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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직도 능력 중심으로…LG·SK 등 성과제 도입

  • 입력 2016.07.20 11:04 | 수정 2016.07.20 11:11
  •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르노삼성, OCI, LG이노텍, SK하이닉스 등 생산직에 성과급제 줄줄이 도입

연공서열 파괴...호봉제로 글로벌 경쟁 힘들다는 공감대 형성

최근 생산직을 대상으로 직무∙역량∙성과 중심의 인사제도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존 연공서열에 따른 호봉제로는 전문화된 생산 환경과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르노삼성자동차를 시작으로 올해 OCI, LG이노텍, SK하이닉스 등이 생산직에 성과급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이 같은 움직임이 다른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을 지 주목된다.

LG이노텍 스마트폰 부품 생산현장(왼쪽)과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오른쪽) ⓒ각사LG이노텍 스마트폰 부품 생산현장(왼쪽)과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오른쪽) ⓒ각사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재계 서열 5위권 안에 드는 LG, SK 그룹의 계열사들이 생산직을 대상으로 성과 중심의 혁신적 인사제도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카메라 부품 등을 생산하는 LG이노텍은 지난달 생산직 현장사원 전체를 대상으로 호봉제를 전면 폐지하고 기존 사무·기술직에 적용하고 있는 성과·역량 기반의 인사제도를 확대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LG이노텍 관계자는 "회사와 노조가 기존의 연공적인 호봉제 체제로는 변화된 제조 환경과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할 수 없다고 판단해 지난 2년여간 면밀한 검토와 협의를 거쳐 세부 기준까지 최종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기본적으로 성과와 역량에 따라 임금인상률을 차등 적용하고 이외에 '성과 인센티브', '수시 인센티브', '우수 라인 인센티브' 등을 만들어 연봉의 30%까지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또 현장직 사원이 업무능력에 따라 조기 진급할 수 있는 '발탁 진급제'도 신설했다. 성과와 역량이 탁월한 직원은 빨리 성장시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LG이노텍에 이어 반도체 생산업체인 SK하이닉스도 직무와 경력, 업적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성과·직무 중심 임금체계를 도입한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작년부터 공동으로 '임금체계개편위원회'를 발족해 합리적 임금체계와 생산직 경쟁력 향상 방안 등을 논의해 왔다. 치열한 기술 경쟁과 전문화된 생산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생산직의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호봉제로 인한 임금격차 심화, 임금인상 혜택 편중 등의 문제들을 인식한 노사는 직무성과 임금체계 도입을 통해 본인이 달성한 성과나 추가 노력에 따라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것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또 점점 더 복잡해지는 반도체 공정의 전문성을 고려해 직무수행 및 문제해결 능력을 종합적으로 갖춘 반도체 전문가 육성을 위한 인사제도 개편도 함께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기존에 8단계로 세분화된 생산직 직위 체계를 5단계로 간소화하고 정년연장에 맞춰 직위별 체류기간을 조정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임금체계 개편은 미래에도 구성원들의 고용 환경이 유지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임금 구조를 마련한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LG이노텍, SK하이닉스와 더불어 OCI, 르노삼성자동차도 생산직 호봉제를 폐지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임금피크제 도입과 호봉제 폐지에 노사가 합의했고 OCI는 국내 5개 사업장 노조와 합의해 올 1월부터 개인 성과를 반영하는 능력급제로 전환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임금체계에서 호봉급 비중은 지난 2012년 75.5%에서 2013년 71.9%, 2014년 68.3%, 지난해 65.1%로 매년 낮아지는 추세지만 전체적으로는 호봉급 비중이 여전히 높다.

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170개 대기업을 조사한 결과를 호봉제를 유지하고 있는 생산직은 80% 수준으로 사무직(14%), 연구직(50%), 판매·서비스직(54%)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호봉제의 문제점은 성과와는 상관없이 나이, 근속연수 등 연공서열 중심으로 비슷한 수준의 보상을 받기 때문에 무임승차자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직무별로 임금 차등을 두는 것도 어려워 고급인력 유치가 어렵고 경쟁국가와 기업보다 임금 수준이 높아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작용도 발생한다.

이에 다른 기업들도 생산직 임금체계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시행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사 간에 충분한 대화와 협의가 필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LG그룹의 경우 LG이노텍이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급제를 도입했지만 다른 계열사로의 확대 여부는 미지수다. LG 관계자는 "회사와 노조가 함께 논의해야 하는 부분이라 아직까지 다른 계열사로의 확대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삼성도 생산직에 대해서는 호봉제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고등학교를 갓 졸업해 입사한 1·2급 사원을 제외하고 3급 사원(대졸 신입)부터는 생산직이나 사무직 구분 없이 연봉제를 적용하고 있다. 다만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1·2급 사원이라 생산직은 호봉제로 운영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삼성 관계자는 "생산라인에서 같은 업무를 반복하는 생산직들의 능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 하는 부분에서 고민이 필요하다"며 "특히 생산직들은 대부분 오랜기간 근무가 어렵기 때문에 성과급제 도입은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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