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쌓인 가계 여윳돈 66조…역대 최대 기록

  • 송고 2020.07.09 12:32
  • 수정 2020.07.09 12:33
  • EBN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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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 유동성 확보…정부 자금조달 규모 역대 최대 소비·투자 '북치고 장구치고'

1분기 가계의 여윳돈이 2009년 편제 이후 역대 최대로 늘어났다. ⓒ연합

1분기 가계의 여윳돈이 2009년 편제 이후 역대 최대로 늘어났다. ⓒ연합

1분기 가계의 여윳돈이 2009년 편제 이후 역대 최대로 늘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정부가 재정확장에 나선 영향과 소비위축, 신규주택투자 감소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올해 1~3월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규모는 66조8000억원으로 전년 27조8000억원보다 39조원 늘어났다. 이는 국제매뉴얼 2008년 SNA(System of national accounts)에 따라 작성된 2009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가계의 월소득이 1년전 408만원에서 429만원으로 소폭 증가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소비위축과 신규주택투자 감소가 주요 원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분기 주택준공실적은 10만3000호로 전년 14만호 대비 3만7000호 감소했다.


1분기 중 가계의 자금운용은 금융기관 예치를 중심으로 63조원 늘었다. 이는 전년 36조9000억원 대비 26조1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금융기관차입도 15조2000억원으로 전년 3조6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확대했다.


정규채 한은 경제통계국 팀장은 "결제성 예금이나 단기저축성 예금, 증권사 투자자예치금 등 저금리 기조하에 대기성자금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예치금이 포함된 기타예금은 1년 전 마이너스(-) 4조2000억원에서 올 1분기 7조3000억원 증가했다.


비금융법인기업 순자금조달 규모는 전기대비 28조2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4분기(14조원) 보다 14조2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 증가다.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운전자금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선 때문으로 보인다. 설비투자도 일부 증가했다.


금융기관 차입이 47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직접금융은 14조9000억원 늘었다. 이 중 회사채 발행은 11조3000억원, 지분증권및투자펀드는 3조6000억원 증가했다. 국외조달 규모는 3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 금융기관예치금은 17조원 증가했고, 국외운용도 16조원 늘었다. 채권규모는 2조4000억원 감소했다. 채권을 팔아 예금으로 전환하거나 해외에 투자했다는 뜻이다.


정 팀장은 “기업수익성 둔화로 운전자금을 비롯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순자금조달 규모 확대했다”며 “여기에 설비투자 등이 소폭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가계는 다른 부문에 자금을 공급하고, 기업은 조달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가계와 기업 모두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정부는 소비투자를 늘리고 이에 따른 국채발행이 늘면서 순자금조달 규모가 전년동기에 비해 크게 늘었다(3000억원→26조5000억원). 정부의 순자금조달규모 역시 2009년 편제 이후 가장 컸다.


한국은행 국민소득통계에 따르면 정부최종소비지출은 같은 기간 81조8000억원에서 89조3000억원으로, 정부총고정자본형성은 15조8000억원에서 21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한편 3월 말 국내 비금융부문의 금융자산은 전분기 말에 비해 55조1000억원 감소한 8520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부채는 152조8000억원 늘어 5809조원이었다. 금융자산의 감소는 1분기 주식시장이 급락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비금융부문의 순금융자산(금융자산-금융부채)은 2711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말보다 207조9000억원 감소했다.


가계부채 안정성 지표인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2.10배로 2018년 4분기(2.09배) 이후 가장 낮았다.


국외 부문 금융자산까지 포함한 모든 경제부문의 총금융자산은 3월말 전분기말보다 306조원 증가한 1경8901조1000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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