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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주말와인] 풀밭 위의 점심식사처럼…'르 쁘띠 피크니크'

  • 송고 2022.10.01 02:00 | 수정 2022.10.01 02:00
  • 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보르도 전통와인 유기농컵에 담아 피크닉용으로 출시

명화 '풀밭위의 점심식사'처럼 파격 선보인 와인장인

명화·실용성 만남&친환경…인근 마을과의 공생 체계

90년 역사 '떼레 드 비흐뇽', 1200명 와인 양조가 연대

프랑스 보르도 출신인 '르 쁘띠 피크니크(Le Petit Pique Nique)'는 와인 한 병(750ml)을 4개의 용기에 나눠 담아 하나의 패키지로 출시된 실용적인 와인이다.ⓒ떼레 드 비흐뇽

프랑스 보르도 출신인 '르 쁘띠 피크니크(Le Petit Pique Nique)'는 와인 한 병(750ml)을 4개의 용기에 나눠 담아 하나의 패키지로 출시된 실용적인 와인이다.ⓒ떼레 드 비흐뇽

이번은 '작은 소풍'이란 이름을 가진 와인이다. 외형만큼이나 작고 아담하다.

프랑스 출신인 '르 쁘띠 피크니크(Le Petit Pique Nique)'는 와인 한 병(750ml)을 4개의 용기에 나눠 담아 하나의 패키지로 출시된 실용적인 와인이다. 컵와인 하나당 187ml의 용량으로 캠핑 피크닉같은 야외활동에 마시기 좋은 와인으로 만들어진 걸 한 눈에 알 수 있다.


명화를 담은 작은 컵와인…실용성에 심미감 그리고 친환경


와인의 라벨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바로 에두아르 마네(Édouard Manet)의 작품 '풀밭 위의 점심식사( Le Déjeuner sur l'herbe)'가 라벨에 그대로 들어가 있는 이 와인은 실용성과 함께 심미성을 담았다. 누구든지 산책 중이던, 소풍 중이던 와인 한잔 하면서 명화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명화를 라벨로 사용한 와인들은 시중에 많지만, 르 쁘띠 피크니크처럼 컵 모양의 와인에 명화 라벨이 담긴 신선한 시도가 이색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름처럼 가볍고 여유롭게 프랑스 보르도의 전통 와인을 즐기도록 하면서 환경을 생각했다. 르 쁘띠 피크니크는 엄격한 와인의 생산 기준은 물론 용기의 생산까지 하나의 유기농 제품을 표방한다. 이 용기는 재활용이 가능하고 분해되는 플라스틱 용기다. 유럽 CE(Conformite European, 제품이 안전, 건강, 환경 및 소비자보호와 관련된 유럽규격)인증, 미국 FDA 식품용기 규정을 준수했다.


에두아르 마네(Édouard Manet)의 작품 '풀밭 위의 점심식사( Le Déjeuner sur l'herbe)'ⓒ떼레 드 비흐뇽

에두아르 마네(Édouard Manet)의 작품 '풀밭 위의 점심식사( Le Déjeuner sur l'herbe)'ⓒ떼레 드 비흐뇽

레드 블렌드 와인의 경우 높은 환경 가치 (High Value Environment, HVE) 인증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HVE인증은 2007년부터 시작된 농업 운영의 환경인증으로 (까다롭기로 유명한) 프랑스 농림부가 주관한다. 환경을 생각한 농업 운영을 목표로 하며 인증 단계는 총 세 개다.


이 인증은 농장의 모든 활동 즉 재배, 번식 및 동물의 환경 모두를 포함해 친환경 요소를 사용했음을 의미한다. 작은 컵와인에 담긴 엄격한 친환경 기준은 이 와인을 다시보게 끔한다.


두 바다 사이 포도밭…'앙트루 두 메르'의 균형미


르 쁘띠 피크니크는 메를로를 기본으로 하는 카베르네소비뇽을 혼합한 와인이다. 르 쁘띠 피크니크가 생산되는 포도원은 앙트르 두 메르(Entre-deux-mers) 지역으로 와인을 공부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접하는 보르도의 좌안과 우안 사이 즉, 가론강(La Garonne)과 도르도뉴 강(La Dordogne) 사이에 위치해 있다.


진흙성질을 가지고 있어 보르도의 와인 양조가들은 상대적으로 포도가 빨리 익는 메를로를 심게 되었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메를로는 100% 단일품종으로 사용하기보다 다른 품종과 혼합(Blend)하여 와인을 만드는데 이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품종이 카베르네소비뇽이다.


떼레 드 비흐뇽의 일러스트ⓒ떼레 드 비흐뇽

떼레 드 비흐뇽의 일러스트ⓒ떼레 드 비흐뇽

메를로가 와인의 풍부한 과실향과 입안에서의 부드러움을 만들어내는 품종이라면 카베르네소비뇽은 입안에서 혀를 조여주는 느낌의 탄닌감과 걸죽한 정도를 만들어주는 구조감을 만들어 준다. 검붉은 빛깔을 나타내며 한 모금 마시면 메를로의 과일향이 마지막 목넘김까지 은은하게 남아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와인 혼합시 메를로의 함량이 높아 마시기 부드러워 음용하기가 편하다. 카베르네소비뇽 덕분에 목 끝에서 조여주는 듯한 느낌이 전체적인 와인의 균형감을 맞춰준다. 너무 부드럽고 마시기 편하면 와인이 가볍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치즈와 과일종류에도 잘 어 울린다. 특히 이 와인은 육류와 함께 즐길 때 육즙의 풍미를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작은 소풍이라는 이름 답지 않게 음식과 함께 즐긴다면 매우 좋은 마리아주를 경험할 수 있다.


1930년 경제 불황 앞에 뭉친 와인 조합 '떼레 드 비흐뇽'…연대의 시작


그림 2 떼레 드 비흐뇽 홈페이지에 나온 이미지, 와인 조합이 가진 철학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르 쁘띠뜨 피크니크를 만든 '떼레 드 비흐뇽(terre de vignerons)'은 소규모 와인 양조장의 조합으로 와인 역사상 가장 큰 전염병으로 널리 알려진 필록세라 (Phylloxera, 포도나무 뿌리에 살고 있는 진딧물로 뿌리의 진액을 빨아먹고 산다.


19세기 후반에 유럽의 포도나무를 황폐화시킨 적이 있음)의 창궐, 세계대전과 미국의 금주법시행으로 경제위기를 겪던 1930년대 초반에 탄생했다. 심각했던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소규모 재배업자들이 각자의 노하우와 능력을 합쳤던 것이다.


조합의 가장 큰 장점은 포도 농가들이 개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양조, 제조, 영업 등 모든 부분을 시스템화 하였고 각자의 역할에 집중하도록 만든 셈이다. (이 때문에 당시 경제가 어려웠음에도 포도 재배업자들은 좋은 품질의 포도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들 조합은 약 90년 동안 강력한 결속력을 보이며 활발한 활동을 벌였고, 수출시장을 개척하는 데도 앞장섰다. 그 결과 떼레 드 비흐뇽 와인조합에는 1200명의 와인 양조가, 1만5000 핵타르(축구장 2100개 크기)의 포도밭 규모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세계 33개국에 와인을 수출하고 있다.


와인 양조 장면.ⓒ떼레 드 비흐뇽

와인 양조 장면.ⓒ떼레 드 비흐뇽

와인 조합은 설립 당시 매우 파격적인 아이디어 였다. 당시 양조장은 독립된 형태가 많아 오직 자신만이 추구하는 와인의 품질향상에 집중하는 일이 많았다. 때문에 자신의 양조 철학과 맞는 사람들, 적합한 지형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떼레 드 비흐뇽 와인 조합은 이 와는 달리 와인 양조가를 비롯하여 양조장에서 일하는 직원(직원 중에서도 남과여를 모두 동등하게)와 인근 마을과의 공생을 항상 염두에 두었다.


또한 포도밭을 관리함에 있어서도 주변의 마을과 상생하며 환경과 와인의 품질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재배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위기 속에 태어난 와인 조합은 좋은 선례를 남기며 메독(Médoc, 보르도의 와인 생산지역으로 복합적이며 기품있고 파워풀한 와인으로 유명하다) 같은 이웃 지역에도 빠르게 전파되기 시작한다.


현대미술의 시작…보르도 전통와인을 컵에 담은 파격


이른바 '컵와인'이라 쉽고 가볍게 마실 수 있어 생각 못할 수 있지만, 이 와인의 라벨에 사용된 명화와 와인조합의 설립 히스토리를 보면 흥미롭다. 르 쁘띠뜨 피크니크 레드 블렌드 라벨로 사용된 '풀밭위의 점심식사'는 인상주의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작품으로 전원을 배경으로 잘 차려 입은 두 명의 남성과 함께 있는 누드인 한 여인과 옷을 거의 벗은 또 다른 여인을 묘사했다.


당시 많은 논란과 혹평이 오갔는데 후에 마네는 인상주의 화가뿐 아니라, '현대미술의 시초'로 인정받게 된다. 가혹한 대중의 혹평을 이기지 못하고 작품활동을 멈췄다면 우리는 지금의 마네 작품을 만나볼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EBN 자료 사진

ⓒEBN 자료 사진

떼레 드 비흐뇽 와인 조합의 설립은 당시 전쟁과 기근으로 불어닥친 경제불황에 무너져가는 프랑스 와인 시장에 새로운 생기를 넣은 전환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마네와 마찬가지로 와인 양조가들이 양조활동을 멈췄다면 지금의 보르도 와인이 있었을까.


특히 조합 설립 이전부터 수십년을 유지한 와인 양조장들은 현재까지 90년 가까이 유지되었다. 어림잡아도 조합에 속한 양조장들은 최소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곳들이다. 이러한 보르도 전통 와인을 친환경의 개념을 담아 컵와인에 담았다는 점은 파격적이다. 르 쁘띠 피크니크 와인은 자신들의 파격을 이러한 명화의 뒷이야기를 통해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가격은 1만원대이다. (187ml 4개 한세트) [자료참고: (주)니혼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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