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게임 평가 '질병→권장'…코로나19 역설

  • 송고 2020.04.07 15:28
  • 수정 2020.04.07 15:30
  • 안신혜 기자 (doubletap@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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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온라인 게임 권장 캠페인 실시

e스포츠 LCK 안정된 운영으로 재개

지난달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SNS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방지 활동 일환으로 온라인 게임을 권장하는 '#플레이 어 파트 투게더(#Play a part together)' 언급했다ⓒ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트위터

지난달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SNS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방지 활동 일환으로 온라인 게임을 권장하는 '#플레이 어 파트 투게더(#Play a part together)' 언급했다ⓒ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트위터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게임에 대한 평가를 바뀌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으로 게임을 적극 권장하고 나서면서부터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WHO는 지난달 30일 '#플레이 어 파트 투게더(#Play a part together)' 캠페인을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야외로 나가는 대신 실내에서 온라인 게임을 즐기자는 취지다. 온라인 게임에는 PC온라인, 콘솔, 모바일 게임 모두 해당된다.

이에 따라 액티비전 블리자드, 라이엇게임즈, 트위치, 유니티, 카밤(넷마블 북미 자회사) 등 18개 글로벌 게임 관련 업체들이 "게임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WHO의 캠페인에 동참하고 나섰다.

야외활동이 권장됐던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를 서비스하고 있는 나이언틱의 경우 포켓몬고의 새 로드맵을 공개하고 실내 걸음을 추적하는 기능을 도입하며 실내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업계는 WHO 캠페인이 게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줄 기회로 보고있다. WHO가 지난해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로 등재하기로 한데다, 국내에서는 한국표준질병 사인분류(KCD)에 이를 반영하려는 의료계와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업계는 즉각 WHO에 환영하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 2일 한국게임학회는 성명을 통해 "WHO가 뒤늦게나마 게임의 가치를 인식하고 게임을 적극 활용하는 캠페인에 동참한 것을 환영한다"며 "WHO의 과거 행적이야 어쨌든 WHO가 인류의 절대절명의 위기상황에서 게임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을 긍정적으로 높이 평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학회는 또 국내 게임사들에 WHO 활동에 적극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 교육용 게임이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게임을 적극 개발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더불어 2020 도쿄올림픽 개막이 연기되고 농구, 야구 등 전세계 스포츠 리그가 모두 중단된 가운데, e스포츠는 비대면 방식으로 온라인 대회가 재개됐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달 25일 2020 우리은행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2라운드 열었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2월 5일 LCK 스프링 개막 당시부터 무기한 무관중 경기를 치러왔고, 19일 간 휴식 후 2라운드를 재개했다.

경기는 각 팀 현장에 심판 및 운영인력을 파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온라인으로 경기가 진행되기에 운영 역시 일정 차질없이 진행되는 등 스포츠 업계 내 유일하게 정상화되고 있는 부문이다.

다만 업계는 WHO의 게임 권장 캠페인이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에는 영향을 끼지치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개인 SNS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예방 방안으로 제안한 음악듣기, 독서 등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게임을 언급한 것일 뿐, ICD-11 질병코드 등재 의결 번복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WHO까지 게임을 권장하는 등 게임의 순기능이 오히려 강조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해 WHO에서 의결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도 등재와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ICD-11 등재와 상관없이 현 상황을 기회로 삼아 지난해부터 진행해 온 '게임에 대한 인식 변화'에는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해부터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위원회(공대위)' 등을 구성하며 게임 인식 재고 활동의 주축 역할을 한 한국게임학회는 게임 질병코드 도입 결정과 상관없이 최대한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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