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철강 본업 '주력'…포스코 "1등 제품으로 최적화 전략"

  • 송고 2014.03.31 18:18
  • 수정 2014.03.31 18:19
  • 박상효 기자 (s056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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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강판, 에너지강재, 파이넥스 기술에 주력

기술·마케팅 융합, 고유기술 개발로 경쟁력 강화

´철강 명가(名家) 재건´을 기치로 내건 포스코 권오준호(號)가 정식 출범했다. 권오준 회장은 ´포스코 더 그레이트(POSCO the Great, 위대한 포스코)를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고 경영 전반의 쇄신을 위해 ´혁신 포스코 1.0´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 더 그레이트'는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 세계인으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권 회장은 이를 위해 ▲ 철강사업 본원 경쟁력 강화 ▲ 선택과 집중을 통한 미래 신성장동력 육성 ▲ 사업구조 효율화 및 재무구조 개선 ▲ 조직·제도·기업문화 등 경영인프라 쇄신 등 4대 혁신 과제를 제시했다.

이 중에서도 포스코의 올해 전략 방향의 핵심은 '철강 본원경쟁력' 강화이다. 기술과 마케팅의 융합을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포스코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주요 골자로 구체적으로는 경쟁사와 5%p의 이상의 수익격차를 유지해내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판매부문에선 고부가가치제품을 늘려 수익성을 확대할 전략이다. 파이넥스 등 혁신 철강기술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자동차용 초고강도강, 에너지산업용 극후물제품, LNG 탱크용 극저온강 등 선도적 기술을 바탕으로 고수익 핵심 수요 산업으로의 판매량을 확대키로 했다.

또한, 'World First, World Best' 제품의 차별화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제고함으로써 철강 본원 경쟁력을 강화해 저품질 철강재로 구성된 중국의 초과 공급과 엔저를 내세운 일본의 저가 공세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는 제품의 40%를 수출한다. 주력 제품은 자동차, 조선용 강판이다. 철강경기 침체와 원고엔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포스코는 고부가제품 개발에 답을 찾았다.

포스코는 고부가가치 제품판매를 늘려 제 값을 받고 판다는 전략이다. 이에 포스코는 자동차강판, 에너지강재, 파이넥스 기술에 주력하고 있다.

포스코 대표 자동차강판은 TWIP강이다. TWIP강은 무게를 낮추면서도 강도는 높이는 차세대 강이다. 철에 망간(Mn), 알루미늄(Al) 등을 섞어 만든 강판으로, 일반 자동차강판보다 3∼4배 강하고 무게는 30%정도 가볍다. TWIP강은 이탈리아 피아트사의 ‘뉴 판다’ 범퍼 등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으며 조만간 다른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도 공급될 예정이다.

차세대 자동차용 초고강도강(TWIP강)은 일반적으로 철강제품은 강도가 높으면 가공성이 떨어지는데 비해 초고강도 수준에서 최고수준의 가공성을 가지는 제품으로 포스코의 주력 상품이다.

TWIP강은 형상이 복잡한 자동차 부품을 쉽게 가공할 수 있고 부품 두께가 얇아도 강도가 충분하기 때문에 연비향상을 위한 차량 경량화는 물론, 차량 충돌시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강점이 있어 '꿈의 소재'라 할 수 있다.

TWIP강을 사용함으로써 차체를10% 경량화하면 연료비가 3~7% 절약되고 CO₂ 배출량도 13% 정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TWIP강은 자동차의 경량화와 부품 제조비용을 동시에 절감할 수 있는 '윈-윈(win-win)' 상품으로 환경자동차가 본격화되는 2015년엔 자동차용 고강도강판의 주력 제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TWIP 개발은 10여 년의 연구 및 개발기간이 소요됐고 적잖은 비용도 투입됐다. 특히 강도를 높이면서도 쉽게 가공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상반된 연구방향 탓에 시행착오도 상당했다.

현재 TWIP강은 포스코가 원천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럽의 철강사는 포스코의 TWIP강과 같은 고연성 제품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유럽의 메이저 자동차사인 파아트(PIAT)에 처음으로 TWIP강이 적용됐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TWIP 보다 원가 경쟁력이 우수한 X-AHSS도 연구개발중에 있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2009년 멕시코에 연산 40만t 규모의 자동차강판 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제 2 공장을 추가 준공함으로써, 총90만t 규모의 자동차강판 생산체제를 구축했고, 멕시코 자국 기업인 ‘테르니움’에 이어 제 2의 자동차강판 공급사로부상했다.

이 공장에서는 고급자동차외판재로 사용되는 아연도금강판을 100% 생산할 계획으로, 고급 자동차강판 메이커로는 멕시코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또한, 작년 12월 인도네시아에서 동남아 최초의 일관제철소를 준공했다. 일관제철소 생산이본 궤도에 오르면 동남아시아는 물론이고 중동까지판매처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같은 달 인도에서는 전기강판 공장을 준공해 무방향성 전기강판 내수시장을 선점해 나가는 등 성장성이 높은 신흥 시장으로의 적극적인 진출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GTC(Global Technical Center)를 통해 국내외 전 제품에 대한 동일한 품질과 기술서비스를 제공하고, 포스코형 EVI(Expanded Value Initiative for Customers) 활동으로 고객 가치 경영을 실현코자 한다.

특히 글로벌사업전략실 운용을 통해 본사 마케팅 지원 및 가공센터 연계를 통해 해외법인의 내수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생산량을 무조건 늘리는 ‘최대화’ 전략이 아닌 고객사의 요구에 맞는 ‘최적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상반기 중에는 포항제철소에 연산 200만t 규모의 파이넥스 3공장도 준공한다. 포항 3파이넥스가 가동되면 기존 용광로에 비해 제조 원가를 낮추면서 환경 오염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는 올해 파이넥스 3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400만t 쇳물을 파이넥스 공법으로 생산한다.

파이넥스 공법은 원료 예비처리공장인 코크스 제조공장과 소결공장을 생략해 용광로 대비 건설 비용을 크게 절감한다. 또한, 값싼 가루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생산단가도 용광로에 비해 15% 낮다. 또한, 용광로 대비 황산화물은 3%, 질산화물은 1%, 비산먼지는 28%만 배출돼 친환경 녹색 기술로도 각광받고 있다.

이번에 포스코가 400만t 파이넥스 생산체제를 구축함에 따라 근대 철강 제조기술을 도입한지 반세기가 채 되지 않아 우리나라도 철강기술 자립국으로 인정받게 되었으며, 그 동안 세계 철강선진국으로부터 기술도입 등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 세계 철강기술사를 선도하고 명실공히 도움을 주는 철강사로 위상이 바뀌게 된다.

세계의 유수 철강사들도 고품질의 고가 원료사용 한계에 부딪혀 저급원료 사용을 확대하고, 환경보호을 보호할 수 있는 파이넥스 공법과 비슷한 기술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아직까지 상업생산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지난 1992년부터 파이넥스 공법의 연구에 들어가 1996년에 파일럿플랜트를 가동했다. 이어 2003년 6월에 연산 60만t 규모의 데모플랜트를 건설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아울러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신 제철기술인 파이넥스 공법 수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포스코는 22일 중국에서 중경강철집단과 300만t 규모의 파이넥스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합작협약(MOA)을 체결했다.

이번 파이넥스 기술 수출 협약으로 포스코는 1968년 창립이래 해외 선진 철강기업을 패스트팔로우(Fast Follow) 해서 제철소를 운영해야 했으나 창립 반세기도 채 지나지 않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 제철기술 수출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포스코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에너지강재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섰다.

에너지강재는 심해에서 사용된다. 낮은 온도와 부식이 심한 바닷물에 견뎌야 한다. 자동차강판은 점점 가벼워져야 하고 무게는 가벼워 저야 한다. 그 만큼 만들기가 어렵다.

에너지강재는 에너지원(석유 가스 등)의 개발, 생산, 수송, 저장 시설에 사용되는 강재를 말한다.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등 대형 해양플랜트를 만드는 데 사용되기 때문에 심해나 극지의 악조건을 견뎌내야 하는 고품질의 철강재다.

에너지강제 시장은 에너지 소비가 늘면서 2012년 3천100만t에서 2020년에는 5천100만t으로 연평균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시장은 일본과 유럽 소수 업체들의 독과점 체제였으나 포스코가 빠르게 추격해 양강 구도를 깨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 신수요 창출을 위해 LNG 저장탱크를 개발, 에너지 강재 수요 확대의 물꼬를 텄다.

지난 18일, 포스코는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LNG 수요 증대에 대응한 대용량 저장탱크 개발에 성공했다. 포스코가 개발한 고망간강 LNG 저장탱크는 기존 최고 저장량 1천㎥ 보다 20배나 큰 2만㎥까지 늘어난 획기적인 탱크다.

포스코가 이렇게 대형 LNG 저장탱크를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포스코가 최근 개발에 성공한 고망간강과 카이스트가 보유한 격자구조 기술의 결합 덕분이다.

포스코가 최초 개발한 고망간강은 극저온에서 견디는 에너지강재로 -162℃로 보관되는 LNG에 적합하며 특히 기존에 사용되는 스테인리스보다 용접성이 우수해 탱크 제작이 쉽다.

이런 우수한 고망간강 경쟁력을 최고로 높이기 위해 적용한 기술이 바로 카이스트의 격자구조 기술이다. 저장탱크 안에 설치된 격자구조는 외벽에 전달되는 압력을 분산시켜 저장량이 늘어도 외벽이 두꺼울 필요가 없다.

격자형 압력용기로 불리는 이 탱크는 모양도 단순한 직육면체여서 대형탱크 제작도 쉽다. 기존탱크는 구형 또는 원통형이라 대형 제작이 어려웠다. 규모가 커지면 외벽이 두꺼워져 비용이 늘고 가공도 힘들다.

고망간강 격자형 압력용기는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에 혁신을 가져올 전망이다. 직육면체형이라 탱크 설치공간이 줄어들고 제작비가 훨씬 적게 들기 때문이다.

13천TEU급 컨테이너선에 1만5천㎥ 격자형 압력용기를 적용하면 900개 컨테이너를 추가 선적할 수 있다. 고망간강의 가격은 기존 재질인 스테인리스 3분의 2 수준으로 5천㎥ 탱크 제작비용이 20억원 절감된다.

포스코와 카이스트는 고망간강 격자형 압력용기 검증도 마쳤다. 한국선급과 미국선급에 이어 미국기계학회에서 압력용기 인증(ASME U2 Stamp)을 획득했다.

더 나아가 포스코 제품운반 선박에 고망간강 LNG 저장탱크를 설치해 안정성을 입증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가격과 제작성이 좋은 고망간강이 국제표준LNG 저장탱크 소재로 인증되면 전세계 LNG 탱크에 적용 가능해 큰 신규 수요가 창출될 전망이다.

고망간강 격자형 압력용기는 새로운 가치경영 모델로 이번 개발로 인해 해운사는 싼 에너지로 장거리 운행이 가능해 연료비를 줄일 수 있으며 조선사는 저렴한 고망간강을 사용해 LNG 선박 제작비용을 낮춰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앞서 포스코는 대우조선해양에 에너지강재용 후판을 세계 최초로 일괄 공급했고 이어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인 로얄 더치 쉘사(이하 쉘)의 'FLNG프로젝트(해양용 플랜트 설비)'에 필요한 후판 전량을 공급하는 쾌거를 이뤘다.

무엇보다 후판 전량을 공급한 것은 세계 철강사 중 포스코만 두 번째를 기록하게 됐다. 포스코가 초대형 프로젝트에 후판을 전량 공급할 수 있었던 배경은 소재 우수성, 적기 공급, 긴급요청 대응 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발주사 입장에서는 납기, 불량품 등의 이유로 한 업체에 후판 전량을 주문한 경우가 없기 때문에 포스코의 후판 품질이 세계 최고란 점을 재확인한 성과로 평가 받는다.

포스코는 이미 23개의 강종(鋼種)을 개발했고, 앞으로 60여 종의 에너지강재를 추가 개발해 2020년까지 세계 시장의 10%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취임 후 처음 열린 토요학습에서 ‘POSCO the Great’의 재창조를 주제로 특강을 갖고 "포스코의 또 다른 50년을 바라보며 다음 세대가 ‘POSCO the Great, 위대한 포스코’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여러분과 함께 디딤돌을 놓겠다"며 밝혔다.

이날, 권 회장은 “철(Fe)은 창조주가 인류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준 선물”이라며 “원소주기율표의 118개 원소 가운데 철은 열역학적으로 가장 안정돼 있기 때문에 다른 원소가 지속적으로 반응하면 철로 변할 가능성이 높은, 특별한 존재”라고 강조했다.

또한 활용 측면과 수익성에서도 철을 대체할 원소가 없음을 설명하며 패밀리 임직원은 철을 다루는 포스코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 침체와 철강산업 불황에도 포스코는 경영자원을 총동원해 투자와 혁신을 이끌어왔으나, 경영여건이 호전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현재 모습을 겸허하게 되돌아봐야 할 때”라며 “‘하면 된다’는 신념과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새로운 출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화목경영·창의경영·일류경영의 3대 경영이념을 기반으로 4가지 혁신 어젠다를 축으로 삼아 혁신포스코 1.0을 추진함으로써 비전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3대 경영이념과 4가지 실행계획으로 기업가치 증대, 신용등급 회복, 메가성장동력 확보라는 ‘POSCO the Great’의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이밖에도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내에 연산 3만t 규모의 철분말 공장과 연산 330만t 규모의 4열연 공장도 준공한다.

철분말은 철스크랩을 전기로에서 녹여 만든 쇳물에 고압의 물을 분사해 만든다. 본격적으로 생산이 시작되면 국가적으로는 연간 1천200억 원 이상의 수입대체효과를 거둠은 물론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의 경쟁력 또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준공되는 4열연 공장은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자동차강판, 석유수송용 강관, 고강도강 등고급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데 활용된다.

이처럼 포스코는 '철강 기술통'인 권오준 회장이 기술과 마케팅의 융합을 통한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와 고유기술 개발을 통해 철강업계 전체가 처해있는 수익 한계 구조를 돌파해내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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