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에도 게임 노조…게임업계 노조 영향력 확대

  • 송고 2020.07.15 16:08
  • 수정 2020.07.15 16:59
  • EBN 안신혜 기자 (doubletap@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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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조각사' 엑스엘게임즈 노조 설립

넥슨·스마일게이트-IT업계 연대 활발

지난 14일 엑스엘게임즈 노동조합 '엑스엘 리부트'가 설립됐다. ⓒ카카오지회

지난 14일 엑스엘게임즈 노동조합 '엑스엘 리부트'가 설립됐다. ⓒ카카오지회

카카오게임즈가 절반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달빛조각사' 개발사 엑스엘게임즈가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넥슨, 스마일게이트에 이어 게임 업계 세 번째다. 지난해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가 설립 1주년을 기점으로 외부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는 가운데, 추가 노조 설립으로 업계 내 노조 영향력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게임 개발사 엑스엘게임즈가 노조를 설립하자 네이버지회 '공동성명', 넥슨지회 '스타팅포인트', 스마일게이트지회 'SG길드'가 속한 전국화학섬유식품노조 IT위원회 및 업계가 환영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2018년 9월 3일과 9월 5일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와 스마일게이트 노조 'SG길드'가 설립된 이후 출범한 세 번째 노동조합이다.


특히 엑스엘게임즈는 지난 2월 카카오게임즈가 약 52%의 지분을 취득한 개발사로, 또 다른 대형 게임사 카카오게임즈도 노조 활동의 영향권에 들어왔다는 평가다. 엑스엘게임즈 노동조합 '엑스엘 리부트'는 전국화학섬유식품노조 카카오지회(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온')에 소속됐다. 엑스엘 리부트는 카카오게임즈에 편입되는 과정에서 복지 등 직원들에게 불이익이 발생했다고 지적,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엑스엘게임즈 노동조합 측은 "시스템없는 재량근무제로 52시간 초과근무가 지속돼 사실상 포괄임금제가 유지되고 있고, 65세 정년도 유명무실하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카카오게임즈에 인수되면서 경영진은 수억에서 수백억의 이익을 얻은 반면, 직원들에게는 중소기업 자격 상실되면서 각종 지원이 없어졌고, 연속된 프로젝트 폐지로 고용불안과 불신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엑스엘게임즈 노조는 카카오지회 소속인 만큼 카카오게임즈는 직접 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또 카카오지회에 공동체 크루(카카오 자회사 직원)들이 가입할 수 있는 만큼, 카카오게임즈의 별도 노동조합 설립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진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카카오지회에는 카카오게임즈 직원들도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카카오게임즈에서 별도로 노동조합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나 엑스엘게임즈 노동조합과 관련한 사항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 업계는 엑스엘게임즈의 노동조합 설립으로 노조 영향력이 확대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2018년 업계 첫 노조가 설립되는 등 타 업계에 비해 시작이 늦고 노조 수도 적지만, 적극적인 연대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급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있다. 지난해에는 넥슨 노조와 스마일게이트 노조가 노동조합 설립 1주년을 기념해 첫 집회를 여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엑스엘게임즈는 바람의 나라, 리니지 등을 개발한 스타개발자 송재경 대표가 이끄는 개발사다. 이에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 대형 게임사에서 업계 1세대 개발자들이 속해있는 신규 개발사까지 노조 불모지로 불렸던 게임업계에 나비효과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여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업계는 설립과정에서부터 네이버 노조 등 IT 업계와의 연대로 시작됐다"며 "야근 및 크런치모드 등 개발 환경에 따라 노동환경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여겨졌던 과거와 달리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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