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매각 무산에 무게…현산과 계약 해지하나

  • 송고 2020.08.03 16:52
  • 수정 2020.08.03 17:04
  • EBN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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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아시아나 재실사 수용 못해…계약 무산 현재로선 불가피"

"'플랜B' 준비 중" 언급…12일 이후 계약 해지하고 책임 공방전 불붙을 듯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의 재실사 요청을 사실상 거부하면서매각 무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의 재실사 요청을 사실상 거부하면서매각 무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의 재실사 요청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매각 무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채권단이 거래종결 시한인 오는 12일까지 현산에 결단을 내려줄 것을촉구함에 따라 12일 이후 이번 M&A(인수·합병)의 성패가 나올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3일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요구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현산은 지난해 말 인수계약 전 이미 7주간 엄밀한 실사를 했다"며 "상황 변화가 있다면 이에 대한 점검을 하면 되는데, 다시 실사를 하겠다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현산이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12주간 해야 한다'는 요청한 것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산은은 사실상 이번 M&A는 무산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수많은 M&A를 경험했지만 당사자 면담 자체가 조건인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현산이 계속 기본적인 대면 협상에도 응하지 않고 인수 진정성에 대한 진전된 행위를 보이지 않는다면 계약 무산이 현재로선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산은은 또 매각 무산을 염두에 둔 '플랜B'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부행장은 "채권단은 매각이 무산될 때 아시아나항공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시장안정 도모, 유동성 지원 및 영구채 주식 전환을 통한 채권단 주도의 경영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경영 안정화 뒤엔 LCC(저비용항공사) 분리매각이나 자회사 처리 등 구체적인 관리 방안을 적극적으로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산은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부행장은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가 우선적인 목표고, 안정화가 되면 재매각을 빨리 추진하겠다"며 "제대로된 인수 주체에게 넘기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다른 대기업 그룹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현산으로의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실패한 것이고 다른 대기업에게 팔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거래종결을 위한 선행조건이 완료됐으며 이제 현산의 결단만 남았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현산에) 특히 코로나에 따른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충분한 시간을 제공했다"며 "이제는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는 결단의 시간이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거래종결 시점에 맞춰 결단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불확실한 상황을 계속해서 끌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겠고, 법률적으로도 종결시점이 오기 때문에 저희도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준비를 하고 있다"며 "현산과 금호도 당사자로서 모든 가능성에 대해 열어 놓고 협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호산업은 지난달 29일 '8월 12일 이후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현산 측에 보낸 바 있다. 채권단도 12일 이후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항공업계에서는 12일이 이번 M&A의 최종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은이 현산의 재실사 요구를 공개적으로 거부하면서 현산의 마지막 카드가 막힘에 따라 계약 해지와 동시에 M&A 무산에 따른 책임 공방으로 번질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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