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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 합의…사우디-러시아 '석유전쟁' 마침표?

  • 입력 2020.04.10 07:22 | 수정 2020.04.10 09:10
  • 박상효 기자 (s0565@ebn.co.kr)

세계 하루 석유 수요 1억 배럴의 10%...국제유가 다시 하락

기대치 2000만 배럴보다 절반 수준...5월부터 2달간 감산

현대중공업의 VLCC(초대형원유운반선)현대중공업의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원유 증산을 선택하며 '치킨게임'을 벌여온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감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OPEC+(오펙플러스)는 5월부터 2달간 100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선에서 20달러로 급락한지 한달만이다. 감산 소식이 들리자마자 국제 유가도 급등하기 시작했다.

10일 미국 로이터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10개국 비회원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오펙플러스), 미국 등은 9일(현지 시각) 향후 석유 생산 정책을 논의하는 긴급 화상 회의를 열고 5월 1일부터 6월30일까지 두 달간 현재보다 하루 1천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7월 1일부터 올해 말까지 하루 800만 배럴, 내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는 하루 600만 배럴을 단계적으로 감산할 예정이다.

OPEC+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등 다른 주요 산유국이 이번 감산에 동참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란, 베네수엘라, 리비아는 제재와 국내 문제로 이번 감산에서 제외됐다.

타스통신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하루 250만 배럴씩, 모두 500만 배럴의 감산을 떠안고 이라크가 하루 100만 배럴, 아랍에미리트(UAE) 70만 배럴, 나이지리아 42만 배럴, 멕시코가 40만 배럴 등을 감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1000만 배럴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각각의 하루치 산유량과 비슷하고 하루 세계 석유 수요(약 1억 배럴)의 10%에 달하는 물량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사우디와 러시아에 감산을 요구한 하루 1000만∼1500만 배럴보다 더 적은 양이다.

당초 이날 화상회의를 앞두고 대규모 감산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됐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수십 년만의 최대 규모 감산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면서 최대 하루 2000만 배럴의 감산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번 회의에 앞서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 의사를 밝혀 기대감이 높았다.

이날 사우디 내부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사우디가 4월 달성한 사상 최대 산유량인 하루 1230만배럴에서 400만배럴 감산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에너지부 소식통도 "우리가 하루 160만배럴을 감산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한다"며 감산 의사를 밝혔다. 다만 러시아는 다른 산유국들도 각자 생산량에 비례하는 할당량만큼 감산한다는 합의를 전제로 했다.

그동안 OPEC+는 원유 공급과잉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 말, 1년 동안 하루 120만배럴 감산에 합의했다. 2019년 12월 모임에서는 기간을 올해 3월까지 연장하고 50만배럴을 추가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감산을 주도한 사우디는 자발적 감산량을 더해 하루 210만배럴을 감산해 왔다.

하지만 추가 감산 합의는 깨지고 말았다. 지난달 5일 러시아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 축소에 대응해 원유를 감산하자는 OPEC의 제안을 거부하고 증산을 선언하자 사우디아라비아도 산유량을 늘이겠다고 '맞불'을 놓으면서 국제 유가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사우디는 지난달 6일 러시아와 이견으로 감산 협상이 결렬되자 이달부터 산유량을 지난 2월보다 27% 많은 하루 1230만배럴까지 늘렸다.

코로나 확산으로 원유 수요가 30%(하루 3000만 배럴) 줄어든 와중에 감산 합의마저 실패하면서 유가는 연초 배럴당 65달러에서 3월 5일 회의 직전 50달러로 내린 뒤 회의 직후부터 급격히 하락해 한 때 20달러까지 급락했다.

사태가 급변하자 지난 7일 사우디아라비아 내각은 원유 시장의 균형과 안정을 이루기 위해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과 미국, 캐나다 등 그간 OPEC+에 협조하지 않은 산유국까지 동참을 요구하는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하지만 사우디가 제안한 OPEC+ 긴급 화상회의는 애초 6일 열리기로 했지만 9일로 미뤄졌다.

OPEC+가 감산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한 때 전 거래일보다 12% 폭등한 배럴당 28.36달러까지 올랐다가 다시 9.3%(2.33달러) 내려 배럴당 22.76달러에, 브렌트유는 4.1%(1.36달러) 하락해 배럴당 31.48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감산 규모는 사상 최대이고, 기간도 2년으로 초장기였지만 시장이 기대하는 감산량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세계 주요 20개국(G20) 에너지 담당 장관들은 유가 문제와 관련해 별도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는 G20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요청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안정화를 위한 국제적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G20 회원국 에너지 장관, 국제에너지기구(IEA) 대표 등이 참석한다.

OPEC+는 1000만 배럴 감산 기간이 끝나기 전인 6월10일 화상회의를 열어 감산 효과를 평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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