장은 2018년 삼성전자가 약 7억달러를 투자해 준공한 스마트폰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노이다 공장은 인도 현지에서 원활한 스마트폰 부품을 수급할 수 있어 14억 인구의 인도는 물론 서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해왔다.

노이다 공장의 연 생산량은 1억2000만대에 육박한다. 이는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의 약 40% 수준에 해당한다. 인도 내수시장 전용 스마트폰 '갤럭시M' 등 중저가 제품을 주로 생산한다. 또한 노이다에 약 5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결정하고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패널 공장 신설에 힘써왔다.

LG전자는 인도 노이다와 푸네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특히 푸네 공장은 인도 시장에 특화된 스마트폰 'W 시리즈'의 생산을 담당해왔다.

실제 전 세계 2월 스마트폰 출하량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2월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6180만대로 전년 동월에 기록한 9920만대보다 무려 3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2월에 1820만대를 출하해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중국 의존도가 1%에 불과해 중국 수요 감소의 영향이 가장 적게 나타났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출하 부진은 3월까지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고 주요 업체들의 공장 가동 시작, 오프라인 매장 영업재개 등 회복의 징후가 보이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 도쿄올림픽도 연기…8K TV '대형 스포츠 특수'사라져

글로벌 생산기지 셧다운으로 생산이 차질이 빚고 있는 도쿄 올림픽 마저 개최가 1년 연기됨에 따라 올해를 ‘8K TV’ 시장 대중화를 선언했던 전자업계는 올해 예정된 '대형 스포츠 특수' 마저 사라져 TV 판매량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도쿄올림픽을 비롯해 올해 예정된 대형 스포츠 행사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줄줄이 연기·취소되고 있어 홍보·마케팅 전략을 전면 재수정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TV 시장은 그간 올림픽, 월드컵 등 4년에 한 번 열리는 대형 스포츠 행사 때마다 대형 제품이나 프리미엄 제품 판매량이 늘어나는 특수를 누려왔다. 일반 가정도 8~10년에 한번 TV를 교체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실제로 평창 동계올림픽과 러시아 월드컵이 열린 2018년 세계 TV 판매량은 전년 대비 600만대 이상 증가했다.

특히 도쿄올림픽에서 8K 영상을 촬영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삼성과 LG전자는 도쿄올림픽을 8K TV 기술력을 선보일 장으로 보고 야심차게 준비해왔다.

특히 삼성전자는 TV 주력 상품인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8K TV 등을 도쿄올림픽을 통해 전 세계에 집중 홍보할 계획이었으나 도쿄올림픽 연기로 계획이 무산됐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삼성전자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계약을 맺고 마케팅 독점권을 가진 최상위 등급 공식 후원사 'TOP'(The Olympic Partner)다.

도쿄올림픽 공식 후원사는 아니지만 최근 일본 시장에서 커지고 있는 영향력을 바탕으로 도쿄올림픽에서 8K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었지만 관련 마케팅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연간 TV 출하량이 200∼500만대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올 1분기 TV 판매량 예상치를 4723만대로 줄였다. 이는 당초 예상치인 4952만대 보다 4.62% 감소한 수치다. 2분기 판매량 예상치 역시 4961만대에서 4718만대로 낮췄다.

IHS마킷은 올해 초 도쿄올림픽 등 스포츠 이벤트로 인해 올해 OLED 디스플레이 패널 수요가 작년보다 50.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올해 스포츠 이벤트를 통한 TV 판매 특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제조사들의 올해 판매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올해 스포츠 이벤트를 통한 TV 판매 특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유럽, 미국 내 COVID-19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20년 LCD TV 수요 부진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