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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마이데이터, 플랫폼 금융의 서막

  • 입력 2020.08.10 06:00 | 수정 2020.08.08 22:18
  • EBN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강승혁 기자/금융증권부강승혁 기자/금융증권부

신용정보법 개정에 따라 은행·보험·카드·통신사에 흩어진 금융정보 거래를 한데 모아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의 빗장이 풀렸다.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예상된다.


요컨대 한정식집에선 정통 한식정찬만, 중국집에선 중화요리만 내왔던 게 과거라면 이제부터는 어느 곳에서나 황탯국과 짬뽕을 결합한 퓨전 황태짬뽕처럼 새로운 메뉴도 맛볼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금융업에 빗대면, 이종산업 간의 데이터 융합으로 개인의 취향에 더욱 부합하는 혁신서비스가 나올 수 있게 된다.


음식점 마케팅에서도 선점효과가 중요하듯 금융사도 그렇다. 마이데이터 시대를 겨냥한 서비스를 대거 출시하고 있다. 업종 구분없는 '플랫폼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KB국민카드는 마이데이터 관련 서비스 중심으로 전면 개편한 '리브 메이트 3.0'을 선보였다. 고객 자산을 키우고 가꾸는 '자산살림청'을 모토로 고객 소비 패턴에 맞는 혜택을 연결해 알려준다. 금융 자산 현황과 소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적의 맞춤형 금융 상품을 추천∙조언한다. 은행, 카드, 보험, 증권 등 130여 개 금융 기관의 금융 자산 정보와 연동한다.


동종업계는 물론 자산관리서비스로 유명해진 핀테크업체 '뱅크샐러드'와도 경쟁이 예상된다. 뱅크샐러드는 '마이데이터 라이프 플랫폼'이 되기 위해 조직구조를 싹 바꿨다. 고객의 니즈에 따라 서비스와 관련된 신규 팀이 생성되기도, 반대로 미션에 부합되지 않을 경우 해체될 수 있는 '스쿼드' 조직을 만들었다.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핀크는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과 자동차보험 관련 업무 제휴를 맺는데 이어 마이데이터 사업과 연계해 개인별 삶에 딱 들어맞는 세분화된 보험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협력관계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핀크는 휴대폰 이용 정보를 통신신용점수로 산출하는 비금융 신용평가 시스템 'T스코어'로 마이데이터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는 마이데이터 사업추진단을 구성했고,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등 거대 ICT 기업을 모회사로 둔 핀테크업체들도 마이데이터 시장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향후 참여 업체들은 더 늘어나 경쟁전은 더욱 가열찰 전망이다.


첨예할 경쟁 과정에서 사업자들은 '데이터 품질'과 '소비자 보호'를 잊는 즉시 도태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 소비자들은 주는대로, 있는대로 쓸 만큼 지고지순하지 않다. 경쟁업체들의 서비스가 널려있는데 정보가 유출되거나 정밀한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는 기업의 서비스를 쓸 이유가 없다.


마이데이터 시대에는 고품질 데이터의 기준이 더욱 복잡다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식재료를 같이 쓸 수 있게 됐으니 어떻게 버무리느냐에 따라 맛있음의 정도도 달라지는 것과 같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로 요금 부과를 할 때 저품질 데이터로 잘못된 값을 도출한다고 생각해보자. 데이터 품질은 값뿐만 아니라 그 구조부터 개발자까지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에서의 검증이 필요하다.


데이터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유출 위험이 크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데이터 결합을 위해 제3자에게 공유할 때는 가명정보로 처리토록 했다지만, 데이터를 비식별처리해도 공격에 취약하지 않다고 할 수 없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개인의 데이터 주권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정의가 헛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활용과 보호 두 가치를 모두 충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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