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온라인 면접 "분장하고 요리하고..."

  • 송고 2020.04.08 11:15
  • 수정 2020.04.08 11:16
  •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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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화 기준 탈피 화상면접 채용 나서는 대기업

정장 벗고 자유롭게 표현…면접관·지원자 파격

KT가 2020년도 모바일퓨처리스트 지원자를 대상으로 화상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KT

KT가 2020년도 모바일퓨처리스트 지원자를 대상으로 화상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KT

분장하고 악기 연주에 요리까지…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면접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감염병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기업들이 앞다퉈 '비대면(untact) 채용' 방식을 도입하자 지원자들이 정형화된 기준을 탈피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고 나선 것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자 국내 주요 기업들은 온라인으로 채용설명회를 열고 화상면접을 진행하는 등 대면 방식의 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지난달 채용을 시작한 롯데, 포스코, SK는 대학 캠퍼스 리크루팅 행사를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으로 대체했고 이달 채용에 나서는 삼성, LG, CJ 등도 온라인 채용 설명회를 준비 중이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부터 지원자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여러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라인 채널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며 "기존 오프라인 채용 설명회를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영상통화 면접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 채용 설명회를 연 SK텔레콤의 경우 SK그룹 유튜브 채널에서 'T커리어 캐스트'를 통해 채용 전형과 직무를 소개하고 지원자들과 실시간 채팅으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SK텔레콤은 온라인 설명회와 더불어 지원자를 대상으로 영상통화 면접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면접관을 대상으로 비대면 채용의 제한적인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교육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부터 공채를 폐지하기로 한 KT는 매년 뽑고 있는 대학생 서포터즈 '모바일 퓨처리스트(MF)'에 비대면 채용 방식을 적용하고 나섰다.

'대학생 프로슈머 마케팅 프로그램'인 MF는 매년 3월 말 발대식을 시작으로 약 6개월간 학교 단위로 활동한다. KT는 전국 대학 캠퍼스를 직접 방문하고 지원자를 인터뷰해 매년 100여명의 MF를 발굴해왔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로 대면채용이 어려워져 MF 서류전형 통과자 33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8일부터 20일까지 3일 간 화상면접을 진행했다. 면접은 KT 네트워크를 활용한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면접관 2명당 면접자 2~3명이 참가하는 다대다 형식으로 이뤄졌다.

KT는 면접장의 제한적인 분위기에서 이뤄지는 대면 형식이 아닌만큼 지원자들이 화상캠을 통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도록 했다. 정형화된 방식을 탈피해 1020세대만의 방식으로 어필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다.

이에 지원자들은 주방을 배경으로 요리도구를 활용해 본인의 장단점을 설명하거나 분장을 하고 악기를 연주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약 5분 동안 면접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나섰다.

올해 MF에 지원해 최종합격한 권성은 한국외대(한국학과 3학년) 학생은 "지금까지 오프라인으로만 면접을 보다가 온라인으로 보니 훨씬 자유로운 분위기여서 좋았다"며 "면접관의 질문에도 편하게 답변할 수 있었고 자기소개도 자유롭게 보여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원자 뿐만 아니라 면접관들도 새로운 면접방식과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MF 최종면접관으로 참여한 서영진 KT 홍보실 과장은 "면접 전까지만 해도 현장감이 떨어져 서로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어렵지는 않을까 우려했다"며 "하지만 막상 진행해보니 일반면접이었다면 보기 힘든 재치있는 대학생들의 다양한 시도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KT는 올해부터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인턴채용 방식으로 전환한 만큼 당분간 화상면접을 확대적용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비대면 채용이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이번 경험을 토대로 장단점을 보완해 향후 채용 과정에서 언제든지 적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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