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水)처리 시장 급물살…화학업계 선점 '드라이브'

  • 송고 2017.10.31 06:00
  • 수정 2017.10.30 17:46
  •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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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가압식 멤브레인 수처리시스템 관련 환경신기술 인검증 획득

LG화학·롯데케미칼·코오롱…관련 시장 경쟁력 확보 사활

ⓒ[사진제공=LG화학]

ⓒ[사진제공=LG화학]

국내 화학기업들이 최근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수처리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효성 등 국내 업체들은 수처리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멤브레인(membrane) 기술 개발에 집중하며 '캐시카우(Cash Cow·수익창출원)' 변화를 꾀하고 있다.

31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최근 환경부로부터 가압식 중공사막을 적용한 멤브레인 수처리 시스템으로 환경신기술 인·검증을 획득했다.

이에 효성은 2013년 침지식에 이어 가압식 인증까지 보유, 향후 정부 발주의 수처리 공정에 대해 수주 가능성을 높이게 됐다.

수처리 기술은 크게 멤브레인과 이온교환 수지 두 가지로 구분된다. 멤브레인은 정수나 하수·폐수 처리 시 물 안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쓰이는 반투과성 필터로 구멍 크기에 따라 마이크로필터(MF), 나노필터(NF), 울트라필터(UF), 역삼투분리막(RO) 등 4가지로 나뉜다.

효성의 멤브레인 수처리 시스템은 기공 사이즈 0.03㎛(머리카락 굵기의 2000분의 1)의 중공사(中空絲) 분리막을 이용해 물속의 탁질 오염물질을 99.99% 이상 완벽히 제거할 수 있는 수처리 기술이다.

효성은 지난 2013년 침지식 멤브레인 수처리시스템에 이어 가압식 멤브레인 수처리시스템까지 환경 신기술 인증을 획득함으로써 정수처리, 산업용수, 하수재이용 등 다양한 수질과 현장 특성에 적합한 최적의 분리막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이번에 인증을 획득한 효성의 기술은 ‘응집제 자동제어 및 배출수 순환플러싱에 의한 가압식 막여과 정수처리 기술’로서 국내 최고 수준의 80LMH 고유량 운전이 가능하다. 운전 유량이 높을수록 같은 시간 동안 정수 여과량이 많아 효율이 높다.

효성 관계자는 "막여과시에 버려지는 배출수를 다시 활용해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분리막을 세정하는 데 재이용함으로써 막여과 공정에서 버려지는 물의 양을 줄이고, 이를 처리하는데 필요한 시설 비용을 줄이는 등 경제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효성은 이번 인증으로 해수담수화, 하폐수재이용 등 산업용수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또 이번 인증으로 얻게 된 입찰 자격 및 가점을 적극 활용해 지방자치단체 등 정부에서 발주하는 노후정수장 개량 공사 사업 수주에도 적극 나선다는 구상이다.

허형우 물사업 담당 상무는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시장에서 멤브레인 수처리 기술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며 "그동안 국내외에서 쌓아온 기술력과 수주 레퍼런스,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국내 화학사들도 수처리 시장에서 입지 확보를 위해 각자의 전략으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014년 4월 미국 필터업체인 나노에이치투오(Nano H2O)를 인수했다. 고부가가치화학에 주력하고 있는 LG화학은 멤브레인 방식 중에서도 고순도로 물을 정제하는 역삼투 분리막(RO) 방식에 주력하고 있다. 기초소재와 복합물질, 고분자 합성기술 분야의 강점을 살려 초순수 정제 분야의 기술력을 가지고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LG화학은 이집트, 이스라엘, 스페인, 몰타, 멕시코 등 5개국 8개 해수담수화 프로젝트에 수처리 역삼투압(RO) 필터를 공급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중공사(Hollow Fiber) 방식의 멤브레인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중공사 방식의 멤브레인은 초미세 물질은 걸러내지 못하지만 정제 속도가 빨라 많은 양의 정제수를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삼성SDI의 수처리 멤브레인 사업을 인수해 올해 멤브레인 생산시설 공사를 착수, 내년 하반기 상업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역시 친환경 사업의 일환으로 수처리 분리막 모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경상북도 경산공장에 수처리 전용 분리막 모듈 생산설비 추가증설을 단행한 바 있다. 수처리 분리막 모듈은 정수처리 및 하·폐수처리장에서 오염물 등을 여과를 통해 걸러주는 필터용 수처리 장치다.

회사 측은 경산을 미래 친환경사업의 메카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수처리용 소재 뿐 아니라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친환경 미래 에너지로 주목받는 연료 전지용 부품소재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업계에 의하면 세계 수처리용 분리막 시장규모는 연 7.3조원 규모에 달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이 중에서 중공사막 시장규모도 2016년 기준 2.5조원으로 연 평균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화학업계는 신성장동력을 통한 미래먹거리를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며 "현재 수처리 관련 시장형성이 완전히 구축돼 있지 않아 선도적 기술개발을 위주로 한 선점 경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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