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재건축 대전, 후분양이 승패 갈랐다

  • 송고 2020.06.01 09:56
  • 수정 2020.06.01 09:58
  • EBN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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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양시점 보다 확실한 후분양 선택

정비사업 수주전서 후분양 제안 늘어날 듯

서울 서초구 반포동 1109번지 일대에 들어서는 삼성물산 구반포프레스티지 바이(by)래미안 투시도.ⓒ삼성물산

서울 서초구 반포동 1109번지 일대에 들어서는 삼성물산 구반포프레스티지 바이(by)래미안 투시도.ⓒ삼성물산

정비업계 이목이 집중됐던 지난주 강남 알짜 재건축 수주전이 막을 내렸다. 대형 건설사간 치열한 경쟁이 이어진 가운데 후분양 제안이 수주 승패를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분양에 대한 조합원들의 선호도가 높았던 만큼 향후 정비시장에서 후분양 제안이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된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8087억원 규모의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사업은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경쟁 끝에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총 조합원 1625명 중 1316명이 시공사 선정 투표에 참여해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각각 686표·617표를 득표해 삼성물산이 시공권을 따냈다. 표 차이가 69표에 불과할 정도로 치열했다.


표심을 가른 것은 후분양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탄탄한 재무구조와 안정적인 자금 조달 역량을 바탕으로 100% 준공 후 분양을 제안했다. 대우건설은 선분양·후분양·리츠 등 3가지 방식 중 조합원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제안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분양 시점을 다양하게 제안해 선택권을 제안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향후 협의과정에서 조건 변경 및 일정이 늦춰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조합원 이익이 극대화되는 확실한 후분양 제안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후분양은 공정률 60% 이후 일반분양을 진행해 공사비를 지급받기 때문에 건설사의 재무적인 부담이 크다.


그러나 조합원 입장에서는 공시지가가 상승세이기 때문에 준공 이후 분양가를 산정하면 선분양보다 분양가를 높게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포스코건설이 제안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1차 재건축 사업 조감도. ⓒ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이 제안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1차 재건축 사업 조감도. ⓒ포스코건설

지난달 28일 시공사가 결정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1차 재건축 사업 역시 조합의 후분양 선호 현상이 그대로 드러났다.


신반포21차 재건축 사업은 포스코건설이 수주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포스코건설의 더샵 보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GS건설의 자이가 수주전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은 후분양을, GS건설은 조합이 분양 시기를 정할 수 있는 프라임타임 분양제를 제안했고 신반포21차 조합은 후분양을 제안한 포스코건설을 선택했다.


강남 핵심 재건축 사업에서 후분양 제안이 잇달아 시공권 확보로 이어진 만큼 향후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건설사들의 후분양 제안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오는 7월 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발주 물량이 줄어 건설사간 출혈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주가 절실한 건설사 입장에서 후분양을 제안해 시공권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조합의 후분양 선호는 뚜렷하지만 후분양을 자신 있게 제안할 수 있는 건설사는 많지 않다"며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자금 조달이 용이한 건설사들이 앞으로 유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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