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 소상공인, 저축은행 연체율 악화 '비상'

  • 송고 2020.04.06 10:47
  • 수정 2020.04.06 10:47
  • 신진주 기자 (newpearl@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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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규제 대응해 개인사업자 대출 늘린 저축은행

코로나에 개인사업자 대출부실 우려…건전성관리 집중

저축은행 관련사진.ⓒEBN

저축은행 관련사진.ⓒEBN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음식·숙박업을 비롯한 개인사업자(소상공인)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저축은행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기가 악화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까닭이다.

저축은행들은 최근까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 대한 대응으로 개인사업자 대출 취급을 늘려왔다.

6일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79개 전국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금액은 13조356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2년 전(10조4228억원)보다 20.0% 급증한 수치다.

저축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급증은 대형사가 이끌었다. 2017년 말 기준 9358억원 규모의 자영업자 대출을 취급하던 OK저축은행은 작년 말 현재 2조178억원까지 늘렸다.

OK저축은행은 개인사업자대출이 기업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소상공인 대상 대출 영업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려온 SBI저축은행(작년 말 기준 1조3865억원), 페퍼저축은행(작년 말 기준 9236억원)도 마찬가지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늘어난데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여파가 있다. 금융당국은 2017년부터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을 5∼7% 이내로 관리하도록 하는 총량규제를 실시했다.

이에 각 사들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개인사업자 대상 대출 확대 전략을 펼친 것이다. 여기에 시중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소상공인들의 대출 수요가 급증한 것도 영향을 줬다.

문제는 경기가 악화되며 개인사업자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개인사업자대출은 부동산·임대업,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에 대한 대출이다. 이들 업종은 경기민감 업종으로,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자영업자대출 가운데 68%가 경기민감 업종이다.

코로나19 사태에 소상공인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올해 저축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상승은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작년 저축은행 전체 대출 연체율은 4.3%에서 3.7%로 하락했지만 개인사업자 대출은 오히려 상승했다.

저축은행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전년 대비 0.3% 포인트 상승한 4%를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개인사업자 신용 대출 연체율이 2년 만에 3배 가까이 급등하면서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에 대한 신용대출 연체율은 지난 2017년 말 4.8%에서 지난해 6월 말 13.7%까지 올랐다. 개인사업자 담보대출 연체율이 같은 기간 1.2%에서 2.8%로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특히 개인사업자대출은 지방 저축은행에서 더 높은 연체율을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지역 저축은행들은 연체율 확대 리스크에 사실상 개인 신용대출을 중단한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소상공인 등 취약차주 중심으로 한 잠재위험성이 커짐에 따라 각 사별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저축은행 업계 건전성이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상황이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 상승이 우려된다"며 "향후 대손비용 증가에 대비한 비상계획안을 마련하는 등 각 사별로 자산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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