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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vs혁신, 금융사-ICT기업 '합작 무산' 배경 보니

  • 입력 2020.06.02 13:34 | 수정 2020.06.02 13:35
  • EBN 신진주 기자 (newpearl@ebn.co.kr)

'신한금융-토스' 이어 '삼성화재-카카오페이'도 결별

'DNA' 자체가 달라…사업구상·리스크 관점 갈려

ⓒ픽사베이ⓒ픽사베이

삼성화재와 카카오페이의 만남으로 주목받았던 '디지털 합작 손보사' 설립이 무산됐다. 개인용 자동차보험 진출 문제를 두고 양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결별을 선언한 것이다. 금융사와 ICT기업의 합작사 탄생 불발 사태는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토스와 신한금융지주·현대해상 등이 손을 잡았지만 예비인가 신청을 목전에 두고 금융사들이 줄줄이 컨소시엄에서 발을 뺐다.


업계에선 금융사와 ICT기업의 'DNA'가 달라 이같은 결론이 나는 것으로 평가했다. 속도는 느리지만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금융사와 혁신을 위해 되는 사업부터 뛰어들자는 ICT기업 간의 좁힐 수 없는 정체성 차이가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삼성화재와 카카오는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위해 결성한 태스크포스(TF)를 해산했다. 양사는 지난해 9월 TF를 구성해 디지털 손보사 설립 방안을 협의했고 올 상반기 중 금융위원회 예비인가 신청을 목표로 세부사항을 논의해왔다.


그러나 '자동차보험' 진출 시기를 놓고 갈등이 빚어졌다. 삼성화재는 회사 출범 후 시장 추이를 지켜본 뒤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해 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 영업적자규모는 1조5000억원 대를 기록했다. 손보업계에서 자동차보험은 만성 적자 상품으로 꼽힌다. 치솟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최근 일부 보험사는 '디마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이 때문에 삼성화재는 시간을 넉넉히 두고 자동차보험 판매 여부를 결정하자고 강조했다.


반면 카카오는 사업 초기부터 자동차보험 시장 진출해야 존재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손의료보험, 간편보험 등 생활밀착형 상품은 이미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차 보험 진출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카카오는 독립적인 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화재, 카카오페이, 신한금융그룹, 토스 CI ⓒ각 사 제공삼성화재, 카카오페이, 신한금융그룹, 토스 CI ⓒ각 사 제공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사업 확장에 속도를 가장 많이 내는 기업 중 하나"라며 "성장성이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되면 과감하게 투자해 문어발식 확장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적인 경영기조를 갖고 있는 삼성화재와의 카카오의 협업 과정들이 쉽지많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과 IT라는 이종 산업 간 협업의 어려움은 작년 인터넷은행을 함께 준비했던 토스와 신한금융의 갈등 사례에서도 찾을 수 있다. 당시 신한금융과 토스는 사업구상부터 삐걱거렸다.


토스는 스타트업 문화를 기반으로 한 소매, 중소기업금융을 타깃으로 한 반면 신한금융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생활형 금융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꿈꿨다. 이는 경영 주도권 싸움으로 번지며 결국 파국에 이르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사업을 통해 폭풍성장을 경험한 ICT기업과 '돌 다리도 두드려 보고 가자'식의 보수적인 금융사의 충돌은 불가피하다"며 "리스크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금융사와 IT기업들의 결별 사례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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