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2021-09-16 16:37:18
모바일
20.4℃
보통 비
미세먼지 좋음

[트럼프 시대] 미국 IT 업계는 '멘붕'…"MS 등 글로벌 진출 축소 우려"

  • 입력 2016.11.10 16:56 | 수정 2016.11.10 17:07
  •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 url
    복사

"H-1B(전문직 취업) 비자 남발되고 있다" 쿼터 축소할 듯…

실리콘밸리 다수 기업 외국 인력 고용하고 있어 피해 예상

제45대 미국 대통령 자리에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제치고 9일 당선됐다.ⓒ도널드 트럼프 페이스북제45대 미국 대통령 자리에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제치고 9일 당선됐다.ⓒ도널드 트럼프 페이스북

미국 주요 IT기업들은 대선 기간 동안 힐러리 클린턴에게는 300만 달러, 도널드 트럼프에게는 5만 달러를 기부했다. 약 60배 차이를 보이는 이 같은 기부금 액수는 단적으로 미국 IT 기업들이 힐러리의 당선을 간절히 바랐던 것을 보여준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의 주요 공약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온 미국 IT 기업들은 그의 당선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오바마 정부 재임 기간 동안 애플,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IT 기업들은 미국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고, 오바마 대통령 또한 미국 IT 업계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IT 기업 경력자가 오바마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 수립 과정에 참여하거나 오바마 정부에서 고위직을 역임한 인물이 IT 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관계를 반영하듯 주요 미국 IT기업은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를 공공연하게 지지해왔다. 대선 전 힐러리의 승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며 IT 업계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도 상당 부분 존재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 IT 기업들은 향후 대폭 경영 방향성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고용 확대를 위해 미국 기업들의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고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부동산과 건설을 중시하는 등 미국 IT업계와는 배치되는 내용의 공약들을 내세워 왔다.

특히 트럼프는 "H-1B(전문직 취업) 비자가 마구잡이로 남발되고 있다"며 H-1B 비자의 축소를 주장해온 바 있다. 이런 입장이 관철된다면 이는 미국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에게 매우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H-1B 비자를 가진 외국인 노동자들이 낮은 임금으로 일해 현지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며 비자 쿼터를 축소할 방침이다. 그러나 애플, MS 등 IT 기업은 국적을 불문하고 해외 고급 엔지니어들을 영입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앞서 2013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실리콘밸리 기업 경영자들과 함께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는 'FWD.us(Forward US)' 단체를 창설하기도 했다. 이민법을 개혁해 해외 우수 인력들의 영입을 더 쉽게 만들어달라는 요청이었다.

실리콘밸리 창업자들 또한 이민자 출신인 경우가 절반에 달하고 있고, 인력 부족으로 더 많은 고급 노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반면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입각해 합법 이민 중에서도 취업이민 및 비자를 크게 줄이겠다는 이민제한 정책을 내걸어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힐러리가 '기술 및 혁신에 관한 이니셔티브(Initiatvie on Technology & Innovation)'라는 보고서를 통해 구체적인 IT 정책을 밝힌 것과는 달리 트럼프는 구체적인 IT 공약을 발표하지 않았다.

대신 트럼프는 애플, MS와 같은 다국적기업에게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정책을 피력해왔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TP)을 반대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TFA)에 대한 재협상을 주장하는 등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을 주창해 전 세계에서 영업을 펼쳐야하는 IT 기업들에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된다면 애플이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하도록 할 것"이라며 애플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해외 공장을 직접 제재할 방법은 없으나, 트럼프는 이처럼 아이폰과 같이 중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들에 45%에 이르는 관세를 부과하겠다 엄포를 놓은 바 있어 후폭풍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국 시애틀타임즈는 "트럼프 충격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글로벌 진출이 좁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ITIF(정보통신혁신재단)의 보고서를 인용해 전망했다.

시애틀타임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다수 기술 기업들은 H-1B 비자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이민 노동자들에 의존해왔다"며 "트럼프의 이민에 대한 강경책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많은 동료 IT 기업들의 포지션과 불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