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눈돌리는 韓 OTT…수익성 개선 '발등의 불'

송고 2022.06.14 13:30 | 수정 2022.06.14 13:30
EBN 연찬모 기자 (ycm@ebn.co.kr)

국내 OTT 3사, 지난해 1500억원대 적자

수익 악화 및 가입자 감소에도 대규모 투자 예고

"올해 해외 진출 원년", 정책적 지원 기대감도

ⓒ각 사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사업자들이 출혈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신음하고 있다. OTT 시장 내 국내외 사업자들이 크게 늘어난데다 가입자 감소 추세까지 이어지면서 투자 비용 회수에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주요 사업자들은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를 돌파할 타개책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웨이브, 티빙, 왓챠 등 국내 OTT 사업자들은 지난해 총 15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는 지난해 230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28%의 매출 성장률을 나타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58억원으로 1년 새 적자폭이 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티빙과 왓챠의 매출은 각각 1315억원, 708억원으로 전년 대비 750%, 86% 가량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을 면치 못했다. 티빙의 영업손실액은 7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9% 늘었다. 왓챠도 전년 대비 60% 증가한 2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OTT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 시장 확대에 따라 플랫폼들이 늘어나면서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것이 수익성 악화의 주된 배경"이라며 "최근에는 엔데믹 전환과 함께 이용자들의 구독 피로도 등이 맞물리면서 가입자 수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어 당장 수익성 개선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웨이브와 티빙의 경우 오는 2025년까지 각각 1조원, 5조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약속한 상태지만, 수익과 직결되는 가입자 수는 지속 감소하는 상황이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의 조사 결과, 지난 4월 웨이브의 월별 이용자 수는 433만명으로 올해 1월(492만명)과 비교해 12%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티빙의 월별 이용자 수도 지난 1월 419만명에서 4월 386만명으로 8% 가량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왓챠는 129만명에서 112만명으로 13% 가량 줄었다.

이같은 시장 상황에 따라 각 사도 해외로 눈을 돌리는 중이다. 해외 시장에서 K-콘텐츠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가입자 확대 등 외형 성장을 기반으로 수익성 개선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왓챠는 2020년 국내 OTT 최초로 일본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올해에는 일본에 이어 동남아 시장으로의 진출을 예고하기도 했지만, 현재 관련 계획을 수정하고 아시아 외 지역까지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빙은 올해 대만,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네이버 등 파트너사와 협업을 진행 중이다.

웨이브 역시 미국과 유럽 시장 등으로 진출을 위해 지난해부터 상표권 등록 등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한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 역시 "웨이브가 세계적인 K-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역량을 모으겠다"며 해외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일부 사업자들은 해외 진출과 관련해 정부의 지원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국내 OTT 사업자의 해외 진출을 위한 현지 시장 조사를 비롯 국제 OTT 포럼 개최 등에 3억5000만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국내 OTT 사업자의 해외 진출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예고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달 열린 '제3차 디지털미디어 콘텐츠 진흥포럼'에서 "국내 OTT 플랫폼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 콘텐츠와 함께 더 넓은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OTT 국제행사 개최, 해외거점 연계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국내 OTT 업계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혁신성장과 해외 진출 지원과제를 발굴하고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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