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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식의 이행저행] "우물은 깊은데 두레박줄이 짧다"

  • 송고 2021.06.15 00:06 | 수정 2021.06.15 00:08
  • EBN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신주식 금융팀장.

신주식 금융팀장.

지난 14일 3개월만에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나섰던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경단급심(綆短汲深)'이라는 사자성어를 꺼내들었다.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두레박 줄은 짧은데 우물이 깊다라는 뜻이나 중국에서는 능력은 부족한데 책임이 부족하다는 겸손의 의미로 사용된다.


이동걸 회장은 한자 그대로 사자성어를 풀이하며 인내자본을 언급했다. 많은 기업과 투자자들이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초기지원에 나서는 것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후 시장에 정착하고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필요한 대규모의 인내자본을 공급하는 민간자본이 부족한 현실을 사자성어에 빗댄 것이다.


이동걸 회장 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스타트업 발굴 이후 투자가 지속되지 않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고민을 지속하고 있으나 많은 현금을 보유한 자산가들은 여전히 부동산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8년 9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동걸 회장은 "미국의 경우 벤처에 투자해 돈을 벌었기 때문에 그 돈이 다시 벤처 성장에 들어가는건데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강남 사모님들을 설득해 부동산이 아니라 펀드에 투자하도록 이끌어내는 직원이 있으면 내가 큰 상을 주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이동걸 회장은 당시 직원들과의 약속을 상기시키며 "강남에서 1조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오는 직원이 있으면 부행장으로 만들어주겠다고 한 약속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스타트업에 대한 스케일업 투자는 정부가 지원하거나 산업은행이 후순위 투자하면 이를 믿고 민간자본이 선순위 투자하는 수준이며 민간자본이 모험자본에 들어와서 인내자본을 형성하는 것은 굉장히 취약한 수준이다. 반면 부동산 시장에는 인내자본이 참 많이 있다는 것이 이동걸 회장의 지적이다.


"정부에서 세금을 물려도 버티고 10년씩 부동산에 자금을 묻어두고 버티는 인내자본은 참 많다"는 이동걸 회장은 "최근 강남 부동산에서 돈을 번 부자들이 일부 벤처투자에 손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극히 일부로 부동산 외에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한 것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손정의 비전펀드 같은 펀드가 국내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한국투자공사(KIC)를 자회사로 인수해 투자에 나설 수 있다면 비전펀드에 버금가는 펀드를 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드러냈다. 산업은행만으로는 아무래도 '두레박줄'이 짧아 깊은 우물 속의 물을 길어올리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국책은행의 규모를 키워 대규모 인내자금을 운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2019년 10월 간담회에서 수출입은행과의 합병 이야기를 꺼냈으나 뭇매만 맞고 앞으로 다시는 언급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하지만 쿠팡, 마켓컬리 등 유니콘으로 성장한 스타트업들이 국내에서 인내자본을 조달하지 못해 해외에서 투자를 받고 그 과실을 해외 투자자들이 가져가는 현실에서 '두레박줄'을 더 길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 모습이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혁신성장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쌍용차, HMM, 대우건설, 한진칼 등 구조조정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이동걸 회장은 구조조정을 빨리 끝내고 우리나라 경제의 도약을 위해 혁신성장에 매진해야 한다는 점을 또다시 강조했으나 시장에서는 당장 우리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업들의 경영정상화와 이를 위한 지원방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우조선 매각 관련 질문에 대해서는 "지역이기주의가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고 있는데 지역 시민단체나 노조는 그동안 뭘 했나"라고 비판하며 "해외 도시재생 성공사례 책을 좀 참고해서 낡은 산업을 버리고 혁신에 나서 도시를 재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에 대해서는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고 자생력이 미흡하며 산업은행 관리하에 극심한 모럴해저드가 만연돼 정상화에 방해가 됐다며 날선 비판을 서슴치 않았다.


이동걸 회장은 "세상은 변했는데 과거 산업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보다 기득권 지키기와 현상유지만을 위한 주장으로 성장잠재력이 저하되고 비용은 지역경제를 넘어 국가경제로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상은 변했지만 민간자본은 여전히 부동산에서만 수익을 바라보고 있으며 스타트업들은 여전히 초기 자본유치 성공 이후 만성적인 자금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한데 이어 마켓컬리도 해외투자자 유치를 위해 미 증시 입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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