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 이륙 날갯짓에 정유업 반등 화색

  • 송고 2020.05.27 14:53
  • 수정 2020.05.27 14:59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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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싱가포르·동남아 운항 재개…아시아나, 장거리 증편 앞둬

4월 정유사 가동률 76.4%…"항공유 등 수요 증가로 가동률 개선 전망"


코로나19로 막혔던 하늘길이 뚫리면서 정유사도 반등에 시동을 걸고 있다. 예상보다도 이른 시점에 미주·유럽 등 장거리 운항이 속속 재개, 폭락했던 항공유 수요는 V자 반등을 보일 전망이다.


항공유 수요가 회복하면서 10주 연속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는 정제마진 개선 기대감 마저 더해지고 있다. 정유업계는 지난 1분기 정제마진 악화로 합산 4조4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최악의 경영난에 처해있다.


ⓒ사진제공=GS칼텍스

ⓒ사진제공=GS칼텍스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이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자 중단했던 국제선 운항을 재개, 항공유 수요 증가가 가시화되면서 정유사 가동률은 조만간 정상화 될 전망이다. 앞서 정유사들은 항공유 등 수요 부진으로 100%에 가까웠던 공장 가동률을 4월 기준 76.4%로 낮췄다.


대한항공은 이달 초 싱가포르 노선 증편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내달 미국·캐나다·독일 등 미주·유럽행 운항을 시작한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 노선을 운항 중으로 장거리 증편을 앞두고 있고 진에어·제주항공·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LCC)은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노선을 순차적으로 재개한다.


국내선 운항은 지난 4월 말~5월 초 연휴를 기점으로 정상화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항공업계 자료에 따르면 5월 셋째주 국내 8개 항공사 국내선 여객 수는 88만7272명으로, 3월 말보다 2배 가량 증가했다.


항공유 수요는 정유사 예상보다도 빠르게 회복하는 모양새다. 특히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항공 예약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항공유 수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개에 그쳤던 국제선 운항 노선 수는 내달 51개로 확대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2분기까지 항공유 약세가 지속되겠고 하반기에나 반등을 시작할 것으로 보였는데 코로나19 확산이 잠잠해지고 각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항공 예약이 증가 중"이라며 "이에 항공유 수요도 함께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항공유는 지난 1분기 정유사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항공유 수요가 급감, 이로 인해 원유보다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면서 역마진을 기록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도 항공유 소비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했다. 한국석유공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항공유 소비량은 전년 동월 대비 78% 축소했다.


이번 항공유 수요 회복이 주목되는 이유는 정제마진 개선 또한 기대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대신증권 등 증권업계는 "대외적으로 정제마진이 추가 위축할 리스크가 존재하는 건 사실이나, 1M 래깅 마진의 경우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항공유 판매 증가로 코로나19 이전의 연초 수준까지도 회복할 동력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정유사 실적과 직결되는 정제마진은 항공유, 휘발유 등의 소비 급감으로 3월 셋째주부터 5월 셋째주까지 배럴당 -1.9달러~-0.1달러 사이에 머물렀다.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로 알려져 있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은 쌓아뒀던 항공유 재고를 우선 소진하는 것으로 재고평가손실을 줄여갈 것"이라며 "5월 항공유 소비량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4월을 바닥으로 증가세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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