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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촉매제(?)

  • 입력 2020.04.06 15:37 | 수정 2020.04.06 15:37
  • 이남석 기자 (leens0319@ebn.co.kr)

"CBDC는 향후 통화정책과 지급결제 부문에서 혁신을 가져올 수 있어"

"CBDC 발행으로 시중은행의 일을 중앙은행이 맡는 모멘텀 생겨날 것"

다만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발행을 앞당길 거란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 CBDC가 향후 통화정책과 지급결제 부문에서 거대한 역할을 행사해 중앙은행의 영향력을 높일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중앙은행은 지난달 27일 CBDC 발행에 대비해 시범운용을 수행할 사업자를 모집한다고 홈페이지에 공고했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실험 프로젝트를 통해 디지털화폐 설계와 영향 분석, 운영 등 CBDC 발행 관련 모든 측면을 연구한다.

나아가 CBDC가 시장 인프라와 통화 정책, 거시 경제적, 법률·규제 프레임워크 등에 미칠 잠재적 영향도 조사할 계획이다.

이미 해외 주요국에서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에 대비한 사전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스웨덴은 디지털화폐인 'e-크로나'를 개발·실험하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전자지갑에 디지털화폐를 넣고 이를 이용해 쇼핑 대금 지급과 입출금, 계좌이체 등이 가능한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외에도 캐나다와 영국, 일본, 유럽연합(EU), 스웨덴, 스위스 등 중앙은행 6곳도 올해 1월 디지털화폐 연구그룹을 구성했다.

신흥국 중에서는 케냐와 튀니지, 캄보디아, 우루과이 등을 중심으로 CBDC를 발행하거나 검토 중에 있다.

한편 한국은행도 CBDC 발행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날 한국은행은 CBDC 발행에 대비하기 위한 선행연구(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은 측은 이번 파일럿 테스트로 가상 환경을 조성해 CBDC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적어도 올해 안에는 CBDC 구현 기술 검토를 완료하고, 이르면 내년에는 가동 테스트를 완료하겠단 계획이다.

한은은 "미래의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에 따른 기술적·법률적 필요사항을 사전 검토하고, 파일럿 시스템 구축 및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지난 2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작업을 전담하는 연구팀과 기술반을 신설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CBDC 발행의 촉매제가 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최근 주요국 지급수단에 미친 영향'이라는 자체 보고서를 통해 CBDC를 비롯한 디지털 화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이 디지털 화폐 및 CBDC 발행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국제결제은행(BIS)는 CBDC가 전 세계적 전염병이나 사이버 공격 등 광범위한 충격에 대한 복원력, 보편적 대중에 대한 높은 접근성을 감안해 설계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은 측 설명에 따르면 BIS는 소액결제용 CBDC를 포함해 높은 복원력과 접근성을 갖춘 중앙은행 운영 지급결제 인프라의 출현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트맥스(BitMEX) 연구소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양적완화 및 재정확대가 향후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경우 가상자산 및 CBDC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패권을 보유한 미국 조차 곳곳에서 CBDC 발행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개인들의 전자지갑에 자금을 신속히 공급하는 디지털 달러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 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은 CBDC가 잠재적으로 정교한 재정정책 운용과 통화위기 대응을 위한 새로운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주요국을 중심으로 CBDC가 세상에 출현하기 시작한다면 '중앙은행' 영향력이 대거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CBDC는 각국의 중앙은행이 블록체인이나 분산원장기술(DLT) 등에 기반해 직접 발행하고 관리하는 디지털 화폐다. 결국 CBDC 출현은 향후 중앙은행의 영향력을 더욱 키우는 동시에, 중개역할을 맡는 시중은행의 역할은 줄어들 수 있다.

박수용 서강대 지능형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CBDC를 발행하기 시작하면 기존 중개 임무를 맡은 시중은행의 역할도 중앙은행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CBDC 발행으로 시중은행의 일을 중앙은행이 맡는 모멘텀이 생겨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CBDC는 향후 통화정책과 지급결제 부문에서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 연구원은 "통화정책의 경우 중앙은행의 통화량 조절이 용이해지고, CBDC에 금리를 부과해 금리정책 효과를 개선시킬 수 있다"며 "심지어 디지털 현금에 마이너스를 부과해 디지털 결제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CBDC를 비롯한 디지털화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이 디지털 금융의 취약계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 시 디지털 혁신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디지털 소외 계층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며 "BIS는 지급수단으로서 현금 사용이 어려워질 경우 모바일 등 디지털 지급수단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노년층 등 취약계층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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