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코로나發 악재 만회 묘수 찾기 골몰

  • 송고 2020.08.06 12:41
  • 수정 2020.08.06 12:45
  • EBN 동지훈 기자 (jeeho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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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헌터라제' 중국 허가 기대

한미 '대박' 계약…대웅 사업 다각화

ⓒ한미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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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하향곡선을 그리자 수익성을 강화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로 제약사들 역시 실적 침체가 깊어지고 있다. 국내 상위 제약사 5개 기업 중 유한양행과 종근당을 제외한 GC녹십자, 한미약품, 대웅제약은 2분기 실적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GC녹십자는 이번 분기 연결제무제표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36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56억원으로 22% 감소했다.


회사는 내수 매출에서 백신 사업과 소비자헬스케어 부문이 호조세를 보이며 증가했지만, 선적 일정 변동이 있는 해외사업의 경우 2분기 실적 수치가 예상보다 작게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수두백신 수출은 선적 일정 조정으로 3분기에 실적이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두백신 외 GC녹십자가 기대할 수 있는 품목은 코로나19 혈장치료제 후보물질 'GC5131A'과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가 있다. GC5131A의 경우 지난달 말 임상시험 신청이 완료돼 이달 중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GC녹십자는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연내 상용화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빠른 기간 안에 GC5131A를 의료 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GC5131A를 통해 코로나19 외에도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신종 감염병 치료제 플랫폼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GC5131A가 상용화하더라도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GC녹십자가 무상 공급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관심은 헌터라제로 쏠린다.


헌터라제는 IDS(Iduronate-2-sulfatase) 효소 결핍으로 골격 이상, 지능 저하 등이 발생하는 선천성 희귀질환 헌터증후군 치료용 의약품으로 국내에선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일본에선 '헌터라제 ICV'로 희귀의약품에 지정돼 현재 허가신청 단계에 있으며, 중국에서도 승인을 앞두고 있다. 헌터라제가 중국 판매 허가를 받으면 현지에서 시판되는 첫 헌터증후군 치료제가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은 인구도 많은 만큼 헌터증후군 환자도 많아 수요가 큰 국가 중 하나"라며 "GC녹십자로선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기대를 걸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미약품의 2분기 영업이익은 1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빠졌다. 회사는 코로나19 영향에 직접 노출된 북경한미약품의 실적 부진을 역성장 원인으로 꼽았다.


실적 감소에도 한미약품은 최근 1조원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현금을 두둑히 챙기면서 향후 실적에 기대를 걸 수 있게 됐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4일 MSD와 'LAPSGLP/Glucagon 수용체 듀얼 아고니스트'를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 제조 및 상용화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확정된 계약금은 1000만 달러(약 119억원)다. 여기에 단계별 임상개발 및 허가, 상업화 마일스톤(milestone) 등을 더하면 계약 규모는 8억6000만 달러(약 1조원)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제품이 출시된 이후에는 두 자리수 퍼센트의 판매 로열티도 받게 된다.


해당 물질은 지난 2015년 얀센에 기술수출됐다가 치료 효과 문제로 지난해 반환된 바 있다. 업계는 이번 MSD와의 계약으로 한미약품 연구개발이 결실을 맺었다고 평가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이번 계약으로 인한 수령금은 향후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대웅제약은 라니티딘 제제 '알비스' 판매 중지, 메디톡스와의 소송 비용 및 나보타 수출 감소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성 강화를 위해선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예방영역 강화 등 사업 다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론칭한 웨어러블 심전도기 '모비케어'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다.


여기에 승인을 앞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프라잔'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해외에선 중남미 국가 중 두 번째로 큰 시장인 멕시코에 진출했으며, 연내 미국과 중국 임상도 진행될 예정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전체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으며 추가 성장동력으로 예방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펙수프라잔은 수출 계약을 체결한 멕시코와 임상을 앞둔 미국과 중국 외에도 중동, 증남미 등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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