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한연기 왜

송고 2020.04.29 17:19 | 수정 2020.04.29 17:34
임서아 기자 (limsa@ebn.co.kr)

항공업계 경영난 장기화 부담 등

채권단과 마찰 및 기업결합심사 차질설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내부, 본문과 무관함.ⓒEBN

HDC현대산업개발이 적극 추진하던 아시아나항공 인수작업이 무기한 연기된 배경에 의견이 분분하다.

갈수록 악화되는 항공시황에 부담을 느낀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대부분인 가운데 KDB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과 인수협의를 유리하게 이끌어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산은 오는 30일이었던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예정일을 변경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변경일은 구주(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의 경우 구주매매계약 제5조에서 정한 거래종결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로부터 10일이 경과한 날 또는 당사자들이 달리 거래종결일로 합의하는 날이다.

신주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로 발생하는 주식)는 신주인수계약 제4조에서 정한 거래종결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로부터 10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날 또는 당시자들이 달리 거래종결일로 합의하는 날의 다음 날이다.

이는 주식 취득일 날짜를 정하지 않고 선행조건이 모두 중촉되면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의미로, 사실상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기한 연기된 셈이다.

당초 현산은 오는 30일까지 주식취득을 완료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계획을 중단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급속도로 불어나면서 현산이 비공식적으로 산은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에게 대출금 상환 연장 및 금리 인하 등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현산으로부터 요청받은 것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인수조건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마찰이 생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산과 컨소시엄을 맺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황도 변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19년 9월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내 15개 고급호텔을 매입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중국 측으로부터 소송이 걸려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러시아 등 해외당국과의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차질이 생겼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산 측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가 단기간 내 해결되기 어려운 만큼 최악의 경우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종식과 현산과 채권단간 협의 여부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판도를 결정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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