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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예고된 참사 '테라-루나' 사태가 남긴 것

  • 송고 2022.05.18 06:00 | 수정 2022.09.22 21:00
  • EBN 관리자 (rhea5sun@ebn.co.kr)

최화인 금융감독원 블록체인발전포럼 자문위원

최화인 금융감독원 블록체인발전포럼 자문위원ⓒEBN

최화인 금융감독원 블록체인발전포럼 자문위원ⓒEBN

불과 열흘 전 100달러를 넘어서던 루나가 현재 가치 0원(0.0002달러)에 수렴하고 있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라와 루나의 시가총액 중 450억 달러, 우리 돈 58조원이 사라졌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도대체 왜?


이번 테라-루나의 가격폭락에는 구조적으로 세 가지 요인이 있다. 첫 번째는 테라의 기초자산인 루나의 자산성 유지 구조가 허술했다는 점, 두 번째는 미국 정부의 스테이블 코인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세 번째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금융 역량 부족이다.


첫 번째 요인이 사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다. 테라 폼 랩스는 루나의 자산성 확보 방안을 철저히 루나와 비트코인에 의존하고 있어 디지털자산 시장 전체가 폭락할 경우를 대비하지 않았다.


1달러의 가격으로 수렴되는 테라(UST)의 기초자산은 루나다. 루나의 자산 가치는 오로지 알고리즘에 근거해 차익거래 실현으로 유지될 것으로 가정했다. 만약 루나의 가격이 떨어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


권도형 대표는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을 팔아서 루나의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여기엔 중요한 전제가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이거나 적어도 유지될 때만 가능한 해결법이다. 만약 루나와 함께 비트코인 가격이 동반 폭락할 경우 비트코인을 팔면 팔수록 비트코인 가격은 더욱 내려가고 루나의 가격도 같이 하락한다. 이번 사태가 바로 여기에 해당했다.


서클코인(USDC)이나 테더(USDT)처럼 디지털시장 밖에 테라(UST)의 자산성 유지가 되는 기초자산(USDC나 USDT는 발행량과 동량의 미 달러를 은행에 예치해 놓고 있다)이 있었다면 상황은 지금처럼 심각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두 번째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미국 정부의 규제 의지다. 이미 작년부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재무부에서는 누차 스테이블 코인을 통한 De-Fi와 Dex에서의 자금세탁과 러그풀 문제를 지적했고, 특히 올 들어 대규모 뱅크런 발생 가능성을 경고했다.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기관을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로 보호되는 은행으로 제한하자는 제안이 나왔었는데, 이번 테라 폭락으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정부가 이번 사태를 의도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미 정부는 이번 테라 폭락으로 인해 스테이블 코인 규제의 명분을 확실히 얻었다.


세 번째 디지털자산 시장의 자체적인 금융역량 부족이다. 2017년 이후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운 좋게 초기에 진입한 크립토 벼락부자들을 기반으로 디지털자산 시장 내 금융기업들이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블랙록, 시타델 등 전통시장에서의 금융 강자들이 디지털자산 시장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디지털자산 시장이 전통 금융시장의 작전과 세력을 감당해낼 역량이 있는가.


여러 가지 추측과 음모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카르다노 창시자 찰스 호스킨슨은 "블랙록과 시타델이 제미니 거래소에서 10만 비트코인을 빌린 후 이번 테라 및 루나 하락을 설계, 큰 수익을 얻었다는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는 내용을 리트윗했다.


당연히 블랙록과 시타델은 공식 부인했다. 루머가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명확한 것은 이번 테라-루나 폭락으로 국내외 많은 블록체인 전문 VC들과 대형고래들이 털렸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일들은 반복해서 일어날 것이다.


권도형 대표는 불과 열흘 전까지 블록체인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고, 자신감에 차서 12조 원어치의 비트코인을 매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일주일 전엔 트위치로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암호화폐의 95%는 사라질 것이라며 그걸 지켜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라는, 다소 경박하고 무신경한 발언을 더했다.


그의 말이 맞다. 많은 코인들은 사라질 것이다. 기술적 역량의 부족으로 혹은 사업모델의 경쟁력 미비로 인해 많은 투자자들의 피눈물을 뒤로 하고 사라질 터다. 그러나 자취를 감출 95%의 코인에 본인이 만든 테라와 루나가 포함될 것이라는 생각은 그때는 조금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권 대표의 발언은 자기실현적 예언이 되고 말았다.


권 대표도 지금 피눈물을 흘리고 있겠지만, 투자자들이 흘리고 있을 피눈물의 양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투자 피해자가 국내에만 20만 명이다. 불과 열흘 전 100달러를 오갈 때 루나를 샀다가 몇 센트로 떨어지는 과정을 겪은 사람이 있다면 어찌 그의 멘탈이 온전할 수 있겠는가. 상황을 지켜본 모든 이가 얼이 빠져나가는 속도였다. 여태껏 수천 종이 넘는 암호화폐가 나왔다. 그러나 어떤 암호화폐도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극적으로 폭망하지는 않았다. 역사상 유래가 없는 사건이 벌어진 셈이다.


이 와중에도 상폐빔을 맞아보겠다며 죽음의 폭탄돌리기에 동참했다가 손실을 입은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세력들이 쳐놓은 덫에 스스로 걸어 들어가면서도 본인은 덫인 줄 알고 들어갔기 때문에 빠져나올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이들은 거래를 재개했던 거래소가 본인들을 기만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사실 다들 알고 있지 않았던가. 이미 테라-루나는 회복 불능 상태라는 사실을.


결국 우리에게 남은 것은 욕심과 자만심을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한다는 가혹한 가르침이다. 그리고 기술기반 자산에서 자산성의 근간은 결국 기술에서 나온다는 당연한 진리다. 테라 네트워크는 속도나 확장성, 보안성과 같은 기술력으로 승부를 본 메인넷이 아니다.


오로지 루나의 가격 상승의 동력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모든 것을 잃었어도 테라 네트워크의 기술 경쟁력이 있었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테라 네트워크는 비트코인도, 투자 파트너들도, 시장의 신뢰도 모두 잃었다. 기술력은 원래부터 없었던 것 같다. 그들에게 “또 한 번”이 있을까. 슬픈 질문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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