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지쯔, 휴대폰 사업 매각…애플·중국에 밀리는 일본 스마트폰

  • 송고 2017.08.31 11:27
  • 수정 2017.08.31 11:27
  •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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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및 중국에 밀린 일본 휴대폰 업체들 점유율 하락세 지속

소니, 샤프, 교세라, 파나소닉 4개 업체만 남아

일본 후지쯔(fujitsu)가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했다.

3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휴대폰 사업 부문을 비핵심사업으로 분류 후지쯔는 1년 6개월 만에 휴대폰 사업 종료를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일본 업체 가운데 휴대폰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소니, 샤프, 교세라, 파나소닉 등 4곳만 남게 됐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11곳에 이르렀던 일본 토종업체들이 10여년 만에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2000년대 후반 일본 업체들은 전 세계 휴대폰 물량의 약 15% 수준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세를 보였지만 2009년을 기점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약진에 밀려 글로벌 시장뿐만 아니라 일본 내에서도 점유율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휴대폰 시장이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 급하게 변화가 이뤄졌지만 피쳐폰에 집중하던 일본 기업들은 이에 적극 대응하지 못하면서 일부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퇴출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령화가 급격히 진행된 일본은 변화를 피하는 특징을 보였고 이로 인해 일본 휴대폰 기업이 처음 시장에 진입할 당시 스마트폰이 주목받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쳐폰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 2분기 일본 휴대폰 시장에서는 애플이 45%의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 가운데 중국 브랜드들이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일본 업체들의 점유율은 과거 90%의 절대적인 수준을 유지하다 애플의 아이폰 등장이후 매년 하락세를 보이더니 최근 40%까지 떨어졌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중저가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은 영업이익률이 낮은 편"이라며 "최근 중국 업체들이 중저가 시장을 적극 공략하면서 영업이익률이 현저하게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일본 기업의 경우 시장 점유율이 낮아짐과 동시에 영업이익률도 낮아지면서 R&D 투자가 보수적으로 변했고 이로 인해 사업이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휴대폰 시장 추이(위)와 일본 휴대폰 시장 분기별 점유율(아래). ⓒ카운터포인트

일본 휴대폰 시장 추이(위)와 일본 휴대폰 시장 분기별 점유율(아래). ⓒ카운터포인트

카운터포인트는 일본의 뒤를 이어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있는 한국 업체들도 긴장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보수적 경영으로 적극적인 시장 공략과 R&D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본 기업들과 유사하게 도태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본 휴대폰 시장에서 약 6%의 점유율을 갖고 있던 후지쯔가 철수하면서 삼성전자 등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 연구원은 "400달러대 시장에서 우위를 보인 후지쯔가 철수하면서 이들 고객들은 소니, 삼성 등으로 흡수될 수 있다"며 "특히 삼성은 갤럭시S8 시리즈와 갤럭시노트 8등으로 이 부분의 고객을 흡수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일본의 강자인 애플 역시 최고급 프리미엄 시장과 함께 아이폰SE, 아이폰6 중심의 중가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며 "과거 프리미엄폰 공략만이 주효했다면 이제는 일본 시장 진출 시 가격대별 포트폴리오를 충분히 갖추고 들어가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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