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00만TEU 선사 육성…자국 화물 실릴까

  • 송고 2018.03.26 16:37
  • 수정 2018.03.26 17:05
  •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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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양선사 자국화물 적취율 13% 수준…2년 전 반토막

"거래 안정성 담보 필요...선사·화주 연결고리 있어야"

ⓒ현대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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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해운업 재건 계획안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해운업계는 자국화물 적취율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선사의 규모 확대가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선박에 실리는 화물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26일 한국선주협회 및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내 원양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의 자국선사 적취율은 13% 수준이다. 근해항로를 포함해도 38%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는 외국선사를 이용한다는 얘기다. 2015년 31.5%(현대상선 12.4%, 한진해운 19.0%)였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줄어든 수치다.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국내 화주들 마저도 등을 돌렸다. 화주들은 선복 및 네트워크 부족 등의 이유로 국적선사 이용을 꺼리고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운임이다.

글로벌 선사들은 규모의 큰 만큼 원가 경쟁력이 높다. 우리나라 국적선사들이 받는 운임 보다 낮게 받아도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선사는 선박이 많아도 화물을 실지 못하면 수익을 낼 수 없어 국내화주들의 적취율 제고는 해운업 강화에 필수적이다.

정부가 이달 안으로 발표할 뉴스타트 한국해운 재건 5개년 계획에 '원양 컨테이너 선사 100만TEU 달성'을 중점 추진 목표로 삼은 것도 이 때문이다.

선복을 늘리지 않으면 100만TEU가 넘는 글로벌 선사들과 경쟁할 수 없다고 해운업계는 입을 모은다.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 되면 현대상선의 선복량 확대는 무리 없이 추진될 수 있다. 문제는 선복량이 늘어난 만큼 화물을 실을 수 있느냐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화주들이 국적선사 이용을 하지 않는 것은 결국 운임이다. 글로벌 선사들과 비교했을 때 운임 경쟁력이 크지 않다"며 "선사들의 노선 확대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낮은 자국 화물 적취율은 결국 국적선사들 간의 운임 출혈경쟁으로 이어진다. 특히 근해선사들의 영업이익률은 수급불균형이 확대되면서 2014년 4.4%에서 2016년 1.9%로 떨어졌다.

운임 경쟁이 심해지자 지난해 8월 14개 국적 컨테이너 선사 간의 협력체 한국해운연합(KSP)가 출범해 근해항로에서 공급과잉을 해결하겠다고 나섰지만 협력 강도는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도 근해선사들에 대해 선사들 간 출혈경쟁을 막고 항로 다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윤현수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장은 "출혈적 경쟁을 막고 선사 간 M&A도 고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해운업계는 국적선사에 우리나라 화물을 선적할 수 있도록 국내 화주들에게 유인책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SM상선의 경우 지난해 국내화물 수송량이 8만1000TEU로 2016년 국내화물 총량의 0.5%에 불과하다. SM상선은 국내화물 적취율 5% 높이면 자사의 연간 수송량은 9배가 늘어난다고 설명한다. 해수부는 컨테이너 자국화물 적취율을 50%(원양 25%)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한종길 성결대 교수는 "선사와 화주 협력은 화주에게 도움이 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며 "현재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 국적선사를 이용하라고 말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주에게 운인변동에 따른 거래 안정성을 담보해 줘야한다"며 "또 선사의 지분 일부를 화주한테 넘겨 수익을 같이 공유하는 연결고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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