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현대重, 내부악재 고뇌

코로나 시국에도 수주실적 준수

노조 몽니에 안전사고까지 발목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현대중공업

글로벌 조선시황 부진에도 준수한 수주실적을 기록하며 순항 중인 현대중공업이 지속된 내부 악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019년 5월부터 노동조합과 진행 중인 임금협상은 1년이 지나도록 진척이 없다. 올해 들어 조선소 내에서 안전사고만 4건이 발생하는 등 현장 분위기도 뒤숭숭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향후 안전대책 강화에 적극 나서고 노조와의 관계개선에 집중해 신속한 임금협상 타결을 도모한다. 카타르발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등 실적 확보도 착실히 해나갈 계획이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유럽 소재 선주사로부터 총 2200억원 규모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계열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들은 지난 3월 기준 총 19척의 선박을 수주해 총 12억4200만달러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악재 등으로 글로벌 선박 발주가 대폭 감소했음에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연간 수주 달성률은 오히려 더 높은 수준이다.

수주에선 준수한 실적을 보이고 있으나 내부에서는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조와의 임금협상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총 57차례 열렸지만 여전히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지난 22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서 최근 발생한 안전사고와 관련해 항의집회를 하고 있다.ⓒ현대중공업 노동조합

노조는 작년 5월 회사 법인분할(물적분할) 주주총회 이후 징계 및 해고자 문제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반면 회사는 임금교섭과 현안문제는 분리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임금협상 난항을 이유로 오는 28일 오후 1시부터 4시간 파업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해결 분위기가 꾸준히 조성되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노사는 최근 협상에서 매주 2번 열리는 본교섭에 사장과 지부장이 매회 참석하기로 합의했다. 기존에는 2주에 1번만 참가했다.

사내에서 발생된 지속된 안전사고는 현대중공업을 더욱 난처하게 하고 있다. 지난 2월을 시작으로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선 올해 총 4건의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현대중공업은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조선사업대표를 사장으로 격상시켰다. 이상균 현대삼호중공업 사장이 대표를 맡아 안전대책 강화방안 마련에 나선다.

또한 기존 생산본부를 안전생산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안전시설 및 안전교육 시스템 재점검 등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향후 카타르발 LNG선 대량 발주 등에 따라 올해 기대치에 맞는 수주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고부가 해양플랜트의 경우 저유가 기조가 지속돼 발주를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