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무료 업데이트(Ver.2.0) 배포·유료 콘텐츠(DLC) 별도 발매
'출시 1년 반' 사계절 반복되던 콘텐츠 갈증 해소될지 업계 주목
처음 닌텐도 스위치 '모여봐요 동물의 숲(모동숲)'을 했을 때처럼 들떴다. 이번 주말은 모동숲으로 내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지난 5일 닌텐도가 모동숲에 대규모 무료·유료 콘텐츠를 추가한지 이제 갓 하루가 지난 시점에서 '새로워진' 모동숲을 플레이해 본 소감이다.
새로운 섬에서의 미션 또는 '카페 비둘기 둥지', 요리 레시피 등 기존 섬에 등장한 신규 콘텐츠를 플레이 해보니 출시 이후 1년 반 동안 느낄 수 밖에 없었던 익숙함과 지루함, 막막함같은 갈증이 다소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신규 콘텐츠로 이야기를 확장하며 다시 한 번 '갓겜'의 부활 신호탄을 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닌텐도는 지난 5일 닌텐도 스위치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모동숲)'에 무료 업데이트(Ver.2.0)을 배포하고 유료 추가 콘텐츠(DLC·다운로드 콘텐츠) '해피 홈 파라다이스'를 발매했다. 해피 홈 파라다이스는 별도 판매 콘텐츠로 구매 후 다운로드 작업을 거치면 기존 게임에 새로운 스토리가 추가된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닌텐도의 인기 타이틀 '동물의 숲'의 닌텐도 스위치 버전 게임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집콕'이 늘어나 게임 특히 모동숲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모동숲은 닌텐도 스위치 품귀 현상까지 이끌며 대박 게임 대열에 들었고 지난해 3월 발매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30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려 닌텐도 대표 타이틀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동숲을 떠나는 이용자들도 대거 발생했다. 첫 1년은 계절 이벤트, 부활절·할로윈 등 특별 이벤트 등이 진행되며 쉴 새 없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1주년이 지나면서부터는 한정된 콘텐츠가 문제가 됐다.
특히 4월 부활절 이벤트나 10월 할로윈 이벤트 등 특정 이벤트의 경우 전년도와 똑같은 내용의 이벤트가 반복되면서 게임의 재미가 반감됐다. 1년 전과 똑같이 나무, 땅, 물에서 에그를 얻고 똑같은 가구를 만드는 식이었다. 새로운 부활절 이벤트를 기대했던 이용자들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물론 모동숲의 주요 놀거리는 섬 꾸미기, 동물 친구 만들기, 돈 벌기 등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 속도가 매우 빨랐고 한편으로는 방대한 콘텐츠 꾸미기에 지친 이용자들도 동시에 늘어났다. 새로운 콘텐츠의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결국 닌텐도는 지난 5일 무료 업데이트(Ver.2.0)를 진행하고 유료 다운로드 콘텐츠(DLC)를 별도 발매하는 자구책을 마련했다.
무료 업데이트(Ver.2.0)로 추가된 콘텐츠로는 △박물관 2층 내 '카페 비둘기 둥지' 오픈 △갑돌의 보트 투어 △'파니엘의 섬' 내 광장 추가 △생활 서포트(그룹 체조·섬 조례 제정 등) △요리 레시피·천장 가구·카메라 앱 버전 업·마일 교환 등) △주민과의 관계 개선(주민이 내 집 방문·약속 잡기·이웃과의 교류)다.
유료 추가 콘텐츠 '모여봐요 동물의 숲 해피 홈 파라다이스'는 주 무대에서 떨어진 휴양섬 '파라다이스 플래닝'에서 스태프로서 동물들이 꿈꾸는 별장을 만드는 일을 도와주는 콘텐츠다. 휴양섬에서 이용자는 칸막이 벽 설치, 조명·환경음·방 크기 조정 등 인테리어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지난달 중순 닌텐도가 모동숲에 새로운 즐길거리를 대거 추가한다고 발표하자 이용자들은 '갓겜(신을 뜻하는 '갓(God)'과 게임의 합성어)'이 돌아왔다며 먼지쌓인 닌텐도 스위치를 꺼내도 되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정말 다시 갓겜이 될 수 있을까". DLC를 구매하고 닌텐도 스위치를 업데이트하는 동안 반신반의했던 것과 달리 막상 모동숲을 시작해보니 처음 이 게임을 접했던 때처럼 설렜다.
게임을 켜자마자 여울이 '섬의 조례를 새로 정할 수 있다'며 처음 안내한 데 이어 '별장을 만들 수 있는 스태프를 구한다(유료 추가 콘텐츠)', '박물관 내에 카페를 만들기 위해 마스터를 찾아달라(카페 비둘기 둥지)'는 안내를 연거푸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전작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튀동숲)'을 해보지 못한 입장으로서는 튀동숲에 이어 모동숲에도 등장한 카페가 가장 기대돼 카페 만들기에 가장 먼저 도전했다.
먼저 무료 업데이트에 유료 DLC까지 신규 콘텐츠가 추가되면서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됐다는 것을 곧바로 실감할 수 있었다.
카페 비둘기 둥지를 오픈하기 위해서는 마스터를 찾아야 한다.→마스터는 '갑돌 보트 투어'로 떠난 섬에서 찾을 수 있다.→하루 한 번 떠날 수 있는 갑돌 투어 섬에서는 '새로운 토용'도 찾을 수 있다.→새로운 토용을 찾아와 심으면 하루 뒤 토용이 자란다.→자라난 토용으로 또 무언가 게임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신규 콘텐츠들이 서로 엮여 있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참고로 갑돌 보트 투어로 떠난 첫 번째 섬에서 '새로운 토용'을 찾아오지 못했으니 갑돌 투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현실 시간으로 하루를 더 기다려야 한다. 여기에 토용을 찾아와 물을 주고 다시 토용이 자라는 것을 기다릴 때까지 게임을 더 해볼 수밖에 없다.
이번엔 유료 콘텐츠 '해피 홈 파라다이스'도 이용해 봤다. 일꾼이 되기 위해 비행장에서 다른 섬으로 떠나니 새로운 섬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새 NPC 방글, 솜이의 안내를 받아 작업복으로 갈아입었다. 이내 첫 동물 친구(고객) '엘레핀'이 '힐링 독서 타임'을 즐길 수 있는 별장을 만들어달라 요청했다.
별장은 아직까지 작은 방 하나만큼의 크기였다. '힐링 독서'라는 테마가 정해져 있는 만큼 인테리어 가구도 특정 범위로 한정돼 있었다. 방대했던 기존 섬 전체와 3층 집을 꾸며야 하는 부담이 커 모동숲을 한동안 떠나 있었던 유저로서는 별장 꾸미기가 훨씬 간단하고 좋았다. 짧은 시간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미션이었다.
이 휴양섬 역시 기존 섬과 마찬가지로 전체를 유저가 자유롭게 꾸밀 수 있다. 경험을 쌓다보면 다양한 인테리어 기술도 습득할 수도 있다. 또 휴양섬에서는 '벨'이 아닌 신규 화폐 단위 '푸키'를 사용하기 때문에 새로운 돈 벌기 콘텐츠도 시작된다.
더욱이 휴양섬에는 '덩굴' '금빛 이끼' 등 새로운 꾸미기 요소가 등장해 휴양섬 뿐만 아니라 기존 섬 꾸미기 노동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처음 모동숲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요소들이다.
퇴근 후 다소 짧은 시간 플레이를 해본 탓에 수납공간 확장, 요리 레시피 획득, 동물 주민과의 교류 등 아직 이용해보지 못한 크고 작은 콘텐츠가 다수 남아있는 상태다. 특히 '밀'과 같은 신규 요리 레시피 재료를 얻기 위해 파니엘의 섬에 새로 생긴 광장을 찾아가야 하는 미션도 아직 남아있다.
다만 지금은 많아 보이는 이 즐길거리들이 언제 다시 식상해질지 모른다는 걱정도 앞섰다. 신규 콘텐츠들 역시 기본적으로는 섬 또는 방 꾸미기, 돈 벌기, 레시피 배우기 등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출시 이후 1년 반 동안 이 모든 것을 반복해 왔던 모동숲 마스터들이 빠르게 신규 콘텐츠를 소비하면 또 다시 콘텐츠에 대한 갈증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닌텐도 스위치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무료·유료 콘텐츠 추가로 신규 및 복귀 이용자를 흡수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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