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9일 긴급회의…사우디·러시아 감산 가능성은?

  • 송고 2020.04.06 11:30
  • 수정 2020.04.06 11:31
  •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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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중재 속 '사우디 vs 러시아' 석유전쟁 합의 초미 관심

"감산 합의까지 상당 시간 소요…합의해도 석유 공급조절 불안"

OPEC+(석유수출국기구+10개 산유국 연합체)의 긴급회의가 당초 6일에서 오는 9일로 연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석유시장에 적극 개입하는 움직임을 보인 뒤 아제르바이잔 에너지부는 "OPEC이 긴급회의를 9일로 연기했다"고 외신들이 6일 잇따라 보도했다.

아제르바이잔 에너지부는 '새로운 협력 선언' 채택을 목표로 회의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9일 열릴 OPEC+ 회의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석유 수요 급감 상황에서 '원유 확장 정책'을 추진중인 사우디·러시아 등 산유국들의 감산 논의가 의제로 다뤄진다. 궁극적으로 급락을 거듭하는 유가 방어를 위한 산유국들 간 이해관계 조정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사우디의 '원유 확장 정책'은 생산량을 하루 1000만 배럴 이상 늘리는 가운데 시장 공급가격은 낮추는 전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하루 1000만∼1500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제안했고, 이에 푸틴 대통령은 "다른 산유국과 합의를 논할 준비가 돼 있고 미국과도 기꺼이 협력할 것"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OPEC+ 긴급회의를 앞두고 사우디와 러시아 간 공방은 지속되는 양상이다.

사우디 외무부는 지난 4일 국영 SPA통신을 통해 "그동안 감산 합의를 거부한 쪽은 러시아"라며 "사우디와 나머지 22개 산유국은 감산 합의를 연장하는데 이어 추가 감산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러시아 측은 "지난 달 6일 OPEC+의 감산 합의를 결렬시킨 쪽은 러시아가 아니다"라며 "사우디가 산유량을 늘리고 유가를 낮춘 것은 미국 셰일업체들을 견제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주장한 '사우디의 미국 셰일업체 공격론'에 대해 사우디가 반발한 것.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왕자(사우디 에너지부 장관)는 "사우디가 미국의 셰일오일 산업을 적대시하는 것으로 조작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는 매우 놀랍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살만 왕자는 "모든 산유국이 4월부터 감산 의무에서 벗어난다고 말한 장본인이 바로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이라며 "러시아 때문에 산유국들이 저유가 손해를 메우려고 증산하게 된 것"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OPEC+ 감산합의 이뤄져도 단기 공급과잉 조정 실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가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사우디 사이에 개입하고 있지만, 실제 이들이 감산에 전격 합의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특히 감산에 합의해도 당분간 저유가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OPEC은 "미국도 감산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응답하지 않았다. 주요 산유국인 멕시코는 "감산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노르웨이는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산유국들이 감산에 동참한다 하더라도, 현재 석유시장의 공급과잉을 단기간 내 해소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IEA(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은 "OPEC+가 하루평균 1000만 배럴 감산 합의에 도달한다 하더라도 세계 석유 재고량이 2분기에 하루평균 1500만 배럴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탠다드 차터드(Standard Chartered)는 "감산 합의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당장 합의하더라도 5월 중 가용 저장시설이 소진될 것"이라고 언급햇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미국을 포함한 OPEC+ 감산합의가 이뤄져도 단기적 공급과잉을 조정하는 데 실패할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OPEC+ 긴급회의 개최를 앞두고 큰 폭 올랐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최근거래일(3일 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배럴당 3.02달러 급등한 28.34달러에 거래됐다.

유럽거래소(ICE)의 브렌트유(Brent)도 배럴당 4.17달러 폭등한 34.11달러로 장을 마감, 14거래일 만에 30달러대를 회복했다. 중동산 두바이유(Dubai) 역시 배럴당 2.96달러 뛴 24.51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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