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커진 가정용 안주·죽·탕·찌개…코로나발 간편식 전쟁

  • 송고 2020.05.26 14:22
  • 수정 2020.05.26 14:28
  • EBN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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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F&B 상온 간편식 출사표

CJ제일제당 안주 도전장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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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간편식(HMR) 시장을 둘러싼 식품업체간 경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연간 5조원에 육박하는 HMR은 코로나 시기 속 식품사의 올 1분기 매출 호조를 견인한 '1등 공신'이자 잠재력을 표출하는 '미래 먹거리'로 공고히 자리매김 했다.


특히 비대면(언택트) 소비 문화 속에서 기회를 찾은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등 업체들은 높아진 내식(內食) 비중을 활용, 상온 HMR 경쟁을 이어가는 중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CJ제일제당의 텃밭인 상온 한식레트로트(국·탕·찌개·찜) HMR 시장에 도전을, CJ제일제당은 동원F&B가 수성 중인 상온 파우치죽 시장과 대상이 진출한 안주 시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동원F&B는 프리미엄 한식 브랜드 '양반'을 앞세워 국·탕·찌개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번에 공개한 HMR은 탕 6종, 찌개 5종, 국 3종 등 총 14종으로 구성했다. 전자레인지에 데우거나 냄비에 부어 5분만 끓이면 완성된다.


해당 섹터는 업계 1위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제품이 버티고 있는 곳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7년 국·탕·찌개 시장 점유율 37.1%를 기록한 이후 2018년 41.4%, 2019년 46.1%로 점유율을 늘려가며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현재 점유율은 57.3%이다. 그 뒤를 오뚜기가 13.7%, 대상이 6.4%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닐슨코리아 데이터에 의하면 상온 한식레트로트(국·탕·찌개·찜)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2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동원F&B는 경쟁구도가 이미 확실히 짜여진 시장에 도전장을 낸 셈이다.


회사 측은 국·탕·찌개 시장 진입을 통해 해당 시장에서 올해 50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하고, 오는 2022년까지 1000억원 규모의 제품군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 측 관계자는 "급변하는 HMR 트렌드에 유연히 대응하며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자체 브랜드 비비고를 앞세운 '상온죽 시장'과 제일안주 론칭을 통한 '안주 시장'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비비고 죽은 파우치죽을 중심으로 시장 변화를 이끌며 누적매출 1000억원(소비자가 환산 기준)을 돌파했다. 론칭 1년 5개월만에 올린 성과다.


닐슨 코리아 통계 기준 2017년 720억원대 규모였던 상품죽 시장은 비비고 죽 출시 이듬해인 2019년 1400억원대로 2배 커졌다. 비비고 죽은 지난해 시장점유율 34.6%를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36.6%로 1위(41.6%)를 5% 포인트 격차로 추격했다.


이 같은 성과는 철저한 시장 분석을 토대로 소비자가 상품죽에서 원하는 니즈를 파악해 상품화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상품죽 시장의 5% 내외였던 파우치죽 비중은 비비고 죽 출시를 기점으로 지속 증가해 올해 2월에는 48% 비중까지 올라왔다.


지난 1992년 출시된 동원 양반죽이 2001년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이후 2018년까지 점유율 60.2%로 독보적 1등을 기록해 왔으나, 현재 경쟁구도 시장으로 변모한 셈이다.


CJ제일제당은 안주 HMR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소양불막창 △순살불닭 △불돼지껍데기 △매콤알찜 등 총 4종이다. 제일안주에는 햇반 컵반, 비비고 국물요리, 비비고 죽 등 상온 간편식 제조로 쌓아온 R&D 노하우가 적용됐다.


CJ제일제당의 독보적 원물제어 기술을 적용해 안주가 유명한 맛집의 메뉴를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양념에도 공을 들였다. 잡내는 깔끔하게 잡고 매콤함과 불맛을 살린 특제 양념을 개발해 적용했다.


국내 안주 간편식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7000억원이다. 요리형 안주·마른 안주로 나뉜다. 이 중 요리형 안주 시장 규모는 약 1200억원을 차지한다.


냉동 제품위주로 형성돼 있어 상온 제품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또 홈술·혼술하는 트렌드가 확산, 안주 간편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측 관계자는 "안주 간편식은 시중에서 재료를 구해 집에서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하게 늘어왔으며, 최근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더욱 성장하고 있다"며 "독보적인 상온 간편식 기술 기반으로 HMR 시장 패러다임을 바꿔왔듯, 상온 안주 간편식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끌어올리고 시장도 키워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가 확산되면서 외식보다는 가정 내에서 집밥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며 "1분기 식품업계는 HMR로 재미를 본 만큼,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제품들을 쏟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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