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2020-06-06 11:54:02
모바일
24.8℃
구름조금
미세먼지 보통

[기자수첩] 타임머신(?)을 개발한 증권사

  • 입력 2020.05.15 16:56 | 수정 2020.06.02 16:58
  • EBN 김채린 기자 (zmf007@ebn.co.kr)


EBN 금융증권부 김채린 기자. ⓒEBNEBN 금융증권부 김채린 기자. ⓒEBN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온 건가'


키움증권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오전 9시 10분께 팔았던 한 종목이 거래 완료된지 무려 8시간이 지난 뒤인 오후 5시께야 알림이 온 것을 보고 들었던 생각이다.


통상 거래 체결시 곧장 매매 완료 알림이 오는 게 일반적인 점을 감안하면 신기(?)했다. 처음에는 알림이 아예 안오니 예약 걸어둔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나중에는 거래가 이뤄진 것인지 아닌지 직접 증권계좌를 확인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에서 미래로 매매 완료 소식을 전하는 알림은 4월 한달간 꽤나 꾸준히 지속됐다. 이쯤되니 'HTS가 관리는 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코로나19 여파에 최근 주식 거래가 급증하자 증권사 HTS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HTS 전산 장애는 올해 1분기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가 공개한 올해 1분기 국내 19개 증권사 전산장애 총 민원 건수는 187건으로 직전 분기 91건 대비 105.5% 급증했다.


전산 장애를 포함한 1분기 증권사 전체 민원 건수는 783건에 달한다. 영업일을 65일로 잡고 단순 계산하면 1분기 동안 일평균 약 12건의 장애가 발생한 셈이다. 전산 장애는 일평균 약 3건 발생했다. 민원 제기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만큼 민원 미제기 장애 포함시 발생건수는 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별로 보면 1분기 매일 1건 이상의 전산 장애가 발생한 곳도 있다. DB금융투자에서는 1분기 총 93건의 전산 장애 민원이 접수됐다. 이외 키움증권 24건, IBK투자증권 17건, 한국투자증권 1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증권사나 은행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비대면으로 편리하게 거래를 하기 위해 계설된 HTS의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거래 자체가 먹통이 됐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에서는 전산 장애가 발생하면서 시스템 매매가 이뤄지지 않아 투자자에게 피해가 발생했다. 유가 급락 상황에서 HTS가 멈추면서 원유선물 매매가 중지돼서다. 이로 인한 일부 고객 피해액은 억단위에 달하기도 한다. 전산 장애에도 불구 키움증권은 투자자들에게 해당 원유 상품의 미수금 입금 독촉을 종용하기도 했다.


HTS는 투자자가 주식을 사고팔기 위해 PC를 통해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초 투자정보시스템에서 출발해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본격적인 HTS가 도입됐다.


경력으로만 보면 HTS는 올해 딱 20살쯤 돼 이제는 '성인(成人)'이 됐다. 아쉽게도 경력 대비 업무처리 능력은 아직 '성인(聖人)'이 되지 못한 모양새다. 증권사의 부모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