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깜짝' 주가 상승에 유증 금액 1600억 확대

송고 2020.06.09 16:05 | 수정 2020.06.09 16:07
EBN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유증 발표 이후 한 달간 주가 38% ↑…예정발행가 2천원 상승

전액 채무상환 예정…'흥행 시금석' 우리사주조합 흥행 여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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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당초 계획보다 유상증자 금액을 1600억원 가량 늘렸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가 예상을 깨고 오른 영향이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4일 유상증자 규모를 기존 1조원에서 1조1587억원으로 변경한다고 정정공시했다.

당초 대한항공의 유상증자로 발행될 신주의 예정발행가는 1만2600원이었으나 1만4600원으로 2000원 상승해, 상승금액만큼 유상증자 금액이 확대된 것이다.

예정발행가가 오른 것은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될 신주를 받을 수 있는 신주배정기준일인 이달 8일을 앞두고 대한항공 주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면 주가는 단기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상증자를 발표 당일인 지난 5월 13일 종가 1만5220원에서 이날 2만1100원으로 마감했다. 약 한 달 동안 38.63% 올랐다.

대한항공은 증액된 금액을 포함해 총 1조1587억원의 유상증자 대금을 전액 채무상환에 쓸 예정이다. 주가가 오르면서 빚갚을 돈도 늘어난 셈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7월 9일부터 청약을 진행한다. 청약 3일 전인 7월 6일 최종 발행가가 확정된다. 최종 발행가가 예정발행가(1만4600원)로 정해지면 이날 종가보다 6500원 싼 금액에 대한항공 신주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이번 유상증자로 총 7936만5079주, 대한항공 전체 발행주식의 82.7%에 해당하는 신주가 새로 발행돼 주가가 희석될 전망이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 후 대한항공의 총 주식수는 1억7421만주로 늘어나게 되며 현재 시가총액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주가는 45.6% 희석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단기 주가 측면에서는 희석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이에 이번 유증 성공의 시금석이 될 우리사주조합 청약의 흥행 여부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번 유증 물량의 20%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한다. 일반적으로 우리사주조합의 청약이 미달되면 시장에서는 부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인다. 재직 중인 직원들도 사길 꺼리는 회사 주식이라는 인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본인들이 다니는 회사지만 우리사주조합 청약이 흥행할 지에 대해서는 대한항공 직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젊은 직원들은 몰라도 연차가 오래된 직원들 중심으로 신주를 받으려는 수요가 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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