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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환의 세상돋보기] 벤츠 실라키스 사장님, '상도' 한번 읽어보세요

  • 송고 2016.03.31 16:17 | 수정 2016.03.31 17:55
  •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개소세 뒤늦게 환급, 변속기 속여 장착, 세금탈루, 고객 정보보호 미흡 등 추문

한국 시장에서 '돈' 앞에 '품격'마저 팔아버린 벤츠..."제물 밝히다 파멸할수도"

고급 자동차 브랜드의 대명사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추문이 양파 껍질을 까듯 하나씩 하나씩 나오고 있다. 껍질을 까면 깔수록 ‘명품’의 품격은 오간데 없고 독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천민 자본주의의 극한을 대한민국에서 보란 듯 자행하고 있는 부끄러운 장사꾼의 민낯만이 생생하게 드러나고 있다.

자신들이 최고라는 ‘자존심’이 ‘자만심’을 넘어 이제는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함’으로 비쳐지고 있다.

일련의 사태들을 보면서 벤츠코리아가 대한민국에 존재할 이유가 있는지 되묻게 한다.

우선, 정부에 신고한 변속기가 아닌 다른 변속기를 장착한 차량을 판매한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졌다. 벤츠코리아는 7단 변속기가 달린 S350D 차량을 팔겠다고 정부에 신고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올해 1월 27일부터 9단 변속기가 부착된 S350D 98대를 판매했다.

이에 대해 벤츠코리아는 법 위반을 반성하기는커녕 ‘업그레이드된 변속기’, ‘자발적인 신고’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대외적인 해명에 나섰다. 벤츠코리아가 이 사안을 대수롭게 여기지는 않았던 것과는 달리 이는 대한민국의 4가지 법을 위반한 심각한 사안이다.

국토교통부의 자동차관리법, 환경부의 대기환경 보전법·소음진동 관리법과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이용합리화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정부는 벤츠코리아를 검찰에 고발했다.

법 위반에 이어 세금탈루 혐의까지 나오고 있다. 국세청은 벤츠코리아에 501억9400만원의 법인세를 추징키로 했다. 이는 지난해 벤츠코리아의 영업이익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이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과정에서 해외 본사와 한국법인 사이에 오가는 제품 등의 가격을 조작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혐의를 잡고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수입차업체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벤츠코리아는 추징금이 과하다며 과세전 적부심사를 청구한 상황이다.

게다가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최근 고객 정보보호 미흡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벤츠의 국내 자동차 금융을 담당하는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가 최근 고객 정보 보호 미흡으로 감독 당국의 징계를 받았다. 벤츠를 산 고객들은 자신의 정보 유출에 대해서도 염려해야할 판이다.

앞서, 올해들어 판매한 차량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환급하지 않았다는 비난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버티다 못해 무릎을 꿇기도 했다.

벤츠코리아는 한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2005년 4012대로 초창기 미미하게 시작한 벤츠코리아는 2013년 2만4780대, 2014년 3만5213대, 2015년 4만6994대 등의 판매량을 나타냈다. 매년 30%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며 10년만에 10배 이상 성장을 기록했다.

이제는 준대기업군에 속할 만큼 성장했다. 주요 딜러사들까지 포함한 벤츠 브랜드의 매출은 5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장사를 잘하는 데 대해 시비를 걸 생각은 없다. 다만 정해진 룰을 지키면서 정도껏 하라는 말이다. 독일의 대표적인 고급 자동차 브랜드인 벤츠가 왜 한국에서만 유독 이런 행태를 보이는지 의문스럽다.

지난해 9월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이 부임한 뒤 일련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영업을 독려하는 실라키스 사장의 태도 또한 벤츠 사태와 무관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한국인 임직원을 배제하고 독일 본사 직원을 중용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벤츠코리아와 성장을 함께했던 한국인 임직원들이 벤츠코리아를 떠나고 있다고 한다.

몇 달 전에 만난 벤츠코리아의 한 직원은 “독일 벤츠는 벤츠코리아의 급성장이 한국인 직원들의 노력 때문이 아닌 자신들의 벤츠 브랜드 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때문에 한국인 임직원들에 대한 인정이나 보상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벤츠코리아가 성장을 일궈낸 한국인 직원을 ‘토사구팽(兔死狗烹)’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폭스바겐코리아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

이는 한국인이 사장인 BMW그룹코리아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BMW그룹코리아는 한국인 김효준 대표이사 체제이다. 영종도에 드라이빙센터를 만들고 안성에 총 1300억원을 투자해 축구장 30개 규모의 부품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수입차 1위 경쟁을 한다고 하지만 ‘돈’에 눈이 먼 벤츠와 한국에 꾸준한 투자를 하고 있는 BMW의 차이는 무엇일까. 시장을 바라보는 안목일 것이다. 한국 시장에 대한 장기적인 플랜이 있는가 없는가의 차이로 보인다. BMW는 나무를 가꾸듯 물을 주며 시장을 키우는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벤츠는 거위 배를 가르듯 현 사장의 성과만을 강조하는 분위기인 셈이다.

한국 시장을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보고 단기적인 성과만을 취하는 독일 본사의 경영방침이 벤츠코리아의 위법과 탈법을 조장한 배경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나하는 생각도 해본다.

최인호 소설 ‘상도’에는 ‘이문을 남기는 것은 작은 장사요 사람을 남기는 것은 큰 장사’라는 말이 나온다. 독일 벤츠 본사도 한국 시장을 상대로 큰 장사를 하기 바란다. 자칫 ‘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이라는 말과 같이 재물을 독점하려다 파멸을 맞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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